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선교사 김정욱 씨를 '국가정보원 첩자'라며 체포한 북한이 그의 활동을 도운 사람들을 대거 처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5일 신의주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욱 씨가 지난달 27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한 이후 김 씨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평양 주민 수십 명이 자취를 감췄다고 보도했다.

    RFA는 이들이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갔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김 씨가 작년 10월 북한에 잠입할 때 통과한 검문소 책임자들도 줄줄이 체포됐다고 덧붙였다.

    김 씨가 기자회견에서 밀입북 경위를 구체적으로 밝힌 만큼 북한 당국은 이미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 짓고 이에 연루된 사람들의 리스트를 확보했을 가능성이 크다.

    김 씨가 스스로 인정했듯이 그의 활동이 '반공화국범죄'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연루자들은 중형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탈북자단체 자유북한방송의 이석영 국장은 "김 씨에게 도움을 준 사람들은 총살을 당하거나 최소한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간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최근 김정은 유일 영도체계 구축을 위해 '사상전'을 독려하며 반체제적인 사조에 대한 경계심을 고취하는 만큼 김 씨 사건 연루자들을 '본보기'로 삼아 강하게 처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더욱이 북한이 이달 9일 치러지는 최고인민회의 제13기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주민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북한 사회는 한동안 극도로 경직된 분위기 아래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화 탈북난민인권연합 대표는 "요즘은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주민들의 탈북도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이런 분위기가 적어도 김일성 생일인 다음달 15일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