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한국 국민들이 보여준 관심과 위로에 저와 아내는 감명 받아"
  • ▲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병실을 방문,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병실을 방문,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은 중동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청와대 관저로 돌아가지 않고 곧바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찾아 위로의 뜻을 전했다.

    박 대통령은 9일 오전 성남공항을 통해 귀국하자마자 종북좌파 인사 김기종에게 테러를 당해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병문안했다.

    병실에 들어선 박근혜 대통령은 리퍼트 대사와 반갑게 악수를 나누며 "(테러에) 의연하고 담대하게 대처하는 대사의 모습에 한-미 양국 국민들이 큰 감동을 받았고, 오히려 한-미 관계가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리퍼트 대사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대한민국 정부와 한국 국민들이 보여준 관심과 위로에 저는 물론, 아내도 큰 축복이라고 느꼈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화답했다.

    다음은 박근혜 대통령과 리퍼트 대사가 나눈 대화 내용이다.

    박근혜 대통령: 중동 순방 중에 대사님 피습 소식을 듣고 정말 크게 놀랐다.

    저도 지난 2006년에 비슷한 일을 당해서 바로 이 병원에서 두 시간 반 수술을 받았는데, 대사님도 같은 일을 당하셨다는 것을 생각하니까 더 가슴이 아팠다.

    그때(제가 입원했을 때) 의료진이 '하늘이 도왔다'는 이런 말씀을 했는데, 이번에 대사님과 관련해서도 '하늘이 도왔다'는 얘기를 했다고 들었다. 그래서 뭔가 하늘의 뜻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든다.

    그 후에 저는 앞으로의 인생은 덤이라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살겠다는 결심을 했는데, 대사께서도 앞으로 나라와 한미동맹을 위해서 많은 일을 해 주실 것이라는 그런 생각이 든다.
     
    병상에서 '같이 갑시다' 하신 글을 보고 우리 국민들 마음에 울림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빨리 쾌차하셔서 앞으로 양국의 더 큰 발전을 위해서 영원히 같이 갔으면 한다.

    리퍼트 대사: 박근혜 대통령께서 괴한의 공격을 받고 수술을 받으셨던 병원과 같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도 큰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대로 저도 이제 덤으로 얻은 인생과 시간을 가족과 한-미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쓰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박근혜 대통령: 어쩌면 그렇게 비슷한 점이 많은지... 상처 부위도 그렇고, 2시간 반 동안 수술을 받은 것도 그렇고. 당시 의료진이 얼굴의 상처가 조금만 더 길고 더 깊었어도 큰 일 날 뻔 했다고 했는데, 어쩜 그것도 그렇게 비슷한지.

    리퍼트 대사: 저는 대통령께 많은 빚을 졌다. 이곳 의료진들이 과거 대통령님을 수술한 경험이 있어서 같은 부위에 상처를 입은 저를 수술하기가 훨씬 수월했다고 했다. 덕분에 더 안전한 수술을 받고 수술 결과도 좋게 됐다고 생각한다. 여러 모로 대통령께 빚을 진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 빨리 회복하시길 기대하겠다.

    리퍼트 대사: 감사하다. 빨리 나아서 국가를 위해서 일을 하겠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후 병실에서 나와 정갑영 연세대 총장, 윤보흠 병원장, 이진우 대외협력처장, 인요한 국제진료센터장, 유대현 집도의 등을 만나 리퍼트 대사의 현재 상태와 향후 치료 계획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박 대통령은 리퍼트 대사가 언제쯤 퇴원이 가능한지 등을 묻고 앞으로도 후유증이 없도록 리퍼트 대사의 치료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 즉시 리퍼트 대사가 입원한 병원을 방문한 건 이번 피습 사건에도 불구하고 굳건한 한미동맹에는 이상이 없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귀국하는 전용기 안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은 너무 끔찍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어떻게 그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질 수 있느냐며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