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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연합뉴스) 중국 정부는 27일 '항일전쟁 승리 기념일'과 '난징(南京)대학살 희생자 추모일'을 국가기념일로 정한 직후 별도의 담화를 통해 "일본의 침략전쟁 역사를 뒤집는 행위를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피력했다.
중국 외교부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의 기념일 제정 결정이 나온 27일 오후 홈페이지에 외교부 당국자 명의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담화문을 게재했다.
외교부는 담화에서 12월 13일을 난징대학살 희생자 추모일로 제정한 것과 관련, "중국 인민이 침략전쟁에 반대하고 인류의 존엄과 역사의 정의, 세계 평화를 수호하겠다는 결연한 입장을 밝히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9월 3일을 항일전쟁 승리 기념일로 지정한 것에 대해서는 "역사를 더욱 명확히 기억함으로써 국가주권과 영토안정, 2차대전 승리의 성과 및 전후 국제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확고한 입장을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일본의 일부 세력이 침략역사의 판결을 뒤집고 국제사회의 정의의 심판과 2차대전 성과 및 전후 국제질서에 도전하려 한다"면서 "중국 인민과 세계인은 이를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의 일을 잊지 않는 것은 후대의 스승이 될 수 있다"면서 "역사를 기억하는 것은 이를 거울삼아 미래로 나아가고 역사의 비극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일본 지도자가 역사와 인민, 미래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로 역사를 직시하고 반성하고 잘못된 방침을 바꿀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최근 "중국이 전후 69년 만에 난징(南京)대학살 추모일을 제정하는 데 대해 의구심이 든다"고 발언한 데 대해 미국인, 러시아인, 유럽인, 유대인 등의 전쟁 피해 사례를 거론하며 일본을 강하게 압박했다.
친 대변인은 "항일전쟁 당시 중국인의 엄청난 민족희생과 난징대학살로 인한 피해 동포를 잊지 않는 것은 미국인이 진주만 사건을, 러시아인이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유럽인들이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유대민족이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잊을 수 없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친 대변인은 "2차대전 당시 가해자이자 패전국인 일본 역시 8월 15일을 패전일로 소위 기념활동을 하지 않느냐"면서 "중국은 피해자로서 세상을 떠난 동포들을 추모할 정당한 명분과 이유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일본은 2차대전이 끝난지 70년이 다 돼가는 오늘까지도 일부 인사들이 역사에 대한 건망증과 선택적 기억 상실증을 보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 대변인은 최근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河野)담화 수정 시도를 사실상 공식화한 데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친 대변인은 "강제동원 위안부는 2차대전 기간 일본 군국주의가 일으킨 엄중한 반인도주의적인 범죄"라면서 "피해자들의 몸과 마음에 엄중한 상처를 입혔고 이는 지금까지도 아물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대다수 위안부 피해자들이 세상을 떠났고 생존자들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면서 "일본이 책임있는 태도로 이 문제를 잘 해결함으로써 생존자들을 위로하고 세상을 떠난 분들이 편안히 잠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국방부도 일본의 과거사 부정 움직임을 강하게 질타하고 나섰다.
양위쥔(楊宇軍)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일본 군국주의가 일으킨 침략전쟁의 죄행에 대한 역사의 결론이 났는데도 일부 인사들이 여전히 역사적 결론을 뒤집으려 한다"면서 "전쟁 피해국이 정상적인 기념·추모하는 활동을 하는 데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