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조경태 "내년 총선 참패가 지역민심"..박지원 "결심하라고 하더라" 주장
  •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차 중앙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마치고 단상을 내려가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차 중앙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마치고 단상을 내려가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의 탈당과 '호남 신당' 창당 바람이 예사롭지 않은 가운데, 추석 연휴 이후 비노계 의원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에 여의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대 국회 마지막 추석을 보내고 온 비노계 의원들은 하나같이 "지금 이 상태로는 미래가 없다는 게 추석 민심이었다"고 전했다.

    지금의 문재인 대표 체제로는 희망이 없고, 국민의 뜻을 제대로 대변할 대안세력이 필요하다는 게 '민심'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추석 연휴 이후 야권발 정계개편 움직임에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 대표를 지낸 범친노계 수장 정세균 새정치 의원은 29일 정치권을 향해 "민생이 위기인데 지금 우리 정치에는 민생이 실종됐다"며 "야당의 갈등도, 여당의 갈등도 그 속을 들여다보면 부끄럽지만 모두 '제 몫 챙기기' 싸움"이라고 비판했다. 

    정세균 새정치 의원은 '추석 단상'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당 지도부를 겨냥, "지금 새정치연합은 비판자로서의 기능도, 대안세력으로서의 존재감도 보여주지 못한 채 점점 더 외면 받고 있다"면서 "이제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의 당내싸움, 여야간 싸움에 골몰하게 아니라 국민을 향한 정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세균 새정치 의원은 "민생현안을 화두로 내세워, 대안세력으로서 야당의 존재감을 보여주는데 주력해야 한다"며 "거기에서 야당의 활로와 총·대선 승리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이 상태로는 내년 총선에서 참패할 수밖에 없다는 비노계의 목소리와 같은 맥락이다.

    부산 사하을이 지역구인 비노계 조경태 의원 역시 "문재인 체제로는 내년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목소리가 컸다"며 "최근 혁신안에 대한 비판과 (친노계의) 편파적인 당 운영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고 전했다. 

    비주류에 속하는 전남 목포의 박지원 의원도 "혁신위가 혁신안을 발표한 이후 '너희들은 안 된다'는 여론이 80~90%였고, 저에게 '결단을 내려라. 왜 그러고 있느냐'며 욕을 할 정도로 지역 민심이 굉장히 안 좋았다"고 털어놨다.

    '지역 민심'을 내세워, 최악의 경우 탈당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어서, 박 의원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탈당설과 관련, "일부 언론에서 제 탈당설이 보도되고 있다"며 "제 거취는 당이 저에게 어떻게 하는가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지원 의원은 29일 혁신위원회의 하급심 유죄시 총선 공천 원천배제 조항의 수정·보완 필요성을 거론하며 문재인 대표를 거듭 압박하기도 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혁신위가 총기난사를 하며 분탕질한 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문 대표와 혁신위가 모든 것을 결단해야 한다"며 "혁신안은 문 대표도, 김상곤 혁신위원장도 수정·보완할 수 있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여의도 일각에서는 "박지원 의원이 탈당 카드를 손에 쥔 채 혁신안의 원천배제 조항 손질이 필요하다고 압박한 것"이라는 풀이를 내놓기도 했다.

    일각에선 박지원 의원의 탈당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도 제기한다.

    박 의원이 위험 부담이 큰 탈당을 선택하기 보다는 당 안에서 주류·비주류 갈등을 완충하며 같이 가는 길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비노계는 올 연말 전 공천권을 둘러싼 당내 계파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면 탈당 및 신당 참여 도미노 현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목소리를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비노계 관계자는 "추석 전에 불거진 혁신안이 키운,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며 "추석 연휴가 끝난 뒤 비노계 의원들이 지도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친노계의 지도부 압박도 예상돼 시간이 흐를수록 야권발 정계개편 바람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