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당기관지 "美, 핵심이익 건드리면 대가 치를 것"

    "오바마-달라이 회동, 위태로운 카드탑"…中, 美대리대사 초치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중국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회동한 데 대해 중국 주재 미국 대리 대사를 초치하고 당기관지를 통해 '관계악화'를 경고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22일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에 따르면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은 오바마-달라이 라마 회동 직후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중국 주재 미국 대사대리를 불러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기어코 달라이 라마를 회견했다"며 '엄정한 항의'를 제기했다.

    또 "미국의 이같은 잘못된 행위는 중국의 내정을 엄중하게 간섭한 것이며 '시짱(西藏·티베트)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약속과 국제관계의 기초적 준칙을 엄중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미관계에 대한 엄중한 훼손', '강렬한 분개와 강력한 반대'라는 거친 외교적 수사도 동원했다.

    미국이 티베트 문제에서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장 부부장은 "미국은 한쪽으로는 시짱이 중국의 한 부분으로 '시짱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시짱독립' 분열집단의 우두머리인 달라이 라마와의 회견을 기획했다"며 "미국의 이런 고집스러운 행동은 앞으로 중미협력과 양국관계를 훼손하고 미국 자신의 이익도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 부부장은 시짱 문제를 이용해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중단하고 이번 회동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없애기 위한 실제적 행동에 나서라고 미국에 촉구했다.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해외판)는 이날 오바마-달라이 라마의 이번 회동을 미국 정치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카드탑)에 비유하고 "중국의 핵심이익을 건드리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신문은 "미국과 달라이 라마가 서로 의존하고 이용하면서 '카드탑'을 쌓고 있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견실하고 화려해 보일지 모르지만, 중국인들이 보기에는 비뚤어져 있다"며 "그런 카드탑은 금방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달라이 라마의 회동의 이면에는 정치적 거래가 놓여있고 이는 권모술수가 가득한 미국 정치권의 현실을 연상케 한다는 것이다.

    또 미국이 달라이 라마가 주장하는 소위 '중도' 주장에 동조하는 것에 대해 "'중도'는 '선자치 후독립' 방식의 '시짱독립 노선'"이라며 미국이 말로는 '시짱독립'을 반대한다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달라이 라마를 지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인민일보는 "시짱을 중국에서 분리하려는 그 어떤 세력의 의도도 일장춘몽에 불과하다"며 "중국 핵심이익의 마지노선을 건드리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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