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乙'지로위원회인지 '甲'지로 위원회인지 모를 지난 2년 되돌아봐야
  • ▲ 새정치연합 을지로위원회가 지난 11일 창설 2주년을 맞아 새정치민주연합이 '을지로 정당'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을지로위원회 소개 자료집 발췌
    ▲ 새정치연합 을지로위원회가 지난 11일 창설 2주년을 맞아 새정치민주연합이 '을지로 정당'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을지로위원회 소개 자료집 발췌
    갑(甲)지로위원회라고 비판받는 새정치민주연합 을(乙)지로위원회가 창설 2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도대체 누구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11일 을지로위원회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2년간의 활동성과를 소개했다.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활동을 정리하면서 "새정치연합이 집권하기 위해서는 '을지로 정당'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을지로위원회는 "우리 당의 진정한 위기는 선거패배 원인을 계파주의, 야권분열에서 찾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부차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해법은 그곳에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실천적 정당 활동만이 계파논쟁을 넘어설 수 있다"면서 "국민들은 새정치연합이 나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줄 정당인지에 관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을들을 새정치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그들은 "영세자영업자, 간접고용, 비정규직 근로자 등 묵묵히 일하는 다수의 서민들을 당의 정체성의 중심이자 당을 구성하는 세력의 핵심이 되게 할 것"이라면서 "이들이 당원이 되고 당의 조직과 예산, 지향방향과, 이념을 다 바꿀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을지로위원회가 을들을 지켜왔다고 당당하게 말할 자격이 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앞서 을지로위원회가 야당의 갑질엔 여러 번 침묵하는 모습을 보인바 있기 때문이다.

  • ▲ 새정치연합 김현 의원은 세월호 유가족과 술을 마시고 대리기사를 폭행해 갑질논란에 휘말렸다. 그는 지난 7일, 8개월만에 기소 돼 재판에 넘겨졌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연합 김현 의원은 세월호 유가족과 술을 마시고 대리기사를 폭행해 갑질논란에 휘말렸다. 그는 지난 7일, 8개월만에 기소 돼 재판에 넘겨졌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을지로위원회가 새정치연합 김현 의원의 갑질에 침묵한 논란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 9월, 서울 여의도에서 세월호 유가족 4명과 함께 술을 마신 뒤 발생한 '대리기사 폭행사건'에 연루돼 거센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지난 7일, 8개월 만에 기소 돼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을지로위원회는 2013년 7월 29일 전국 대리운전기사 불공정 피해실태를 발표하면서 대리운전 기사들을 '을'로 규정한 바 있어 여론의 반발은 더욱 거셌다. 결국 당시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사과한지 한 달이나 더 지나서 ‘울며 겨자 먹기 식’ 사과를 하고 겨우 넘어갔었다.

  • ▲ 새정치연합 유대운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지역구 지구대를 찾아가 경찰들에게 수사를 지휘해 갑질논란에 휘말렸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연합 유대운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지역구 지구대를 찾아가 경찰들에게 수사를 지휘해 갑질논란에 휘말렸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최근에는 새정치연합 유대운 의원이 지난 10일 다짜고짜 자신의 지역구인 강북구 미아지구대를 찾아가 "지역 구민의 딸이 집에 귀가하는 길에 바바리맨을 만났으니 빨리 찾으라"고 수사를 지휘하는 갑질을 선보였지만, 을지로위원회에서는 여기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유 의원은 지구대 경찰들에게 "주차된 차량의 블랙박스를 모두 수사한 뒤 직접 결과를 보고하라"면서 "왜 자꾸 꾸물대느냐"고 재촉하기도 했다.

  • ▲ 새정치연합 설훈 의원은 2014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인간은 연세가 많으면 판단력이 떨어진다"고 말해 '갑질'논란에 휘말렸다. 설훈 의원과 달리 새정치연합은 최근 노인빈곤률이 48.6%라는 점을 근거로 가난에 시달리는 노인들에게 노후소득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연합 설훈 의원은 2014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인간은 연세가 많으면 판단력이 떨어진다"고 말해 '갑질'논란에 휘말렸다. 설훈 의원과 달리 새정치연합은 최근 노인빈곤률이 48.6%라는 점을 근거로 가난에 시달리는 노인들에게 노후소득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또 다른 야당 의원인 설훈 의원은 2014년 10월 17일 한국관광공사 국정감사에서 자니윤 감사에게 "79세 노인이면 당연히 집에서 쉬어야 한다"면서 "인간은 연세가 많으면 판단력이 떨어진다"고 발언해 노인들을 분노케 한 바 있다.

    이는 새정치연합이 최근 공무원연금 개혁을 논의하면서 노인들의 노후소득보장을 강조하는 것과도 정면 배치된다.

    새정치연합은 노인빈곤률이 OECD 최고수준인 48.6%라는 점을 내세워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상향하는 것을 국회 규칙에 명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설훈 의원은 노인 폄하발언에 대한 노인들의 반발에 아랑곳 하지 않았고 이후 뻔뻔하게도 노인협회까지 찾아가 "나는 노인을 폄하하는 발언을 한 적이 없는데 언론이 잘못 전달했다"는 발언을 일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을지로위원회의 활동이 더 서민과 중산층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악영향을 끼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을지로위원회는 '남양유업 사태' 때문에 처음 생겨났다. 그들은 남양유업의 밀어내기 영업을 갑질로 규정하고 대리점주 협의회 편에 서서 교섭을 진행했다.

    그 결과 남양유업의 밀어내기 영업은 없어졌지만 이로 인해 우유 값이 올랐고, 가격이 오르자 우유 소비량은 점점 줄어들었다.

    뒤늦게 법원이 지난 2월, "남양유업의 전체 품목을 구입하도록 강제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밀어내기'과징금을 124억 중 5억원만 인정하며 조정을 했지만 이미 2013년 5월 3일을 기준으로 110만원이던 남양유업의 주가는 현재 75만 원 선을 기록하며 25% 넘게 빠진 뒤였다.

    이처럼 을지로위원회가 새정치연합의 메인스트림이 될 것을 표방하고 나섰지만, 자당 의원들의 갑질에 침묵하고 진정한 을을 살피지 못하면서 "2년 간 자신들의 한 행태를 제대로 돌아보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