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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주말드라마(토,일 오후 7시 55분) '왕가네 식구들'(연출 진형욱, 극본 문영남) 16일 방송에서 무리한 해피엔딩으로 시청자들에게 당혹감을 안겨 주며 막을 내렸다.
'왕가네 식구들'은 50%의 시청률에 육박 하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몇 가지 요인이 작용 했다.
첫째, 왕가네라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 사람들에게 쉽게 공감대를 형성 할 수 있었다.
둘째,보통 드라마에서는 판사, 의사 등 상류층이 주로 주인공으로 나와 괴리감을 주는데, '왕가네 식구들'은 평범한 직업을 가진 일반 시민들을 내세워 친근감을 주었다.
셋째, 다양한 캐릭터로 다양한 성격과 삶을 그려 흥미를 유발 했다.
넷째, 극한 상황으로 몰아가며 인간의 희노애락을 강하게 표출시켜 함께 웃고 울며 카타르시스를 주며 안방 극장 시청자들을 TV 앞에 붙들어 매었다.
그러나 무리한 설정과 억지스런 전개로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주기도 했다.
끝이 좋으면 앞의 것은 다 잊어 버리고 다 좋다는 말이 있는데, 아쉽게도 마지막 기회인 16일 마지막 종영까지 자연스럽게 마무리 짓지 못 하고 당혹감과 허탈감을 주고 막을 내렸다.
왕가네 식구들의 미래는 시청자들의 상상에 맡기고 끝났으면 좋았을 것이다.
마지막까지 매듭을 짓지 않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질질 끌며 분통을 터뜨렸던 순정과 민중의 문제만 종지부를 찍고 끝났으면 무리 없이 끝났을 것이다.
사람 사는 게 어디 말처럼 늘 해피엔딩으로만 끝나고, 말처럼 척척 문제가 순식간에 풀려 나가는가?
살면서 하나씩 풀고, 시간이 지나면서 풀어지는 게 인생이다.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왕가네는 모두 행복해야 하고 잘 되야 한다는 논리로 왕가네가 갑자기 집문서를 찾고, 수박이는 느닷없이 디자이너 공부하러 유학 가고, 최대세는 아들 삼남이한테 말도 안 하고 있다가 갑자기 결혼 발표 자리에 삼남을 데리고 나가고, 수박이는 민중이와 헤어진 원수같은 순정이를 찾아가고, 수박이가 민중의 집을 드나들며 순정이와 다정하게 지내고 황당한 게 한 둘이 아니다.
왕가네 식구들이 어려움을 통해 변화되어 가고 정신 차리고 열심히 사는 것으로 끝났으면 자연스럽고 좋은 이미지를 남겼을 것이다.
시청자들에게도 왕가네 식구들이 일어서는 과정을 통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아쉽게도 마지막 희망을 앗아가고 끝났다.
[사진출처=KBS2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