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고 쓰는 한국産 쇼트트랙, 그 중심엔 '신형엔진' 심석희(17, 세화여고)가 있었다.

    1994 릴레함메르와 1998 나가노 동계 올림픽의 영웅 전이경, 2006 토리노 동계 올림픽의 천재 진선유 후로 대한민국 쇼트트랙은 잠시 주춤하는 듯했다. 세계 쇼트트랙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상향평준화가 된 부분까지 감안한다면, 이번 소치에서 활약한 심석희는 대한민국으로선 엄청난 수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이경과 진선유를 이을 대한민국의 희망. 물론 17세 소녀가 감당하기엔 조금 부담스러운 타이틀 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여자 1500m 결승과 3000m 계주 결승에서 보여준 심석희의 패기와 강심장을 본다면 이런 표현이 결코 과하진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심석희는 세계랭킹 1위가 아니던가.

    2005년 전국 꿈나무 쇼트트랙 빙상경기대회 1500m에서 2위를 하며 8세 때 '슈퍼 루키' 의 등장을 알린 심석희의 이력은 화려하다. 국내 경기부터 ISU 쇼트트랙 월드컵까지, 17세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그녀는 이미 쇼트트랙에 있어선 '베테랑' 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심석희의 성장은 아직도 '진행형' 이라는 것이다. 릴레함메르의 스타로 떠올랐던 전이경이 나가노에서도 디펜딩 챔피언의 위엄을 보여준 것을 기억한다면, 홈 그라운드인 평창에서 뛰게 될 심석희를 상상하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그녀와 경쟁하게 될 외국 선수들에겐 악몽이겠지만 말이다.

    17세의 소녀가 4년 전의 역사를 180도 바꿔 쓴 역사적인 순간. 바로 2014년 2월 18일이었다. 드라마도 이런 드라마가 있을까. 4년 전, 중국이 가져갔던 금메달을 고스란히 다시 가져온 역사의 중심엔 대한민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4인방, 그 중 심석희가 있었다.

    '신형엔진' 심석희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사진 = 연합뉴스 / 심석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