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미수','국가보안법'이어 '테러방지법' 논의
  • ▲ 지난 5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 중 김기종에게 테러를 당해 입원 중이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입장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지난 5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 중 김기종에게 테러를 당해 입원 중이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입장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주한 미국 대사 테러’사건이 일어난 지 6일, 피의자 김기종에 대한 차후 수사방향과 제2, 제3의 김기종을 막기 위한 방안마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종로 경찰서에 꾸려진 수사본부는 김기종씨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으며, 국가보안법 혐의 입증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경찰 수사본부의 노력에도 불구, 사후약방문식 대처로는 제2, 제3의 김기종을 막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 ▲ 지난 5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를 테러한 김기종(55)씨가 서울중앙지검 영장실질 심사를 받고 종로 경찰서를 들어서며 웃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 지난 5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를 테러한 김기종(55)씨가 서울중앙지검 영장실질 심사를 받고 종로 경찰서를 들어서며 웃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사건 당일, 경찰 블랙리스트에 오른 김기종씨를 세종문화홀에서 경찰 외사관과 정보관이 목격을 하고도, 김기종씨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회원 자격으로 방문했기 때문에 경찰은 검문, 검색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의해서 검문검색을 할 수 있지만 여야정치인과 재야단체 리포터가 있는 상황에서 서로 시비가 되는 이런 부분이 차후에 상당히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고충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차후에 해당 경찰의 업무에 지장을 받는 것은 물론, 일선에서 요원들이 인사조취를 당하는 일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리나라도 테러방지법 도입 여부를 검토해야 될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 ‘주한 미국대사 테러’사건처럼 대한민국이 더 이상 테러의 안전지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간 대한민국에서는 지난 2001년에 미국 9. 11 테러이후, 본격적으로 테러방지법 도입 여부를 두고 활발히 논의해왔으나, 인권침해 등의 반대에 부딪쳐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상태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인권침해를 최소화하고 테러를 효율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테러방지법의 도입 여부를 이제는 구체적으로 검토를 해야 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최소한 일선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시스템과 지침은 마련이 돼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도 “경찰 직무집행법이 실제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강화될 필요가 있고 공권력 위협에 대한 단호한 대응이 논의돼야 할 시점이다”며 “경찰이 본연의 임무를 함에도 불구하고 불이익을 받는 상황이 나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 ▲ 9일 오전 서울 종로서 회의실에서 열린 마크 리퍼트 주한 미대사의 피습사건 관련 수사 브리핑에서 공개된 김기종씨의 압수품 중 일부가 놓여있다. ⓒ연합뉴스 사진
    ▲ 9일 오전 서울 종로서 회의실에서 열린 마크 리퍼트 주한 미대사의 피습사건 관련 수사 브리핑에서 공개된 김기종씨의 압수품 중 일부가 놓여있다. ⓒ연합뉴스 사진

     

  • ▲ 경찰 수사본부가 공개한 이적 혐의 압수품. ⓒ연합뉴스 사진
    ▲ 경찰 수사본부가 공개한 이적 혐의 압수품. ⓒ연합뉴스 사진


    한편, 김기종씨에게 얼굴과 손목에 자상을 입는 테러를 당한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김치를 먹고 힘을 냈다”는 말과 함께 10일 퇴원했다.

    리퍼트 대사가 퇴원한 날, 공교롭게도 피의자 김기종씨는 발목 골절 수술을 이유로 병원에 입원했다.

    이날 리퍼트 대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국민이 공감해주고 성원해줘 깊이 감동받았다”며 “이번 사건으로 한국에 대한 저희의 사랑과 애정은 더욱 커졌고 미국과 한국의 끊어질 수 없는 고리에 대한 생각도 더욱 굳건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분들이 불러주신대로 저는 계속해서 ‘동네 아저씨’, ‘세준이 아빠’다.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다. 한국과 미국, 같이 가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