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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주 "사법부에 '김일성 장학생' 침투해 있어"

국정감사 현장, 이념-사상 검증으로 변질..야당 위원, 사실상 인사청문회 벌여야당 집요한 질문공세로 '김일성 지령' 공개.."똘똘한 사람은 고시공부 시켜야"

입력 2015-10-07 08:09 수정 2015-10-07 19:09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이 "국내 사법부와 검찰 공무원 조직 등 사회 각계에 이른바 '김일성 장학생'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치권에도 존재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일성 장학생'이란 북한 중앙노동당 대남 사업부와 한민전(한국민족민주전선) 등에서 관리해온 북한 동조 세력들을 일컫는 말로, '강철서신'의 저자 김영환씨와, 2중 공작원 정태환씨 등이 각각 법정 진술과 신동아 인터뷰 등을 통해 폭로한 바 있다.

고영주 이사장은 지난 6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가 진행한 방송통신위원회 소관기관 확인감사에 출석, 여야 미방위 위원들로부터 방문진과 관련된(?) 다양한 질문 공세를 받았다.

앞서 여러차례 야권을 자극하는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던 고 이사장은 이날 감사 현장에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는 '돌직구 발언'을 날려, 질의를 하던 의원들을 당황케 했다.

고 이사장의 '강성 발언'을 이끌어낸 인물은 전날 열린 국감 때와 마찬가지로 저격수 최민희 의원과 전병헌 의원이었다.

국감 시작부터 포문을 연 전병헌 의원은 "대한민국 사법부과 좌경화 됐다고 생각하느냐" "문재인 대표가 공산주의자라고 확신하느냐" "대한민국이 현재 미디어·문화 내전 중이라고 생각하느냐" 같은 호전적인 질문을 던지며 고 이사장을 압박해 나갔다.

이같은 질문은 앞선 국감에서 이미 질의응답까지 마친 상태였지만, 전 의원은 '마지막 확인감사'라는 이유로 대동소이한 질문을 퍼부으며 고 이사장의 사상과 정체성을 재확인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전 의원은 같은날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회장 김한규)가 발표한 성명을 대독한 뒤 "고 이사장이 후배 법조인들의 요구를 엄정하게 받아들여 자진 사퇴하길 바란다"며 사퇴를 종용하는 고압적인 태도까지 보였다.

바톤을 이어받은 최민희 의원은 한술 더 떠 전직 대통령과 운동권 인사 출신 정치인들의 이름을 열거한 뒤 "이들이 모두 공산주의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유도신문(誘導訊問)을 진행했다.

최민희 : 김대중 전 대통령도 공산주의자입니까?

고영주 :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최민희 :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6.15 남북 공동 선언으로 남북 관계의 물꼬를 텄는데, 공산주의자인가요?

고영주 : 아닙니다.

최민희 : 그러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공산주의자인가요?

고영주 : 민중·민주주의론자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최민희 : 민중·민주주의는 변형된 공산주의 아닌가요?

고영주 : 비슷하죠.

최민희 : 그럼,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변형된 공산주의자입니까?

고영주 : 네.


최민희 의원은 앞서 열린 국감에서 고 이사장이 '북한의 국내 사법부 침투가 상당히 성공했다'고 거론한 사실을 재차 확인한 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고 이사장은 "우리나라 국사 학자 중 90%가 좌편향 됐다는 소견에는 변함이 없으며, 사법부는 물론 공무원 조직이나 정계에도 '김일성 장학생'들이 존재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답했다.

최민희 : 그럼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 중 한 분은 변형된 공산주의자군요. 이 나라가 어떻게 된 나라입니까.

지난번에 우리나라 국사 학자 중 90%가 좌편향 됐다고 말씀하셨었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고영주 : 네, 그렇습니다.

최민희 : 1964년 북한 김일성이 똘똘한 사람은 데모에 내보내지 말고 고시 공부를 시켜서 사법부에 침투시키라는 교시를 내린 적이 있다고 하셨죠?

고영주 : 다 알려진 사실입니다.

최민희 : 북한의 사법부 침투는 상당히 성공했다고 하셨죠? 그럼 어느 판사가 '김일성 장학생'인가요? 누굽니까?

고영주 : 그게 누구인지는 모릅니다.

최민희 : 지금 이 순간에도 김일성 장학생이 있다고 생각합니까?

고영주 : 그렇게 생각합니다.

최민희 : 그럼 공무원 중에도 있을까요?  

고영주 : 그렇습니다.

최민희 : 검찰에도?

고영주 : 가능성은 있을 수 있죠.

최민희 : 새누리당에도 김일성 장학생이 있나요?

고영주 : 가능성은 어디에나 있다고 말씀 드립니다.

최민희 :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운동권 활동을 하다 고문을 당하기도 했는데 공산주의자인가요?

고영주 : 전향한 공산주의자입니다.

최민희 : 이재오 전 의원도 공산주의자인데 전향하셨다?

고영주 : 네.


1964년 "적화혁명 강화하라!" 김일성 교시 내려와

실제로 고영주 이사장은 지난 5월 인터넷방송 '배나TV'와의 인터뷰에서 "1964년 김일성이 남조선에서 똘똘한 사람은 데모에 내보내지 말고 고시 공부를 시켜서 사법부에 침투시키라는 교시를 내렸다. 북한의 사법부 침투 전술이 상당히 성공했다고 본다"고 밝혀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최민희 의원이 지적한 발언도 '배나TV'와의 인터뷰 중 불거진 내용들이었다. '김일성이 1964년 당시 대남공작부에 사법부 침투를 지시했다'는 고 이사장의 주장은 여러면에서 의미심장하다.

1964년은 '민주화보상법'에서 민주화의 기점으로 삼는 '원년'에 해당한다. 김일성은 같은해 2월 25일 노동당 4기 8차 전원회의에서 '대남적화혁명공작강화노선'을 채택했고, 그로부터 한달 뒤 대한민국에선 서울·연·고대학생들이 한일회담반대를 명목으로 박정희 정권을 타도하는 물리적 시위를 벌였다.

종북세력의 모태로 불리는 '통일혁명당'이 창당준비위원회 결성을 준비하고 비합법기관지 '혁명전선'을 발간한 해도 바로 1964년이다.

지난 89년 도서출판 '대동'이 펴낸 '통혁당'에는 '통일혁명당'이 펴낸 '혁명전선'의 내용이 자세히 언급돼 있다.

'혁명전선'은 제 3자가 아닌, '통혁당' 주축 세력들이 비밀리에 기록한 글이라는 점에서, '통혁당'의 실체와 이념적 배경을 여실히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 받고 있다.

발췌한 부분은 1964년 3월 15일, 비밀리 약속 장소에 모인 '통혁당' 무리들이 '혁명전선'의 창간을 공식 선언하는 장면을 묘사한 대목.

참석자로는 김질락, 이문규, 신영복 등의 이름이 언급돼 있다. 이 장면에서 '통혁당'의 임시투쟁 강령과 행동 목표, '혁명전선'의 발간 취지 등을 주창하고 있는 인물은 김종태 당시 '통혁당' 서울시당 위원장이었다.

1964년 3월 15일. 역사적인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약속장소에 와서 보니 이미 김질락, 이문규 동지가 와 있었다. 신영복 동지가 들어오면서 분위기는 전보다도 훨씬 고조됐다.

그러면 전원 모이셨습니다. 민족의 태양 김일성 장군께서 교시하신 주체의 당 창건 방침을 받들고, 그 사이 동지들께서 필사의 노력으로 분투하신 결과 오늘로서 우리는 <통일혁명당 창당준비위원회>의 결성을 보게 됐습니다.

어디까지나 우리 당이 민족의 태양, 김일성 장군의 혁명사상을 구현하기 위한 한국혁명의 전위당인 만큼 당원과 각계의 애국민중을 하나의 혁명전선으로 결속해야 할 것이라는 정치활동의 목표로부터 출발해 우리 당 기관지를 <혁명전선>이라고 하면 어떤가 하고 생각합니다.


전원이 찬성했다...철필로 긁은 등사판으로 인쇄된 수십 부밖에 안 되는 신문이었지만 한국에서 발간된 최초의 김일성주의 출판물에 접했던 순간, 편집위원 전원의 눈이 잠시 뜨겁게 빛났다.


우리들은 이 힘 있는 정치선전수단으로 보다 많은 김일성주의자를 육성하고 각계각층 애국민중을 하나의 혁명전선, 통일혁명의 깃발 아래 강고하게 결집시키도록 합시다. 
 

        - 통일혁명당 기관지 <혁명전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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