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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인 딸 아이의 아이돌 그룹과 야구 사랑은 남다르다. 수년간 '비스트' 그룹의 광팬으로 공연장을 찾고 각종 MD 상품 구매를 지원하는데 적잖은 비용이 들어갔다. 초등학교 시절, 자신이 응원하는 두산팀의 그날 출전선수 명단을 줄줄이 꿰었다. 좋은 팀에는 열성 팬이 있다. 아빠의 고향 구단인 한화의 부진에 팬도 책임이 있다는 투였다. 당시 대한야구협회장을 맡고 있던 나로서는 딸의 야구 사랑에 놀라기도 하고 딸의 비판에 다소 자존심 상하기도 했던 기억이 새롭다.
딸아이에게 변화가 왔다. 수개월전 자신의 방을 장식했던 비스트 포스터가 일제히 철거됐다. 퇴근후 TV를 보며 열광하는 공연의 주인공은 놀랍게도 '엑소(EXO)' 였다. "비스트가 슬프겠다."는 견제구에 돌아온 대답은 '선수교체' 였다. "엑소가 비스트보다 더 열심히 해. 앞으로 엑소를 좋아하기로 했어."
어제 퇴근후 스포츠 뉴스를 보면서 딸아이의 또다른 변화에 놀랐다. 프로야구 한화팀의 승리 소식에 기뻐하고 있지 않은가? 엑소의 멤버인 백현의 시구 행사가 서울이 아닌 대전구장에서 열린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엑소 팬과 한화 팬이 뭉쳐 공동 마케팅을 한 결과 였다. 고등학교 후배 인연으로 결혼 주례를 섰던 아빠에게 김태균선수가 2년전 인사차 사인 볼을 보내왔을때도 시큰 둥 했던 딸이다.
사춘기 딸의 변화는 사실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주변 변화를 바로 흡수할 수 있는 감성이 풍부한 시기이다. 그렇다면 '고객'으로서 딸의 변화 주체는 엑소그룹이고 한화팀이다.
내친 김에 딸아이와의 대화가 이어졌다. "며칠전 우리학교에 박근혜 대통령이 다녀 가셨어" "무슨 일로…" "메르스 때문에 2일간 휴교했기 때문인가봐"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사실이었다. 그런데 뭔가 개운치가 않다. 난 그때까지 왜 몰랐을까? 여당의 당협 위원장으로 지역구에서 열심히 밭을 갈고 있었는데 지역구내 학교를 방문한 대통령의 행차를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대통령의 행보는 사전 통보되지 않는다. 그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경호 의전상 최소한의 관계자에게만 통보된다. 그래도 이전에는 주위의 누군가가 어떤 형태로든 방문사실을 귀띔해 주었다. 권력 관계의 변화이다.
내년 총선에서 김문수 전경기도지사가 대구 수성갑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에 대해 말이 많다. 김전지사에게 변화를 시도해야할 시기가 왔다. 지난 2월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으로서 선거, 의회 제도를 개혁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할 당시 수행하면서 김지사의 열정과 애국심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김전지사의 대구행이 대구 정치인 고객이 아닌 새정치를 바라는 국민 고객의 염원이 담기기를 기대해 본다.
/제18대 국회의원/새누리당 마포갑 당협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