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발치하게 고고ⓒ방송캡쳐
    ▲ 발치하게 고고ⓒ방송캡쳐

    KBS2 ‘발칙하게 고고’ 가 굴욕을 면치못하고 있다.

    '발칙하게 고고'는 7일 시청률 3.2%(닐슨 코리아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주요시간대에 방송된 지상파 3사중 가장 낮은 시청률로 'KBS 드라마의 굴욕'으로 불릴 만한 충격적인 수치다.

    KBS2 ‘발칙하게 고고’는 고등학교 내 두 동아리의 통폐합이라는 해프닝을 통해 위선과 부조리가가득하며 생존을 위한 경쟁만을 강조하는 학교 안의 풍경을 그린 드라마다. 

    주인공 정은지는 자신 앞에 놓인 어려움들을 직면하고 풀어나가려고 노력하지만, 드라마는 여기저기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아직은 극 초반에 불과하고 1회에 비해 반등의 기미가 나타날 가능성은 있지만 표면적으로 보이는 수치가 너무 미비해 큰 기대를 갖기는 힘들어보인다.

    ‘발칙하게 고고’가 시청자들에게 몰매를 맞으며 비슷한 학원물 ‘공부의신’, ‘드림하이’, ‘학교2014’와 비교당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극 전체를 이끌어나갈 배우의 부재로 볼 수 있다. 

    주인공 정은지는 연기 데뷔작 '응답하라 1997'에서는 능숙한 사투리 연기로 호평을 받았지만, 사투리 연기가 아닌 표준말을 쓰는 배우로서 이렇다할 특색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주로 받았다. 또 서브 주인공을 맡은 채수빈 역시 가끔 번뜩이는 악역 연기로 주목을 끄는데는 성공했지만 극 전체를 이끌어나가기엔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시청자들의 혹평이 이어졌다.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한 장면과 연출기법은 ‘발칙하게 고고’의 시청을 불편하게 만드는 여러 이유 중 하나이다. 채수빈을 필두로 3인방이 모여 정은지의 학용품을 공용 세탁기에 집어넣는 행동은 마치 ‘꽃보다 남자’의 악녀 3인방이 여주인공 ‘잔디’를 궁지에 모는 듯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또 뜬금없는 조력자의 등장과 전세의 역전은 영화 ‘써니’의 장면을 연상케 한다. 이처럼 서민적이거나 평범한 여주인공을 괴롭히는 3인방의 활약과 조력자의 등장은 기존 학원물에서 나온 여러 장면들과 거의 흡사해, 개성 없는 연출이라는 시청자들의 볼멘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발칙하게 고고’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세 번째 요소는 어설픈 러브라인이다. 극의 말미 형성된 김원근과 정은지의 뜬금없는 애정 관계 형성은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그동안 쭉 적대관계에 있던 김원근과 정은지의 밀착된 스킨쉽은 인물들의 감정선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듯한 장면으로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했다. 개연성과 설득력없는 러브라인의 등장으로 인해 이야기 전개가 엉성해진 것은 물론 극의 몰입도를 해치는 역효과를 낳았다.

    동시간대 방송중인 ‘육룡이 나르샤’와 ‘화려한 유혹’ 사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발칙하게 고고’. 굴욕적인 시청률이 남긴 3가지 숙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