문재인 "정치가 희망 주지 못해 투표율 끌어올리는데 실패"
  •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사진 오른쪽)가 29일 10·28 재보선의 참패 책임을 들어 문재인 대표(왼쪽)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사진 오른쪽)가 29일 10·28 재보선의 참패 책임을 들어 문재인 대표(왼쪽)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10·28 재·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거론하며 다시 한 번 문재인 대표의 결단을 압박하고 나섰다.

    10·28 재보선에서 호남과 호남 출신 수도권 거주자의 표심이 새정치연합으로부터 이반하고 있다는 사실이 재차 드러났다. 이 때문에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29일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신민당 창당발기인대회를 여는 등 야권 재편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다시 한 번 문재인 대표의 거취 논란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박지원 전 대표는 29일 새벽 전날 재보선의 당락이 드러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지방 재보선 참패는 또 한 번의 충격"이라며 "수도권 강세 지역에서도 모조리 패배했다"고 개탄했다.

    이어 "정당은 선거를 위해서 존재하고, 선거는 이겨야 한다"며 "아무리 지방선거라도 중앙당에서 체계적인 지원을 해야지, 이것도 안 하면 대표는 왜 필요하냐"고 돌직구를 꽂았다.

    나아가 "호남에서 문재인 8% 김무성 9% 지지는 무엇을 의미하느냐"며 "지원 유세를 갔었지만 전통 지지 세력이 못 찍겠다는 말씀 뿐이었다"고 한탄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앞서 선거일 당일인 28일에도 페이스북에 "수도권 지원 활동을 했지만 (유권자들이) 저희 당에 대한 실망감으로 '기권하겠다'고 노골적으로 말하더라"고 우려했었다.

    그는 이날 문재인 대표를 직접적으로 겨냥해 '결단'을 촉구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작은 선거라 변명하지 말고 큰 책임을 져야 한다"며 "적당하게 또 넘기면 다음 총선에서도 또 적당하게 패배한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이 기회를 놓지면 정권교체도 물 건너간다"며 "문재인 대표, 결단을 하시라"고 요구했다.

    한편 문재인 대표는 10·28 재보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시인하면서도 거취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으면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이슈를 계속해서 끌고 나가겠다는 뜻을 보였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한 사회적 논의 기구 구성을 제안하는 자리에서 "어제 재보선 결과는 저희가 많이 부족했다"며 "저희가 더 겸허하게 노력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치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해서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에도 실패했다"고 낮은 투표율 탓을 하며 책임을 정치권 전체로 분산시키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국정교과서 문제는 별개의 문제"라며 박주선 의원이 '적대적 공생 관계'라고 폭로했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정국을 이용해 책임론으로부터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