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 폭행-업무방해-아들 특수절도 혐의...새정치 안행위원 행태 논란
  • ▲ 새정치민주연합 유대운 의원.ⓒ뉴데일리DB
    ▲ 새정치민주연합 유대운 의원.ⓒ뉴데일리DB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인 한 국회의원이 한밤에 술을 마시고 일선 경찰서 지구대를 찾아가 경찰의 수사를 지휘하는 등 행패를 부린 사실이 알려졌다

이번 논란으로 안행위 소속 야당 의원들의 갑(甲)질 행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11일 서울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새정치민주연합 유대운(서울 강북을) 의원은 지난 10일 0시30분쯤 강북구 미아지구대를 찾아가 "지역구민의 딸이 집에 귀가하는 길에 바바리맨을 만났으니 빨리 찾으라"고 지시하고 나섰다. 

경찰관들은 다짜고짜로 수사를 지휘하는 유 의원에 행태에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지시에 따르지 않았다. 이에 유 의원은 "내가 누군지 아느냐"며 큰소리를 치며 전화기를 꺼내들었다. 유대운 의원은 강북경찰서 서장에게 전화를 걸어 "경찰관들의 업무 태도 및 복장이 불량하다"고 지적하며 수사를 독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유 의원은 사건 발생 현장을 찾아가 조사 중인 지구대 경찰들에게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봤느냐", "주
차된 차량의 블랙박스를 모두 수사한 뒤 직접 결과를 보고하라", "왜 이리 꾸물꾸물 대느냐"며 수사를 지휘하기도 했다.

유 의원의 행태로 안행위원들의 갑질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잖이 나오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아무리 국회의원이라고 해도, 일개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지시하며 결과 보고까지 요구하는 것은 엄연히 따지면 수사방해 여부가 될 수도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법관 출신의 한 여당 의원은 "국회 안행위는 
경찰청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지만, 그렇다고 수사지휘의 권한까지 갖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며 "소속 의원이 수사를 지휘하는 것은 월권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당시 
술은 사무실 직원들과 저녁에 소주 반 병 정도 마셨을 뿐"이라며 "경찰관을 관할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직접 가서 이야기 하면 수사가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판단해 지구대를 찾아 상황을 점검한 것"이라고 말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뉴데일리DB
    ▲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뉴데일리DB

    이번 논란에 야당 안행위 소속 의원들의 갑(甲)질 행태도 회자되고 있다. 

    지난해 세월호 유가족의 대리기사 집단폭행사건 당시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또한 안행위 소속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김현 의원은 대리기사 폭행에 결정적 단초를 제공한 인물이라는 지적과 함께, 국회 안행위에서 물러나지 않고 경찰조사를 받는 것은 갑질 행세를 계속하겠다는 행태로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김 의원은 결국 지난해 10월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외교통일위원회로 상임위로 옮겼다. 

    김현 의원은 지난 6일 공동 폭행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사건 발생 8개월 만에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는 안행의 소속 야당 의원의 아들이 특수절도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파문이 일었다. 

    당시 경찰은 양평 펜션 절도사건에 대한 용의자로 최모 씨(30) 등 3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이 용의자 중 한 명은 국회 안행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노웅래 의원의 아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 씨 등은 지난해 11월 2일 오전 1시쯤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한 펜션에서 주인 A씨의 16만원이 든 지갑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인근 펜션에 놀러온 이들은 A씨의 펜션에 몰래 들어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야간에 2인 이상이 합동해 절도행각을 벌였다는 점에서 '단순 절도죄'(6년이하 징역) 가 아니라 '특수절도죄'(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의 무거운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경찰은 용의자들을 붙잡고 1차 조사를 마친 뒤 이들을 풀어준 것으로 알려줬다. 우발적인 단순 범행이었다는 피의자들의 일방적인 진술만을 듣고 불구속 수사로 진행한 것이다. 게다가 경찰은 범인을 붙잡았다는 사실조차 피해자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특수절도 피의자의 아버지가 경찰청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는 안행위 소속 국회의원이라는 점에서 경찰이 무언의 압력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일었다. 

    정군기 홍익대 교수는 
    유대운 의원의 행태와 관련, "술을 마시지 않고 찾아갔다면 모르겠지만, 술을 마시고 지구대를 찾아가 수사를 지휘하며 논란을 피운 것은 분명한 월권이다. 일련의 이런 행동들이 결국 우리 국회의 격을 저하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안행위 소속 야당 의원들의 행태 논란이 반복되는 현실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의 자질을 의심케하는 사람들이 공교롭게도 안행위에 있다보니 '갑질 논란' 등의 비판이 나오는 것"이라면서 "
    대표적인 공직자 신분을 망각한 터무니 없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