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블라터 FIFA 회장, 5선 연임…견제할 수 없는 권력
  • ▲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연합뉴스
    ▲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연합뉴스

    부정부패로 얼룩진 국제축구연맹(FIFA)의 선택은 또 제프 블라터(79·Jeff Blatter)였다. 1998년 FIFA 회장으로 선출된 블라터는 큰 어려움 없이 5선에 성공했다.

    블라터 회장은 29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의 FIFA 본부에서 열린 제12대 회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제프 블라터의 다섯 번째 당선을 막기 위해 요르단 축구협회장 출신으로 FIFA 부회장까지 역임했던 알리 빈 알 후세인(40·Ali bin Al-Hussein)이 대항마로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투표 결과는 133 대 73이었다. 제프 블라터는 알리 빈 알 후세인을 60표 차로 꺾었다. 하지만 209개 회원국의 3분의 2가 지지해야 당선이 확정되기에 투표는 한 번 더 진행됐다. 제프 블라터가 회원국의 3분의 2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7표가 더 필요했다. 

    알리 빈 알 후세인 후보는 재투표를 포기했다.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제프 블라터는 단독 후보가 됐고 5선에 성공했다.제프 블라터는 1975년 국제축구연맹 기술이사로 FIFA와 인연을 맺었다. FIFA에서만 40년간 일한 그는 월드컵 방송권과 광고권 등을 판매하는 대행사로부터 부정한 돈을 챙겼다는 의혹을 오랫동안 받아왔다.

    축구 종주국, 영국의 축구협회장 그렉 다이크(68·Greg Dyke)는 "FIFA는 북한이고 제프 블라터는 김정은"이라고 언급하며 블라터의 부정부패를 강력히 비판해왔다.로레타 린치 美 법무장관(56·loretta Lynch)은 미국 연방 수사국(FBI)과 FIFA가 위치한 스위스 경찰과 협조해 제프 블라터의 부정부패를 본격적으로 수사하기 시작했다.로레타 린치는 1999년 미국 연방 뉴욕동부지검 검사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7년간 FIFA의 비리를 수사했다.

    지난달 27일 취임한 미국의 새로운 법무장관 로레타 린치는 "제프 블라터가 이끄는 FIFA는 국제 축구계를 타락시켰다"며 "1991년부터 24년간 FIFA 간부들이 조직적인 부패를 저질렀다. FIFA 간부는 물론이고 각종 부패에 연관된 모든 사람들을 모두 기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최근 제프 블라터와 함께 일했던 7명의 FIFA 간부들이 FBI에 체포되기도 했다. 7명의 간부들은 공갈, 온라인 금융사기, 돈세탁 공모, 국외계좌 운영 등 무려 47개의 혐의를 받고 있다.

    FIFA는 월드컵 중계권과 마케팅 판매권 등으로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비영리단체로 등록돼 있어 세금은 물론 누군가의 감시조차 받은 적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