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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 무인기 TR-6X.ⓒ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세계 주요국은 미래 기술로 무인 항공기 기술에 집중투자하고 있지만, 한국은 부처간 엇박자로 오히려 ‘스마트 무인기’ 개발사업에 각종 차질을 빚어 세계시장 선점을 놓치게 됐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이 개발한 틸트로터 무인기는 헬기와 비행기의 장점을 결합, 수직이착륙과 고속비행이 가능한 신개념 항공기다.
틸트로터 유인기는 미국 <벨-보잉>사의 ‘V-22 오스프리’가 유일하고, 무인기는 이스라엘이 만든 무인기와 우리나라 항우연이 개발한 기종 뿐이다.
2013년 미국 텍사스에 위치한 V-22 오스프리 공장에서 제작사로부터 틸트로터 항공기의 미래에 대한 설명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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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은 V-22 오스프리를 수직 이착륙과 고속비행의 장점을 십분살려 다양한 전장환경에 맞는 각종 임무형 모델을 배치해 놓고 있다.최근에는 '마린 원(Marine One)'이라 부르는 美대통령 전용 헬기도 도 V-22 오스프리로 대체하고 민수용으로도 판매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제작사 설명 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틸트로터 비행기 상용화는 오직 우리만 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라는 점이다.
틸트로터 유인기가 미국의 블루오션이라면 무인기 시장은 한국이 선점할 수 있었다.
항우연은 지난 2002년 6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총 예산 970억원을 투입해 미국의 오스프리와 작동 방식이 거의 유사한 '틸트로터 무인기' 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항우연이 만든 틸트로터 무인기는 세계최초로 개발된 이스라엘제 무인기보다 양산화가 용이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당초, 항우연은 실용화를 위해 '고속-수직 이착륙 무인항공기 시스템'을 목표로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 아래 총 사업비 2,482억 원을 들여 2015년부터 틸트로터 무인기 세계시장에서 선점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놓고 있었다.
항우연은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무인기 수요동향을 파악해 가며 사업의 시급성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의 '판단'에 따라 이런 목표는 멀어지게 됐다.
지난 11일 '산업통상자원부 추진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면서 그 대상에서 '무인기 사업'을 제외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항우연은 물론 국내 언론들까지 문제점을 지적하자, 기재부는 오는 7월에 자료를 보강해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보였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이 됐다.
내년 개발예산 배정이 안돼 무인기 사업 진행이 사실상 중단됐고, 항우연 측이 기대했던 세계시장 선점 효과도 사라지게 됐기 때문이다.
군도 미래전력사업에서 타격을 입게 됐다.
2013년 9월 13일 합동참모본부는 ‘수직이착륙무인기 소요창출 회의’를 통해 군에 틸트로터 무인기 수요가 있다는 점을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기재부의 '판단'과 '결정'으로 미래전력에 구멍이 나게 됐다.
정부가 나서서 지원해줘도 모자랄, 틸트로터 ‘무인기’ 실용화 목표가 부처 간 엇박자로 정부 스스로 내팽개친 꼴이 된 것이다.
기재부의 틸트로터 무인기 사업예산 삭감은 ‘경제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혁’과 '미래 성장동력 창조'를 강조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기조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일이어서 앞으로 두고두고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