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딘 제코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맨체스터 더비 2패를 기록한 맨유
  • 2013-1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명불허전' 맨체스터 더비
    비록 판 페르시와 아구에로가 빠진 양팀이었지만 경기는 충분히 흥미진진했다. 다만 맨시티 팬들에게만 흥미진진했다는 것이 주요 포인트.
    6일 새벽 4시 45분(한국시각) 맨유의 홈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격돌한 양팀은 우승을 노리는 맨시티와 차기 UEFA 챔피언스리그의 희망을 살리는 맨유의 각기 다른 절박함이 보였다.
    양팀 모두 주포가 빠졌다는 것이 관전 포인트였던 맨체스터 더비는 양팀 모두 원톱 카드와 세 명의 미드필더를 중앙에 배치하는 전력으로 맞불을 놨다. 맨유는 웨인 루니를, 맨시티는 에딘 제코를 최전방에 배치했다. 맨유의 경우 펠라이니와 캐릭, 클레벌리가 동시 출장을 한 점이 특별했다.
    맨유는 전반 46초 만에 실점을 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페널티 박스까지 돌파한 사미르 나스리는 퍼디난드를 앞에 두고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고, 이는 왼쪽 골대를 맞고 중앙 깊숙이 서있던 제코에게 그대로 연결됐다. 오른발을 살짝 댄 제코는 골을 기록하며 시작부터 1-0으로 앞서 나갔다. 퍼디난드의 수비 위치선정에 조금 아쉬움이 있었지만 맨유의 실점 장면은 불운했다.
    약간의 불협화음이 있던 맨유는 15분도 안돼 제코에게 유효 슈팅을 내줬지만 데 헤아가 선방했다. 이후 맨유가 안정을 찾으면서 양팀은 빠른 공방전의 템포를 가져갔다. 전반 24분에는 펠라이니가 논스톱 발리 슈팅을 날렸지만 조 하트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고, 40분 마타의 오른발 슈팅도 골대를 크게 빗나갔다. 전반 점유율은 47(맨유):53(맨시티)으로 큰 차이는 없었지만 안정감과 효율성에 있어선 맨시티가 좀 더 앞섰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맨유는 선수 교체 및 포지션 변경을 꾀했다.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클레벌리를 빼고 카가와 신지를 투입했다. 올 시즌 클레벌리가 선발 출장해 이긴 경기는 단 한 번도 없었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클레벌리를 투입한 것은 결국 실패로 끝났다. 맨유는 후안 마타를 오른쪽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옮겼고, 마루앙 펠라이니를 마이클 캐릭과 함께 중앙 2선에 배치시켰다.
    하지만 맨유의 후반전도 전반전과는 크게 다름이 없었다.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해 수비진에서 나오는 패스 빈도는 여전했고, 오히려 맨시티의 공격에 흔들렸다. 이로 인해 맨유는 자연스레 지공 위주의 전술을 펼쳐야 했다. 반면 맨시티는 실바 중심의 안정된 공격을 펼쳤고, 간간히 뱅상 콤파니가 공격에 가담하는 등 홈팀 맨유를 압박했다. 후반 7분 코너킥에 따른 페르난지뉴의 기습적인 헤딩슛이 살짝 빗나가는 등 맨유는 제공권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결국 후반 11분에 에딘 제코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맨시티는 경기를 장악했다. 맨시티는 코너킥 기회에서 제코가 오른발만 대는 논스톱 슈팅으로 2-0으로 앞서갔다. 필 존스는 데미첼리스를 놓치지 않았던 반면, 퍼디난드는 에딘 제코를 전혀 마킹하지 못했다.
    맨유는 지속적으로 불안했다. 마타는 자신의 장기인 볼 키핑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고, 에브라의 오버래핑에 따른 공격 가담도 전혀 효과적이지 않았다. 이는 왜 그가 더 이상 EPL 정상급 풀백이 아닌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했다. 급기야 맨유는 후반 21분 마루앙 펠라이니 대신 발렌시아를 투입하며 만회골을 넣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이와 반대로 맨시티는 헤수스 나바스를 하비 가르시아로 교체하며 주도권을 유지하려 했다.

    맨유는 루니와 하파엘이 분전한 가운데 후반 25분, 26분 두 차례 대니 웰벡의 유효 슈팅이 나왔지만 모두 조 하트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26분 대니 웰벡은 감각적인 힐킥을 보여줬지만 조 하트를 넘지 못했다.

    맨유는 후반 30분 마지막 교체카드인 치차리토를 꺼냈지만 무기력한 공격은 개선의 여지가 없었다. 오히려 후반 45분 야야 투레의 침착한 오른발 슈팅이 골로 연결되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루니의 프리킥 슈팅 외에 별다른 공격을 못한 결국 맨유는 0-3 패배를 당하며 이번 시즌 맨체스터 더비를 2패로 마감했다. 맨유는 웨인 루니가 수비 라인까지 넘어오며 팀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했고, 하파엘도 우측면을 지배하며 활발한 오버래핑을 보여주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대니 웰백과 후안 마타가 모두 부진하며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던 것이 패인이 됐다.
    이날의 경기를 끝으로 맨시티는 29경기 승점 66으로 2위를 탈환, 우승에 더욱 다가선 반면 맨유는 승점 51점으로 7위에 머물렀다. 차기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도 사실상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