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데일리에 보낸 취업생 편지, 1시간 만에 합격서 탈락! 제3의 인물 관여했나?
  • ▲ 19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본인이 민주당 노영민 의원에게 보낸 문자를 확인하고 있는 김진표 의원
    ▲ 19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본인이 민주당 노영민 의원에게 보낸 문자를 확인하고 있는 김진표 의원




  • ▲ 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19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같은 당 노영민 의원에게 보낸 취업청탁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 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19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같은 당 노영민 의원에게 보낸 취업청탁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 “어려운 부탁드려 죄송합니다”


    지난 19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민주당 김진표 의원(수원정, 02-784-5364, jp311@assembly.go.kr)이
    [인사청탁]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이
    <뉴데일리>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죄송합니다, 장관님 부탁드립니다.
    설명회 다녀온 OO 친구 말로는
    사무직 24명을 뽑을 거라고 했다고 합니다.

    어제 B가 남부발전 시험을 봤습니다.
    어려운 부탁드려 죄송합니다.”


    김진표 의원은
    문자메시지를 받은 직후,
    공기업을 감독하는 국회 산업자원통상위원회 소속이자
    같은 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노영민 의원((충북 청주 흥덕을, 02-784-2704, youngmin21c@hanmail.net)에게
    수험생 부모의 직업 등이 적혀 있는
    문자를 전달했다.    

    “13년 K대 스페인어과 졸업 이름 B
    한전 남부발전 지망
    KOSPO 15XXXXX
    아버지가 삼성전자 협력업체 경영.”


    노영민 의원은
    해당 문자메시지를 확인한 후
    곧바로 국회 본회의장을 떠났다.


    관련 기사: 
    [단독]김진표-노영민, [취업청탁] 주고 받았나
    http://www.newdaily.co.kr/news/article.html?no=179313



  • ▲ ⓒ한국전력 홈페이지 캡처화면
    ▲ ⓒ한국전력 홈페이지 캡처화면



#. 뉴데일리에 도착한 편지


김진표-노영민 의원의
[인사청탁] 관련 보도가 나간 뒤,
몇 시간이 채 되지 않아
<뉴데일리>에 추가 의혹을 제기하는
한통의 장문의 편지가 도착했다.


안녕하세요, 기자님.

오늘 아침 기사를 보면서
어제 추스렸던 슬픈 마음이 더 슬프게 느껴졌습니다.

사실 저도 남부발전 경제분야 지원해서
어제 합격자 발표를 확인했습니다.

친구와 함께 도서관에서
제 이름이 적힌 합격소식을 확인했습니다.
심지어 OOO님 합격을 축하드린다는 메시지까지 받았습니다.
친구는 옆에서 축하해 주었고,
[두 번 더 접속해서] 합격을 확인한 후에 집에 전화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최초 합격소식을 접하고 1시간 뒤,
유의사항과 날짜를 적으려고 접속했을 때
이번엔 (처음과는 달리) 불합격됐다고 내용을 접했습니다.

   - 제보자의 편지 中


내용인 즉슨,
<한전 남부발전>에 응시해 19일 오후
[합격 통보]를 받은 한 취업 준비생이
불과 1시간여 만에 갑작스럽게 탈락했다는 통보를 다시 받게 됐고,
자신의 탈락과 이번 인사청탁 사건이
어떤 연관성을 갖고 있는 게 아니냐며
추가 취재를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 의문점 1: 왜 합격자가 탈락자로 바뀌었나?

                 
기자는 이점을 확인하기 위해
<한전 남부발전> 측 인사담당자와
전화 통화를 시도했다. 


뉴데일리:
합격자가 1시간 뒤 왜 탈락자로 바뀌었나?

인사 담당자:
전산적 오류다.

뉴데일리:
이런 경우가 많은가?

인사 담당자:
처음 있는 일이다.
사이트를 관리하는 업체 사람에게
뉴데일리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전화 연결)


뉴데일리: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인가?

사이트 관리자:
사용자가 몰려 불합격자 페이지가

백지로 나온다는 민원이 있었다. 
그래서 운영자가 페이지를 수정하던 중 
합격자 페이지와 불합격자 페이지가 바뀐 것이다.
바뀐 시간은 1분 안쪽이다.




#. 의문점 2: 1분 안쪽이라고?


“두 번 더 접속해서 합격을 확인한 후” (제보자의 편지 내용)

1분 안에 확인자가 몰리는 시간에
제보자는 과연 2번이나 접속할 수 있었을까?
          

친구와 저는 당황해서
도서관에서 나와

여러 대의 컴퓨터로 접속해도
아까와는 다른 화면에 당혹스러웠습니다.


바로 채용팀에 전화했더니,
[전산오류인 것 같다]
[우리가 갖고 있는 명단에는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였습니다.

솔직히 취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을(乙)이 되었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느꼈습니다.


혹시나 저와 같이 전산오류가 있을 지원자들이 있을까봐
[공준모]라는 카페에 글을 바로 올렸습니다.

오늘 아침 이러한 사실을 안 친구들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빨리 기사 보라고.

청탁받은 지원자는 경희대로,
저희 학교 근처에 있습니다.
학교 수준도 비슷하구요.

저는 [중경외시]라고 불리는 학교에 있습니다.
친구들은 [아무리 봐도 연관성 있지 않느냐]라고 얘기하는데
저는 확실하지도 않으니깐 잔말 말고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기자님, 저도 부모님을 통해 친분이 있는 장관이 계십니다.

하지만 저는 정정당당하게 지원하고 합격하고 싶어서
부모님께 절대 그런 부정을 하시지도 말고,
심지어 제가 어디 지원했는지 알려드리지도 않습니다.

어제 채용팀 직원이
[미안하다] 한 마디를 한 번이라도 했더라면
제 슬픈 마음 조금이라도 위로받았을텐데,
오늘 아침 기사를 접하면서 이런 현실에 너무 슬픕니다.

날 추워지는데 항상 건강하시고
부정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기사 꼭 부탁드립니다.

   - 제보자의 편지 中


<뉴데일리>는
한 젊은 청년의 좌절을 편지에서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다각적으로 취재를 시도했다.




  • ▲ '김진표-노영민' 의원 홈페이지 캡쳐
    ▲ '김진표-노영민' 의원 홈페이지 캡쳐


    #. 의문점 3: 노영민은 바보다?

                       
    <뉴데일리>는
    노영민 의원 측에게 연락을 받았다는
    한전 남부발전 관계자를 찾았다.

    <한전 남부발전>의 경우,
    국회의원을 상대하는 차장급 직원을 국회에 파견해
    정보를 교류하고 있었다.


    뉴데일리 :
    어제 노영민 의원 보좌관에게 전화를 받으셨나?

    남부발전 관계자:
    19일 밤 10시에 연락 바란다는 문자가 왔다.
    30분 뒤 제가 밤 10시 30분께 노영민 의원 보좌관에게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뉴데일리:
    앞뒤가 맞지 않는다.
    노영민 의원에게 인사청탁한 김진표 의원은
    19일 오후 5시30분께 뉴데일리와 통화하면서
    OOO의 당락 여부를 이미 알고 있었다.

    남부발전 관계자:
    아니다.
    내가 밤 10시30분에 알려줬다.

    원하면 확인 시켜드릴 수 있다.

    뉴데일리:
    그럼 그 전에 확인해 준 사람이 누구냐?

    남부발전 관계자:
    나도 모르겠다. 

    뉴데일리:
    기자가 노영민 의원과 5시20분께 통화했다.
    취재 내용을 알고 있는
    노영민 의원 측에서
    (문제가 될 게 뻔히 알면서)
    당락여부를 다시 확인했다는 것이 말이 되나?

    남부발전 관계자:
    나도 미치겠다.
    하지만 내 말은 진실이다.




  • ▲ '김진표-노영민' 의원 홈페이지 캡쳐
    #. 의문점 4: 미리 접촉한 사람은 누구?

    <뉴데일리>가   
    노영민 의원과 통화 한 시간은 오후 5시12분.

    청탁 당사자와 통화 한 시간은 5시15분.

    김진표 의원과 통화 한 시간은 5시33분.

    합격자 발표 시간은 6시에서 6시30분 사이.

    노영민 의원 보좌관이 합격 여부를 확인한 시간은 밤 10시30분.

    <한전 남부발전> 관계자의 말이 진실이라면,
    오후 5시33분 당시
    김진표 의원은 당락여부를 알 수 없다. 

    모든 내용을 종합해 볼 때,
    다른 [제3의 인물]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의문점 5. 청탁자 신상 과대포장, 김진표는 뻥쟁이?


    13년 K대 스페인어과 졸업 이름 B
    한전 남부발전 지망
    KOSPO 15XXXXX
    [아버지가 삼성전자 협력업체 경영]


    김진표 의원이 보낸 지원자의 신상 중
    [아버지가 삼성전자 협력업체 경영]
    이라는 부분은
    <뉴데일리>의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지원자의 아버지는 운송업을 하고 있었고
    삼성 협력업체 명단에 없는 회사였다.

    김진표 의원은 왜!?
    지원자 OOO의 신상을 과장하면서까지
    노영민 의원에게 정보를 전달했을까.


    <삼성>이라는 대기업 타이틀을 엮어가면서
    노영민 의원이
    한전 남부발전에 압력을 행사하길 바라서였을까?

    갈수록 의혹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뉴데일리>의 취재 과정에서
    [인사청탁]에 연루된 대부분 인사들은
    “모르겠다”
    “말할 수 없다”
    “(내가) 아니다”
    “다른데 알아봐라”

    서로 모르쇠 반응을 보이며
    책임을 전가하고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자신들이
    을(乙)을 위한 정당이라고
    입버릇처럼 외치고 있는 민주당.

    수년째 일자리를 찾지 못해
    거리를 배회하는 취업생들의 통곡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