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주기 추모 위해 공식선거운동 1일차 포기, 변희재 "세월호를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
  • ▲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정동영 후보가 16일 세월호 1주기를 맞아 선거운동을 중단한다며 이 사실을 플래카드를 통해 알리고 있다. ⓒ정동영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정동영 후보가 16일 세월호 1주기를 맞아 선거운동을 중단한다며 이 사실을 플래카드를 통해 알리고 있다. ⓒ정동영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일부 보궐선거 후보자들 사이에서 세월호 1주기를 선거용 소재로 사용하는 듯한 모습이 보여, 정치적 의도로 세월호를 이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가 그들이다.

    공식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되는 16일은 세월호 1주기다. 여야 중앙당을 중심으로 세월호 추모식 등 예정된 행사가 즐비하다.

    관악을의 세 후보도 노란 리본과 나비로 왼쪽 가슴을 장식한 채 애도 분위기를 내고 있다. 이들은 이날이 공식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되는 날임에도 본격적인 선거 운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는 지난 14일 성명서를 통해 경쟁 후보들에게 "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선거운동을 일시 중단할 것을 제안한다"며 먼저 나섰다.

    정태호 후보는 16일 보도자료에서 "세월호 1주기 추모와 함께 공식선거운동 첫날을 조용히 보낼 예정"이라며 "(나의) 제안에 오신환 후보를 포함해 어떤 후보들도 응답을 해오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정 후보가 세월호 추모에 대한 입장을 기준으로 후보들을 이분화 시키는게 아니냐는 반발이 나왔다.

    분위기를 몰아가자 다른 후보들도 세월호 추모 분위기를 놓치지 않고 편승한 상태다.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와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도 여기에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 ▲ 무소속 변희재 후보가 공식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된 첫날인 16일 서울 관악을 지역에서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변희재 후보 트위터
    ▲ 무소속 변희재 후보가 공식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된 첫날인 16일 서울 관악을 지역에서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변희재 후보 트위터

    특히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는 세월호 추모로 공식선거운동 첫날 하루를 모두 소비한다. 그는 자신의 선거사무소 옥상에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정치가 죄인입니다. 오늘 하루는 선거운동을 중단하겠습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내건 채 관악을 벗어나 진도로 내려갔다.

    정 후보는 이날 진도 팽목항을 방문하고 유가족과 대면한 뒤 5·18 묘역과 동작동 국립현충원의 김대중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다. 정 후보는 이날 관악을 선거운동 관련 일정은 잡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도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일정 외의 선거운동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독거노인·장애인 시설 방문 등 일정은 그대로 소화한다. 이 행사에는 나경원 선대위원장과 이정현 최고위원이 동행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할 일을 다 하면서도 세월호 추모의 자세를 운운하는 것은, 정태호 후보의 제안에 눈치를 보는 꼴"이라는 오신환 후보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오 후보와는 달리 아예 공식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진도를 방문한 정동영 후보는 차라리 솔직하다는 평가라도 받고 있다.

    결국 정태호 후보의 공식선거운동 중단 제안을 오신환·정동영 후보가 받아들인 모양새다. 이에 대해 무소속 변희재 후보는 "세월호를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린다.

    변희재 후보는 계획대로 이날 공식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오전 동안 유세차를 타고 선거구를 순회한 변 후보는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변 후보는 나머지 세 후보를 향해 "세월호 유족들을 가장 편안하게 해주는 건 각자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라며 "유족들도 이제 정상적인 삶을 살게 해줘야지, 언제까지 정치에 이용당하게 할 거냐"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