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오 박사 "박원순 아들 병역비리 100%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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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을 나서는 양승오 박사(가운데)와 차기환 변호사(좌측 두 번째).ⓒ 사진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법원을 나서는 양승오 박사(가운데)와 차기환 변호사(좌측 두 번째).ⓒ 사진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박원순 시장 아들 주신씨의 병무청 병역처분 변경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돼,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주신씨의 공군 훈련소(교육사령부) 입소 당시 X-Ray 사진과 이미 공개된 자생한방병원 X-Ray 사진이, 동일인의 것이라고 보기 힘들만큼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이런 사실은, 주신씨의 병역처분 변경과 관련돼, 일각에서 제기된 피사체(촬영 대상자) 바꿔치기 의혹을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재판장 심규홍 부장판사)는, 양승오 박사(동남권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 주임과장) 등 7명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1회 공판기일을 열었다.

    앞서 양승오 박사와 대구에서 개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치과의사 김우현씨 등 7명은, 2012년 2월 주신씨에 대한 서울 연세대세브란스 병원 신체검사 직후부터, 주신씨가 이에 앞서 촬영한 병무청과 자생한방병원 X-Ray 및 MRI 촬영사진, 주신씨의 치아가 보이는 구외 X-Ray(이하 치아 X-Ray)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주신씨의 연세대 MRI 사진자료에 강한 의문을 나타냈다.

    특히 양승오 박사와 치과의사 김우현씨는 자신들의 임상경험과 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연세대 MRI 사진 속 피사체가 주신씨일 확률은 0%에 가깝다며, 박원순 시장의 해명과 주신씨의 공개신검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은 해명 대신, 지난해 6월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양 박사 등을 공직선거법 상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고소했으며, 검찰은 양 박사 등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불구속기소했다.

    이후 양 박사 등은 지난해 연말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을 받고 있다.


    주신씨 공군 입소 당시 미공개 X-Ray 분석,
    양승오 박사 “주신씨 병역비리 100% 확신”

    이날 공판의 최대 쟁점은 공군이 재판부에 재출한 주신씨의 공군훈련소(교육사령부) X-Ray였다.

    이 사건 피고인이지만 동시에 '아시아 영상의학 최고 권위자' 중 한명인 양승오 박사는, 주신씨가 공군에 입소했을 때 찍은 X-Ray와 이미 공개된 자생한방병원 X-Ray의 비교분석을 통해, “두 X-Ray 사진을 보면 ‘석회화 현상’ 등 10군데 이상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며, “병역비리 가능성을 이전 99.9%에서 100%로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양승오 박사는 “피고 7명의 SNS 글은 모두 일관성이 있고 의학적으로도 어긋남이 없다”며,  “저는 박주신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2012년부터 주장해왔는데 이제 와서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피고인 중 한명인 김기백 민족신문 대표는 “병무청에서 처음부터 제대로 했다면 양승오 박사는 물론이고 수십명의 증인과 수천페이지의 증거서류도 필요 없었을 것”이라며, “객관적이고 투명한 박주신의 공개신검 한번이면 끝날 일에, 수많은 국가기관이 동원되고 있는 것은 코미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승오 박사의 변호인인 차기환 변호사는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주신씨의 병역처분 변경 절차상 문제점을 정리·발표했다. 차기환 변호사는 이번 사건을 ‘현대판 갈릴레오 재판’이라고 규정하면서, “서울시장의 권력과 수사에 대한 공공기관들의 비협조로 진실이 은폐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역비리 전과 의사가 작성한 진단서,
    병역처분 변경 위한 심사절차도 위반
     

    차 변호사는 우선 박주신씨의 입영과 귀가 절차상의 위법성을 지적했다.

    병역처분 관련 규정에 따르면, 병역면탈 범죄에 연루된 의료기관이나 의사의 진단서는 병사용 진단서로 사용할 수 없으며, 지방병무청장이 병역처분을 변경할 경우, 병역처분변경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치도록 돼 있다.

  •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주신씨의 자생한방병원 엑스레이(왼쪽부터)와 공군교육사령부 엑스레이. 자생한방병원에는 늑골에 '석회화 현상'이 보이지만 공군 엑스레이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 뉴데일리
    ▲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주신씨의 자생한방병원 엑스레이(왼쪽부터)와 공군교육사령부 엑스레이. 자생한방병원에는 늑골에 '석회화 현상'이 보이지만 공군 엑스레이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 뉴데일리


    그러나 주신씨의 병역처분 변경 과정에서는 위 규정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2011년 12월 박주신씨는 병역비리 전력이 있는 의사 김모씨가 작성한 병사용 진단서를 제출했다. 뿐만 아니라 주신씨의 병역처분 변경은 '병역처분변경심사위'를 거치지 않은 채, 징병관이 단독으로 결정했다. 이런 사실은 이미 재판을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서울지방병무청이 2011년 2월부터 시행한 ‘병역처분변경 심사제외 대상자 선정기준’에 따르면, 연예인, 프로운동선수, 중점관리질환자, 사회지도층 인사의 아들에 대한 병역처분을 변경할 경우에는 반드시 위 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만 한다.

    따라서 포스코 사외이사이자 참여연대, 희망제작소, 아름다운제단 등의 활동을 통해 이름을 널리 알린 박원순 시장의 아들 주신씨가, 병역처분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은 사실은 명백한 규정 위반이라는 것이 변호인 측의 판단이다.

    차기환 변호사는 박원순 시장이 2012년 1월 언론중재위에 제출한 언론중재신청서와 인터넷에 올린 글 등에서, “아들은 고교시절 축구를 하다가 부상을 당한 적이 있고 공군입영 후 훈련을 받다 통증이 심해졌다”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공군교육사령부는 일주일간의 가(假)입영기간을 운영하는데, 이 기간 동안에는 훈련이 없으며 박주신씨의 고교 출결사항을 확인한 결과, 재학 중 부상경력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재판에서 공개된 박주신씨의 고교 출석표를 보면, 3년 동안 결석은 1학년과 3학년 단 2차례에 불과했고, 클럽·단체활동으로 등산과 극기훈련, 국토순례 참가 등 육체적 피로도가 높은 활동을 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 ▲자생한방병원과 명지병원에서 촬영한 박주신 엑스레이 영상자료. 오른쪽 골반에 견열골절이 보여 두 사진은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 뉴데일리DB
    ▲ ▲자생한방병원과 명지병원에서 촬영한 박주신 엑스레이 영상자료. 오른쪽 골반에 견열골절이 보여 두 사진은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 뉴데일리DB

     

    ◆ 병원마다 다르게 기재된 진료기록,
    통증부위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변경

    차기환 변호사는 부상경위에 대한 박원순 부자의 진술이 모순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차기환 변호사는 박주신씨가 지난 2011년 8월 30일 병무청 신체검사 당시 “골절을 입은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약 2개월 뒤인 11월 3일 서울대병원 진료에서는 “2000년 골반에 부상을 입어 깁스를 했다”고 말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2011년 12월 9일 공군입대 당시 박주신이 작성한 신체검사 문진표에서는 ‘신체적으로 기본군사훈련을 받기 힘든 사유’를 기록하는 란에 ‘없음’이라고 썼고, 과거 수술이나 골절, 허리통증 등을 묻는 질문에도 마찬가지로 ‘없음’이라고 적었다.

    반면, 다른 문항에는 3개월 이내에 병원을 방문했고 오른쪽 대퇴부에 신경이상이 있으며, 골반충격시 대퇴부에 고통이 있다고 써 각 문항이 서로 모순되는 점이 발견된다. “


    박주신씨가 진료를 받은 각 병원 진료기록에 기재된 증상이 동일하지 않고 발병원인과 부위, 시기 등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도 의문이다.

    “박주신의 2011년 12월 9일 오전 자생한방병원 진료기록에는 ‘요부우측, 우측 대퇴 후면부’에 통증이 있으며 일상생활 중 발병했고, 11월 말부터 발병했다고 돼 있다.

    그러나 같은 날 불과 6시간 차이가 나는 혜민병원과 병무청 기록에는 ‘요통, 좌측 하지방사통’으로 통증이 우측에서 좌측으로 바뀌었다.

    발병원인에 대해서도 ‘부동자세로 밤샘, 책상에 엎드려 잠’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발병 시기도 3년이나 빠른 2008년으로 기록돼 있다."


    차기환 변호사는, 주신씨가 발병부위와 시기 등을 모순되게 진술하는 이유에 대해 “대리신검자측으로부터 증세를 듣고 이를 시뮬레이션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실제 병역처분 변경 원인은 이와 무관한 디스크 증세였다”고 설명했다.


    ◆ 주신씨가 찍었다는 자생병원 X-Ray와 공군훈련소 X-Ray,
    적어도 10곳 이상 달라

    주신씨의 자생한방병원 X-Ray에서 골반부위의 ‘견열골절’과 늑골부위 ‘석회화’ 현상이 발견되면서, 피사체가 박주신 본인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을 더하고 있다.

    ‘견열골절’이란 근육에 가해진 과도한 힘에 의해 뼈의 일부분이 떨어져 나간 것을 말한다.

    양승오 박사를 비롯한 피고측은 “2011년 12월 9일 자생한방병원 엑스레이와 2013년 11월 13일 명지병원의 요추 엑스레이 사진에서는, 우측 골반에 견열골절이 보이므로 동일인이 맞다”면서도 “피사체가 박주신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견열골절이 발생할 경우, 환자는 모든 육체적 활동을 가능한 삼가고 약 4~6주동안 목발을 사용하는 등 골절된 부위를 보호해야 한다. 아울러 강한 통증으로 인해 장시간 책상에 앉기는 어렵다는 것이 양승오 박사의 의학적 소견이다.

    차기환 변호사는 “박주신 본인이 작성한 문진표에 ‘골절된 적이 없음’, ‘정형외과 치료를 받은 적 없음’이라고 나와 있고, 고교 재학시절 기록을 봐도 장기결석 없이 오히려 등산과 국토대장정 등의 활동을 했다”며, “서울대 진료 당시 깁스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고교 생활기록부 상 깁스로 인한 장기결석이나 활동이 제약됐다는 기록이 없다”고 강조했다.

    주신씨의 자생한방병원 X-Ray와 공군 입소 당시 X-Ray가 다른 점도, 주신씨 병역처분 변경과 관련된 의혹에 힘을 실어준다.

    자생한방병원 X-Ray를 보면, 오른쪽 제1 늑골부위에 ‘석회화’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주신씨가 공군 입대 당시 찍은 X-Ray에는 이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차이는 위 두 X-Ray를 찍은 사람이 동일인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양승오 박사는 ‘석회화 현상’에 대해 “나이가 들어 발생하는 퇴행성 증상의 일환으로, 질병은 아니지만 한번 생기면 없어지지 않는다”며 “생활에 큰 불편은 없기 때문에 수술로 제거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 박사는 “공군과 자생한방병원의 엑스레이에는 적어도 10군데 이상의 차이가 있어 동일인이 아니다”라고 확신했다.


    ◆ 박주신씨 치과진료기록이 던지는 의문들

    자생한방병원 X-Ray 피사체가 박주신씨가 아니라는 주장의 근거에는, ‘치아’의  차이점도 있다. 박주신씨를 지난 2005년부터 치료했다고 주장한 치과의사 문모씨는 박주신을 치료하면서 무려 14개의 치아에 아말감을 사용했고, 45번 치아에 대해서는 2005년 발치 후 3년이 지난 2008년 ‘캔틸레버 브릿지’를 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그러나 포스코 사외이사였던 박원순 시장의 아들이 14개나 되는 치아를, ‘수은’ 논란이 있는 아말감을 써 치료하고, 더구나 치아를 발치한 후 3년이나 방치하다가 ‘부작용’ 우려로 거의 하지 않는 ‘캔틸레버 브릿지’ 시술을 했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피고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 대리신검자로 추정되는 인물의 X-Ray를 보면 45번 치아에 금속 보철물에 씌워져 있으나, 최근 주신씨의 치아가 보이는 사진을 보면, 문제의 45번 치아가 자연치아와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뉴데일리DB
    ▲ 대리신검자로 추정되는 인물의 X-Ray를 보면 45번 치아에 금속 보철물에 씌워져 있으나, 최근 주신씨의 치아가 보이는 사진을 보면, 문제의 45번 치아가 자연치아와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뉴데일리DB
     
  • ▲충치와 염증 발생 우려가 높아 최근 치과 등에서 시술을 잘하지 않는 '캔틸레버 브릿지'. 박주신씨는 14개의 치아를 '아말감'으로 치료하고, 치아를 뽑은 뒤 3년이 지나서 '캔틸레버 브릿지'를 했다. ⓒ 뉴데일리DB
    ▲ ▲충치와 염증 발생 우려가 높아 최근 치과 등에서 시술을 잘하지 않는 '캔틸레버 브릿지'. 박주신씨는 14개의 치아를 '아말감'으로 치료하고, 치아를 뽑은 뒤 3년이 지나서 '캔틸레버 브릿지'를 했다. ⓒ 뉴데일리DB


    ‘캔틸레버 브릿지’는 이빨을 깎고 그 위에 이빨모양의 보철을 씌우는 시술이다. 일반 브릿지에 비해 치아에 가해지는 힘이 불균형해 보철물 속 치아에 충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잇몸 염증도 동반될 수 있어 최근에는 잘 시행되지 않는 시술이다.

    박주신씨 치아를 둘러싼 의문은 이것만이 아니다.

    모 대학병원 소속 전문의 O씨는 재판부에 제출한 소견서를 통해, 박주신씨의 2012년경 사진에서 보이는 45번 치아와 관련돼 강한 의문을 나타냈다.

    “자생한방병원 엑스레이를 보면 45번 치아가 전체 금속으로 추정되는데, 사진에서 보이는 인물의 치아는 자연치아 색상이다”

    “촬영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했을 때, 엑스레이와 사진 속 인물은 동일인이 아니다”


    ◆ 본인확인절차 없이 진행된 연세대 MRI 촬영

    피고인 중 한명인 서강 사회지도층병역비리국민감시단 대표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헌 변호사는, “2012년 2월 22일세브란스 병원의 발표내용은 당일 촬영한 MRI영상과 자생한방병원의 MRI가 동일인이라는 것일 뿐, 피사체가 박주신 본인이라는 내용은 아니다”라며, “세브란스 병원은 신검자가 박주신 본인인지 여부에 대한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헌 변호사는 “피고인은 제대로 된 확인절차 없이 박 시장의 아들 박주신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한 것이 아니”라며 “아직 해소되지 않았거나 새로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영상의학전문가, 치과의사 등의 전문적인 소견과 서울시청·세브란스병원에 대한 질의·회신 등을 통해 의혹제기가 진실이거나 그렇게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 피고 측 변호인들, 박원순 시장 父子 증인신청

    피고 측 변론에 검찰은 “병무청과 세브란스병원, 대한영상의학회 등에 박주신 병역비리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병무청과 세브란스병원, 자생한방병원의 자료는 모두 동일인으로 확인이 됐다”며, “검찰은 피고인들이 제기한 의혹이 정당한 근거에 의해 이뤄진 것이 아니라, 지난해 6.4 지방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이날 피고 측 변호인들은 박원순 시장과 아들 박주신에 대한 증인소환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박주신씨의 경우 해외에 있어 강제로 소환하기는 어렵지 않겠나”면서도 증인신청을 받아들였다.

    2회 공판기일은 다음달 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2회 공판에서는 검찰 측이 세브란스 병원에서 진행된 박주신씨의 공개신검 동영상을 통해 당시 서울시, 병원 관계자들의 위치를 설명한 뒤, 오후부터 증인심문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