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갈등·혁신안·안심번호 국민공천제·총선 등 정국 현안 두루 논의한 듯
  •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왼쪽)과 김한길 의원. ⓒ뉴데일리 DB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왼쪽)과 김한길 의원. ⓒ뉴데일리 DB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와 김한길 전 대표가 30일 저녁 서울시내 모처에서 극비리에 배석자 없이 회동한 것으로 알려져 야권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두 전직 당대표의 만남은 김한길 전 대표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31일까지 새정치연합의 공동대표를 지냈던 두 의원은 단독 면담을 통해 △당내 계파갈등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에 따른 분쟁 △여야 양당 대표간에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내년 총선과 관련해 공천권과 선거제도 등에 대해 포괄적인 대화를 나눴다.

    야권 일각에서는 이와 더불어 야권 신당 창당이 잇따르고 있는 현 정국과 새정치연합 혁신위의 마지막 혁신안 내용 중 전직 대표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험지(險地) 출마론' 등도 거론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연합뉴스〉와 통화한 안철수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현재 문재인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이 어렵다는 점에는 양측의 생각이 같고, 총선 전망과 대책을 논의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탈당·분당과 신당 등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거기까지 인식을 공유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김한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라고 이날의 만남에 대단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경계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모르지만 두 분 대표가 자주 만나 대화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회동은 지난해 7월 31일, 7·30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당의 공동대표에서 물러난 이후, 지난 5월 20일 출입기자단과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한 차례 차담회를 가진 것 이외에는 공개적인 움직임을 자제하고 있던 김한길 전 대표가 정치적인 행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야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안철수 전 대표는 최근 문재인 대표와 각을 세워 왔다는 점에서 두 전직 대표의 회동은 정치적 의미가 작지 않다는 지적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당초 이날 오후 야권 재야 인사들이 새정치연합의 각성을 촉구하는 '포럼 국민공감' 발족식에 참석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돌연 취소했다. 이종걸 원내대표와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예정대로 행사에 참석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안철수 전 대표가 김한길 전 대표와의 회동을 고려해 일정을 취소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만약 이같은 추측이 사실이라면 이번 회동이 정치적으로 시사하는 바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김한길 전 대표는 같은날 주승용 최고위원과도 만남을 가졌으며, 안철수 전 대표를 만나기에 앞서 이종걸 원내대표와 박영선 전 원내대표 등 비노계 의원들은 물론 최근 문재인 대표와 불편한 관계에 돌입한 범친노계의 정세균 전 대표와도 만나는 등 정치적 보폭을 크게 가져가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