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셰크터 지난 11일 영면"…한국전 다룬 영화 실제 주인공

    (워싱턴=연합뉴스) 미군 전투기 조종사들의 한국전 활약상을 그린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참전용사 케네스 셰크터 씨가 별세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년 83세.

    신문은 미 해군 소속 파일럿으로 한국전에 참전한 셰크터 씨가 전립선암으로 지난 11일 캘리포니아주(州) 페어필드에서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뉴욕에서 태어나 주로 로스앤젤레스에서 자란 셰크터 씨는 캘리포니아대 재학 중 한국전에 참전해 오른쪽 눈을 실명했으나 이후 스탠퍼드대에서 학사,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각각 받았다.

    그는 한국전이 한창이던 지난 1952년 3월 22일 철도·도로 폭격 임무를 띠고 비행하던 중 적군의 포격으로 자신이 조종하던 '스카이레이더' 전투기의 파편이 튀는 바람에 얼굴이 피범벅이 되면서 앞을 볼 수 없게 됐다.

    이후 함께 편대 비행을 하던 동료 하워드 테이어의 도움으로 무려 45분간 앞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조종을 계속했고 다행히 비상착륙에 성공했지만 오른쪽 눈의 시력을 영원히 잃었다.

    그는 한국전에서의 용맹한 활약을 인정받아 지난 1995년 공군수훈십자훈장(DFC)를 받았다.

    특히 셰크터 씨의 당시 '기적의 비행'은 한국전 직후인 1954년 제작된 '멘 오브 더 파이팅 레이디'(Men of the Fighting Lady)라는 제목의 할리우드 영화로 유명해졌다.

    존 웨인 주연의 영화 '지상 최대의 작전'의 공동감독이었던 앤드루 마튼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에서 배우들은 셰크터 씨와 당시 전우들의 실명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이들을 영웅으로 묘사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셰크터 씨는 한국전 이후 활발한 사회활동을 했지만 그의 인생은 22살 때 한국 상공에서 벌어졌던 전투 임무에서 달라졌다"면서 당시 착륙 상황을 상세하게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