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단체 "김정은의 권력 건재함 과시하려는 쇼..고립 자초할 것"
  • ▲ 북한 조선중앙TV는 1일 정전협정 체결 62주년을 맞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참석하에 지난달 29일(보도날짜) 강원도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열린 공군지휘관 전투비행술 경기대회를 담은 기록영화를 처음 방영했다. 기록영화에는 이번 경기대회 의식 중 하나로 북한 군인들이 미국 성조기를 짓밟는 장면이 담겼다. ⓒ 연합뉴스
    ▲ 북한 조선중앙TV는 1일 정전협정 체결 62주년을 맞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참석하에 지난달 29일(보도날짜) 강원도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열린 공군지휘관 전투비행술 경기대회를 담은 기록영화를 처음 방영했다. 기록영화에는 이번 경기대회 의식 중 하나로 북한 군인들이 미국 성조기를 짓밟는 장면이 담겼다. ⓒ 연합뉴스

     

    북한이 최근 개최한 공군 지휘관 전투비행술 대회에서 미국 성조기를 짖밟는 장면이 포착됐다. 6.25 정전협정 체결 62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이 행사에서 북한당국이 성조기를 짖밟는 행위를 방송한 것은, 미국과의 대결구도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국제사회의 지원을 매번 '뻔뻔하게' 요구해오고 있는 북한이, 비록 적국이지만 상대국가의 국기를 짖밟고 공개적으로 모욕하는 행위를 보인 것은 북한정권의 잔악무도한 면모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1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위대한 조국해방전쟁승리 62돌을 맞으며 진행된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비행지휘성원들의 전투비행술 경기대회를 지도하시었다”며 기록영화를 방영했다. 대회가 열린곳은 강원도(남한 행정구역 상 함경남도) 원산시 갈마비행장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공개한 이번 기록영화에는 인민군 군악대가 성조기를 바닥에 질질 끌거나 짖밟으며 행진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성조기는 병사에 의해 행사장 잔디에 넓게 펼쳐지고, 뒤이어 군악대가 행진하며 바닥에 깔린 성조기를 짖밟는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김정은과 인민군 고위관계자들이 파안대소(破顔大笑)하며 즐거워하는 장면이 보여진다. 

     

  • ▲ 북한 군인들이 성조기를 짓밟는 모습을 보고 웃는 김정은. ⓒ 연합뉴스
    ▲ 북한 군인들이 성조기를 짓밟는 모습을 보고 웃는 김정은. ⓒ 연합뉴스


    이날 북한 노동신문은 이 행사에 대해 “우리의 정의로운 진군을 가로막아보려는 침략자들에게 우리식의 비행전법으로 무자비한 징벌의 불소나기를 퍼붓고야 말 영웅적 조선인민군의 멸적의 의지를 힘있게 과시한 뜻 깊은 계기”라고 자평했다.

    아무리 적대적인 국가라 해도 공식석상에서 다른나라의 국기를 바닥에 깔아놓고 군대가 열병식을 하면서 짖밟는 만행을 저지른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

    더구나 대외적으로 ‘국가’를 표방하며 국제사회에 지원을 구걸하고 있는 북한이 국가 간 최소한의 예의이자 금도를 깨고 ‘선전포고’에 가까운 행위를 한 것에 대해 북한인권단체 등에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신의 고모부를 화염방사기로 잔혹하게 처형하고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을 고사총으로 공개처형한 김정은의 독재자적 광기가 표출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북한정의연대 정베르도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북한 전체주의 사상이 미제국주의를 비판하는 분위기에 의해 체제를 유지하기 때문에 반미 대결노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핵무기 포기를 하지 않고 자신의 권력이 건재함을 과시하려는 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는 아마 대량탄도미사일과 핵무기 등 김정은이 준비한 여러 보여주기식 쇼를 할 것으로 본다”며 “이는 국제사회에서 김정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형성과 함께, 고립을 자초해 자멸로 가는 길”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에서의 조국해방전쟁은 6.25전쟁을 일컫는 말이다. 북한은 자신들이 6.25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며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을 매년 ‘전승절’로 기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