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극본 하명희, 연출 최영훈)에서 가장 많은 갈등과 질타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는 캐릭터는 단연 지진희가 맡은 역할 유재학이다.

    지난 20일 방송된 <따뜻한 말 한마디> 13회에서 재학은 자신의 외도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뱉어내며 시청자들을 공감케 했다. 현명하고 헌신적인 아내와 아들들, 살얼음판 같지만 목표에 이른 사업과 사회 생활은 그를 완벽한 남자로 보여지게 하는 듯 했다.

    지금까지 줄곧 누군가를 책임지는 인생만 살아왔던 재학이 처음으로 진심을 다해 사랑하는 여자가 생기게 됐다.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진실된 사랑 하나를 갖지 못했던 재학에게 은진(한혜진)과의 사랑은 만인에게 외도로 점철되었을지 모르겠으나 그에게는 꼭 갖고 싶던 한가지였을 것.

    한편으로는 가정사가 그리 평탄치 못했던 미경(김지수)에게서 보지 못했던 밝음을 유복한 집에서 태어나 부모님의 사랑을 담뿍 받고 자란 은진에게서 느꼈을 터다.
     
    지진희는 모든 것을 가진 듯 보이지만 가장 중요한 단 한가지를 가지지 못했던 재학의 모습을 마치 자신의 옷을 입은 것처럼 호연하고 있다. 가정을 지켜야 하는 가장의 고뇌와 진실된 사랑이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외도로 보여질 수 밖에 없는 은진과의 관계 사이에서 누구보다 고민하고 아파하는 모습을 흠잡을 데 없는 연기력으로 표현했다.

    이미 중반을 넘어선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의 재학은 앞으로 더욱 험난한 가정의 위기를 맞닥트릴 것으로 보여진다.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재학의 행보를 지진희가 어떻게 표현해낼지 기대가 모아진다.

    (지진희, 사진=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