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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대사, 日지진피해지 방문…감성외교 시동
초등학교·가설주택 찾아…"미국은 결코 日재해주민들 잊지 않을 것"
(도쿄=연합뉴스) 부임 이후 웬만한 국가의 정상 이상의 환대를 받는 캐롤라인 케네디 신임 주일 미국대사가 일본인들 마음을 얻기 위한 공공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케네디 대사는 25일 동일본대지진(2011년 3월11일) 피해지역인 도호쿠(東北)의 미야기(宮城)현을 방문했다.
그는 대지진 당시 미국인 영어 보조교사 테일러 앤더슨 씨가 쓰나미에 휩쓸려 사망했던 현내 이시노마키(石卷)시의 한 시립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고, 서예수업을 참관했다. 서예수업때는 '친구'라는 뜻의 '우(友)'자를 직접 써보이기도 했다.
이어 저녁에는 대지진 이후 주민 약 40%가 지진후 다른 지역으로 피난하거나 이주한 미나미산리쿠초(南三陸町)의 한 가설주택을 찾아 주민들을 위로했다.
이들 일정에 앞서 케네디 대사는 센다이(仙台)시의 미야기현청에서 무라이 요시히로 지사와 면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케네디 대사는 대지진 이후의 부흥사업 진척 상황을 설명받은 뒤 "미국 정부는 결코 재해지역 주민들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인들은 재해지역 주민들이 보여준 용기와, 고난을 딛고 일어서는 힘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케네디 대사는 또 "대지진으로 지역에 어떤 타격이 있었는지에 대해 듣고, 어떤 협력이 가능한지를 생각해 보겠다"고 부연했다. 더불어 센다이가 연고지인 프로야구팀 라쿠텐 골든이글스가 올해 일본 정상에 오른 것은 멋진 일이었다며 찬사를 보냈다.
케네디 대사의 미야기행은 지난 15일 부임 이후 첫 일본 내 출장이다. 대지진 피해지역을 첫 출장지로 택한 것은 일본인들의 마음에 다가가려는 '감성외교' 행보로 읽힌다.
같은 맥락에서 케네디 대사는 부임 전인 지난 13일 주일 미 대사관 홈페이지에 일본 국민에게 전하는 영상 메시지를 게재했다. 그는 20세때 히로시마(廣島)를 방문하고 신혼여행 때 교토(京都)와 나라(奈良)를 찾은 사실 등 일본과의 인연을 사진과 함께 소개한 뒤 일본어로 "일본에서 만납시다"라고 인사했다.
케네디 대사는 정치적 현안에서도 일본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그는 이날 오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과의 전화 회담에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설정 문제에 관해 미국과 일본이 긴밀하게 연대해 대응하자는 의사를 밝혔다.
케네디 대사는 "중국의 일방적인 행위에 대한 일본의 신속한 대응을 높이 평가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이자 미국 최고의 정치 명문가 출신인 케네디 대사는 일본인들에게 유명 연예인 수준의 관심을 받고 있어 공공외교 수행에 필요한 '자산'이 역대 어느 주일대사보다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9일 왕궁에서 열린 신임장 제정식때는 마차를 타고 지나가는 케네디 대사를 보기 위해 왕궁 앞 광장에 수천 명의 시민이 모여들었고, 그의 트위터 계정 팔로워수는 25일 현재 5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케네디 대사는 26일 또 하나의 대지진 피해지역인 이와테(岩手)현을 방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