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청와대 까마귀 소굴, 이병기 비서실장 즉각 사퇴해야" 비난
  • ▲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뉴데일리DB
    ▲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뉴데일리DB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1일 청와대로부터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리스트에 거명된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 검찰 수사를 받기 전에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맹공을 퍼부었고, 여당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 대해 이뤄진 노무현 정부 시절의 두 차례 특혜 특별사면 논란을 제기하며 역공에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에 대해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명단이다. 이 정도면 청와대에서 사과해야 한다"며 "이완구 국무총리는 사퇴했기 때문에 이 비서실장도 사퇴해야 맞지 않느냐"고 몰아세웠다.

    서 의원은 이어 "청와대 비서실장이라고 하는 지위 자체가 전체에 누를 끼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 비서실장에게도 거취를 물어야 한다"며 "검찰이 빨리 수사해서 정리하는게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같은 당 이찬열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에 전현직 비서실장 3명의 이름이 거명된 것과 관련해 "청와대 비서실은 까마귀 소굴"이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이 의원은 "단군 이래 (대통령) 비서실장 3명씩 연루됐다. 대한민국 역사상 앞으로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까마귀들의 소굴 아니냐. 비서실장이 리스트에 올라 온 것 자체만으로도 사퇴해야 한다. 당장 사퇴할 생각이 있느냐"고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병기 비서실장이 고개를 살짝 끄떡이자, 이찬열 의원은 "지금 고개를 끄덕였는가. 사퇴하겠다는 것이냐"고 물었다. 

    하지만 이 비서실장은 "돈을 전혀 받은 바 없다. 전혀 받지 않은 사람이 왜 내려가겠나"라며 "저는 절대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다. 저도 인간인데 리스트에 올랐다고 경거망동할 수 없지 않나"라고 반박했다.

    특히 이 비서실장은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면 응하겠다. 비리가 나온다면 당장이라도 그만 둘 용의가 있다. (검찰)수사를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대운 의원은 "
    거리낄 것이 없으면 자리를 내려 놓고 수사를 깨끗이 받아야 한다"며 "검찰이 아무리 수사를 깨끗히 해도 국민들이 믿지 않으면 대통령께 부담이 된다. 현직 비서실장으로서 검찰이 자유롭고 공장한 수사를 할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성완종 전 회장에 대해 이뤄진 노무현 정부 시절의 두 차례 특혜 특별사면 논란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청와대 경제수석실 선임행정관을 지낸 새누리당 심학봉 의원은
     "사면 결정까지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이 수 차례 협의한 대통령의 재가를 받는다"며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심 의원은 이어 "지금 국민들은 여야 관계 없이 죄 지은 사람 처벌받고 부정부패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문 대표는 '참여정부 청와대에서는 더러운 돈 받고 사면한 사람 단 한 명도 없다'면서 책임회피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내란선동 등의 혐의로 구속수감 중인 옛 통진당 이석기 전 의원이 특사로 풀려난 것과 관련, 문재인 비서실장 당시 이석기 전 의원이 특혜를 받았다는 논란이 있다면서, "만약 문재인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면 이 전 의원을 풀어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새누리당 김제식 의원은 "성 전 회장이 2004년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항소를 제기한지 3일만에 취하했다"면서 "이것은 2004년 광복적 특사를 기대하고 어쩌면 사면업무를 담당하는 그 당시 청와대 실세들과 교감하에 취하한 것으로 비춰진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당시 사면업무 담당한 민정수석이나 청와대 비서실장이 관여한 것이라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야당 대표가 당시 민정수석을 했는데 이것은 충분히 의심을 받을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야당은 지난달 27일 중남미 4개국 순방에서 돌아온 박근혜 대통령의 건강 악화 사실을 밝힌 청와대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인 우윤근 의원은 "건강한 사람도 10일 이상 출장가면 힘들다는 것은 모두 다 알고 있다"며 "선거 직전 생중계를 하듯 대통령 건강 상태를 발표한 것은 혹세무민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같은 당 김광진 의원도 "이번에는 대통령의 건강을 발표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이 비서실장은 "대통령 귀국시 관례적으로 진행되던 기자간담회가 생략되고 국내 여러 일정들이 조정되면서 많은 분들이 궁금증을 가졌기 때문에 국익과 알권리 차원에서 공개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여야는 이날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불출석을 놓고도 설전을 벌였다.

    새정치연합 안규백 의원은 "우병우 민정수석의 참석을 여러 차례 요청했는데 출석하지 않았다"며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여러 의혹과 의문을 해소하려면 이 분이 참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여당 간사인 조해진 의원은 "과거 민정수석이 국회에 출석한 것은 민정수석 본인과 관련된 사안이라 본인이 와서 소명하거나 대답할 일이 생겨서 했던 것"이라며 "지금 같은 경우엔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운영위원장인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도 "국회 운영위 첫 업무보고가 2000년 6월에 있었고 그 이후 총 19차례 있었는데 2004년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이 출석한 것을 제외하면 관례적으로 출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