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공무원 간첩사건'에 대한 탈북자의 관찰

    어느 해 설날 황장엽 전 노동당비서가
    탈북자동지회 송년모임에서 했던 이야기도 생각이 났다.

    김성민 / 자유북한방송

    1개월 전 쯤 ‘자유북한방송국’사무실로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필자가 외근중이라 다른 직원이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내용을 물으니 “김성민 그 인간 가만 안 둔다, 대한민국에서 살지 못하게 하겠다”는 내용이란다. 
     
    협박이라면 나름 일가견이 있는지라 그냥 넘기려 했는데 “관련 경찰서에서도 수차 전화가 왔었다”기에 자초지종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인즉 ‘탈북자위장간첩사건’으로 최근 형을 살고나온 어느 탈북여성이 출옥 후 본인이 썼다는 인터뷰기사를 보고 “나는 김성민과 인터뷰 한 일도 없는데, 마치 나를 인터뷰한 듯이 기사를 썼고 그 내용도 심히 왜곡 되었음”으로 필자를 경찰에 고소했다는 것이었다. 
     
    제법 맞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이 인터뷰를 하지 않았는데 인터뷰기사가 나갔고 그 내용도 심히 왜곡되었다면 간첩이 아니라 간첩의 할애비라도 상대를 고소하고 처벌받게 할 수 있는 곳이 대한민국이니 말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속이 얼얼해 났다.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하면 아예 확~날려버리고 싶었다. 
    간첩X이! 그것도 출옥한지 불과 몇 개월도 안 된 X같은 X이! 
     
    그따위 말도 안 되는 ‘고소’ 때문에 경찰관까지 수차 전화를 걸어왔다고 하니 일단 경찰부터 ‘줄기차게 씹어대며’ 그녀가 말했다는 관련기사를 찾아보았다. 간첩은커녕 간첩혐의자조차 꺼림칙해 하는 필자의 성격상 인터뷰를 자처했을 리 만무지만 그래도...적지 않은 시간을 들여 문제의 기사를 찾아냈고, 읽어보았다. 
     
    그러고 나서 전화기를 손에 들었다. 상대가 여자이고, 설사 오해를 했다고 용서를 빌어도 그럴 생각은 꼬물만큼도 없었다. 그러는 내입에서 무슨 말이 터져 나올지를 읽었는지 사무실직원들이 한사코 막아 나섰다. 그럼에도 수화기를 들고야 마는 나를 향해 누군가가 비명처럼 소리를 내질렀다.
     
    “같은 탈북자끼리 왜 그래!” 
     
    ‘같은 탈북자’ 
     
    일순, 가슴언저리가 저려났다. 어느 해 설날 황장엽 전 노동당비서가 탈북자동지회 송년모임에서 했던 이야기도 생각이 났다. 
     
    “나를 보고 일부 탈북자들이 ‘고위층에서 살다온 사람이 여기 와서도 이래라 저래라 한다’고 나무라는데 그건 정말 고쳐야 할 습관인 것 같다. 하지만 북한 고위층에 대한 생각은 틀렸다. 북에서 여러분들이 김일성, 김정일의 노예였다면 나는, 김일성 김정일의 상급노예로 살았고 그 치욕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다. 지금 이 자리에 북에서 군인이었던 사람, 안전원(경찰)이었던 사람, 노동자였고 농민이었던 사람들이 있지만 우리들 중 누가 북한에서 바쳤던 그 ‘맹목적인 충성경쟁’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있나, 우리 탈북자들은 다 같은 김일성, 김정일의 노예였을 따름이다.” 
     
    그러고 보면 북에서 살 때 ‘노동당입당’과 ‘공화국영웅’이 꿈이었던 사람이 나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좋은 대학과 좋은 직업이 꿈인 것처럼 북한이라는 잘못된 제도를 살아온 사람에겐 일그러진 꿈과 희망이 한때의 삶, 그 자체가 아니었던가. 
     
    그렇게 잘났고 못 났고를 떠나 과거를 잊고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고자 힘겨운 날을 사는 사람들, 고향을 버린 대신 자유를 찾았더라는 이율배반적인 자괴감으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해야만 하는 존재가 탈북자인 까닭에, 품었던 증오를 전화기와 함께 조용히 내려놓았다. 
     
    또다시 불거진 탈북자 위장간첩 유우성 사건 
     
    그렇게 ‘위장탈북자 간첩사건’과 담을 쌓았는데, 이번에는 ‘탈북자 유우성 관련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가왔다. 
     
    포털에 유우성을 치고 연관검색어를 둘러보니 ‘유우성 출입경기록’, ‘유우성 조작’, ‘서울시간첩조작’, ‘간첩조작사건’, ‘서울시간첩조작사건’, ‘국정원간첩조작’, ‘중국공문서위조’, ‘서울간첩조작’ 등이 쏟아져 나왔다...(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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