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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정치민주연합 이석현 국회부의장의 당색과 계파, 진영 논리를 넘나드는 중용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8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 6주기 추도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석현 부의장의 모습이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이석현 국회부의장의 중용(中庸)의 행보가 호평받고 있다. 야당 소속이지만 청년실업의 고통을 분담한다는 의미에서 청년희망펀드에 앞장서 가입하고, 당내 분란에 있어서는 수습에 나서면서도 소신은 굽히지 않는 언동을 취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석현 부의장은 여야 주요 정치인 중에서는 처음으로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23일 청년희망펀드에 가입했다.
청년희망펀드란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사회 각계각층의 자발적 기부를 받아 조성되는 펀드다. 참여가 확산돼 기금이 조성되면 청년들을 위해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 쓰일 예정이며, 구체적으로는 청년지원사업 아이디어 공모 등을 통해 청년들이 실질적으로 원하는 사업을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1일 2000만 원과 월급 20%를 기부하면서 제1호 가입을 한 바 있다.
이석현 부의장은 이 소식을 접하고 지난 23일 국회본청내 NH은행 출장소를 찾아 국회의원 세비(歲費) 통장에서 100만 원을 인출, 그 자리에서 서류를 작성하고 청년희망펀드에 가입했다. 소속 정당인 새정치연합에서 같은 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청년희망펀드는) 청년 취업대란에 대한 정부의 책임 방기"라고 비난한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행보다.
특히 이석현 부의장의 청년희망펀드 가입은 이튿날인 24일 펀드에 가입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원유철 원내대표보다 하루 이른 것이다. 출입기자단에 사전 공지를 하고 가입 행사를 가진 여당 지도부와 달리, 이석현 부의장은 언론에 별도로 알리지 않고 청년희망펀드에 가입했다는 점에서 '기부'의 본래 취지와도 더욱 어울린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석현 부의장은 "여야를 떠나 사회지도층이 청년실직자의 고통에 동참하는 게 의미가 있다"며 "우리 당도 정부와 대기업에 말로만 일자리 창출을 요구할 게 아니라, 조금씩 희생하는 게 국민 앞에도 떳떳한 일인 만큼 동료 의원들에게도 가입을 권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에 미리 알리지 않은 이유에 관해서는 "청년실업의 책임은 정부에만 있는 게 아니라 대기업과 국회 등 우리 (사회지도층) 모두에게 있기 때문에 (청년희망펀드 가입이) 자랑할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당색(黨色)과 계파, 진영 논리를 넘어서는 이석현 부의장의 행보는 청년희망펀드 가입 뿐만이 아니다.
이석현 부의장은 추석 연휴 직전,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투표 강행 방침을 둘러싸고 당의 내홍이 심화되자 3선 이상 중진 모임을 여는 등 수습을 주도했다. 당시는 최재성 총무본부장이 기자간담회를 열어 재신임 투표 강행 의사를 밝히고, 주승용 최고위원은 "나를 밟고 (재신임 투표로) 지나가라"고 격하게 반발하는 등 같은 3선 의원들끼리도 의견이 사분오열돼 있던 위기 상황이었다. 이 때 이석현 부의장이 중진 의원 모임을 주도해 당무위~의총 연석회의라는 출구를 마련해 줌으로써 위기는 모면될 수 있었다.
최근 새정치연합 혁신위가 문재인 대표에게 20대 총선 불출마 번복을 권유하자, 사상출마설·영도출마설·광주출마설·강남출마설 등 온갖 선거공학적 제안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판을 치는 상황에서도 이석현 부의장은 소신을 꺾지 않고 있다.
이석현 부의장은 25일 자신의 트위터에 "총선이 무슨 보따리 장사냐"며 "당대표는 (직접) 출마보다는 후보들을 도우러 다니는 게 낫다"고 일갈했다.
이어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 손학규 전 대표가 열세 지역인 수원 팔달에 출마했다가 지역구에 매몰돼 악전고투한 끝에 패배하고 정계 은퇴를 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7·30 때) 손학규 고문이 (수원의) 이웃 지역구도 돕길 바랐는데, 제일 힘든 지역에 나왔다가 이웃을 못 도왔다"고 쓴소리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