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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동석 ⓒ 이미화 기자
연기를 시작할 때 벼랑 끝에 선 기분이었습니다.
되돌아갈 것을 생각하지 않았으니까요.
자신감이 있어서 시작 했다기 보다
약간은 미쳤던 것 같기도 합니다.- 마동석
배수의 진(背水陣),
물을 등진 채 진을 치는 것.
즉, 죽을 각오를 하고 적과 싸운다는 뜻이다.배우 마동석 만큼 이 말이 잘 어울리는 배우가 어디 또 있을까.
화려한 웨이트 트레이너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배우가 되고 싶다는
단 하나의 꿈을 좇아 한국에 온지 벌써 10년이 다 돼간다.
"벼랑 끝에 선 기분이었다"는
그의 말이 결코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그랬던 그가 이제는 충무로에서 [대세]로 자리 잡아
<마동석>이란 이름 석 자를 널리 떨치고 있다.
꽉 찬 스케줄로 인해 몹시 지쳐보였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았던
프로페셔널 한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예전의 그 간절했던 마음이 팬들에게 전달 돼
응답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도 한 연기파 배우 마동석.그의 숨겨졌던 뒷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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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동석 ⓒ 이미화 기자
- 최근 충무로 대세로 불리고 있다. 근황? 체력 상태는 어떤지?체력적인 문제는 없다.
영화 찍는 작업이 체력전이다.
오히려 작업이 편하다.
우연찮게 우정출연을 많이 하게 됐는데
부담이 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신(SCENE)을 살려줘야 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힘든 것이 있다.
그래서 당분간 우정출연을 안 할 예정이다.- 영화 <더 파이브>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우선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주셨고
만나서 대화를 나눴는데
캐릭터의 좋은 점이 눈에 들어왔다.
영화 <이웃사람>에서 나왔던
악인을 혼내 주는 그런 캐릭터도 담겨 있었고,
아픈 아내가 동기가 돼서
움직이는 모습이 인간적이라고 느꼈다.
또 지금은 비록 사회적으로 눌려 있어서 어렵게 살지만
나중에는 주인공을 도와주게 되는 그런 드라마들이 있어서 좋았다. -
- ▲ 마동석 ⓒ 이미화 기자
- 캐릭터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은 있는지?
기능적으로 필요한 것이 몇 가지 있었다.
오토바이 장면이나 액션 장면에서는 준비가 필요했다.
연기적으로는 감독님께서
<대호>란 캐릭터가 전라도 출신이지만
서울에 오래 살았기 때문에
사투리를 너무 지나치지 않게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셨다.
억양만 남아 있게 말을 해야 했다.
전라도 억양이 남아 있는 서울말이라고 해야 할까.또 인물의 행동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처음엔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나중에 가서는 <은아>를 위해서 움직이게 되는데
이 부분에 있어 다소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은아>가 지시한 작업을 하다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인데
어떻게 아픈 부인을 남겨두고
저렇게까지 행동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어느 정도는 영화적인 판타지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조금 더 리얼하게 연기해서 튀지 않도록 했다.개인적으로 인물의 드라마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그래야 인물이 행동하게 되는 이유가 생기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런 지점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인물이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해 납득이 돼야 한다.
그래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에 있어서는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하기도 했다.
시나리오가 약간 수정되기도 했다.
물론 초반에 상의를 하고 나중에는 거의 다 따라가는 편이다.-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는데?
영화에서 애드리브처럼 보이는 부분들이 많다.
실제로는 모든 대사가 시나리오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영화가 리얼한 것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성향이 그런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홍상수 감독님, 김기덕 감독님의 영화를 참 좋아한다. -
- ▲ 마동석 ⓒ 이미화 기자
- 스턴트 연기를 선보였는데?
아까도 언급했듯 오토바이 신이 있었다.
보는 것 보다 위험하다.
평소에 운동을 하긴 하지만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야구 같이
땅에서 하는 운동을 주로 하는 편이다.
야구는 정말 좋아한다.
사실 오토바이를 타는 것이 두렵기보다는
부상을 당했을 때 작업을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 힘든 것이다.
드라마 <태양을 삼켜라>를 촬영하던 중
3층에서 떨어져 크게 다친 적이 있다.
어깨가 부러지고 척추가 부러졌었다.
거의 6개월 동안을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촬영을 다 했다.
이런 고생을 해보니까 정말 안 되겠더라.
프로답지 못한 것도 같고.- 직업배우? 아티스트? 추구하는 것은?
어쨌든 영화는 종합예술이고
배우는 예술을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현장에 나가면 자신이 추구하는 예술만을 할 수 없다.
동업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인간적인 것이나 기능적인 것도 필요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기능적으로만 할 수 없는 것이
영화라는 매체가 현실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가짜처럼 보이면 바로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진정성을 갖고 하려면
일이라고 생각만 해서는 절대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예술적인 것과 기능적인 것의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 ▲ 마동석 ⓒ 이미화 기자
- 실제 성격은?
긍정적인 편이고 원만한 편이다.
하지만 영화에 나오는 모습이 조금씩은 다 있는 것 같다.
어리바리 하지만 순수한 모습도 있을 것이고,
<부당거래>처럼 능구렁이 같지만
의리 지키는 모습도 있을 것이고,
<이웃사람>처럼 누가 돈을 갚지 않으면
화를 내는 모습도 있을 것이고 (웃음)또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편이다.
어머니께서 "넌 어떻게 귀찮은 거 그렇게 싫어하면서
운동은 그렇게 열심히 하냐"고 물으시기도 했다. (웃음)- 배우가 된 계기는?
고등학생 때부터 배우에 대한 꿈이 있었다.
그때부터 교회에서 연극도 좀 하고, 밴드도 했었다.
무대에 서서 연기를 하거나 음악을 할 때
타인이 나의 행위에 의해서
마음이 움직여진다는 사실이 무척 매력적이었다.
또 나 스스로도 힐링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무엇보다도 싫증이 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싫증을 잘 내는 편인데
연기는 계속 꾸준히 할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미국에서 먹고 살려다 보니
웨이트 트레이너, 막노동, 접시닦이, 버스보이,
요리보조, 나이트 클럽 기도 등 여러 일을 하게 됐다.
그렇게 하면서 운동을 계속 했는데
하다 보니 프로에 가까워지게 됐다.
그렇게 트레이너 자격증을 따고, 체대에 가고,
유명한 선수들의 트레이너를 하게 되고 계속해서 유명해지게 됐다.
하지만 꿈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언젠가 들었다.
사실 트레이너를 하는 중간에도
한국에서 시나리오를 받곤 했다.
결국 미국에서 오디션 테이프를 보내게 됐고,
<천군>이란 영화로 데뷔를 하게 됐다.배우를 하러 미국에서 모든 것을 접고 한국에 온 순간,
이것이 아니면 안 된다는 자세로 임했다.
[단 한 번도] 상황이 안 좋게 됐을 때
다시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의지의 표현으로 20년 동안 만들어 왔던 몸을 다 버리고 왔다.
벼랑 끝에 선 기분이었다.
알 수 없는 미래이지 않은가.
(연기를) 자신감이 있어서 시작 했다기 보다
약간은 미쳤던 것 같기도 하다. -
- ▲ 마동석 ⓒ 이미화 기자
- 많은 출연, 이미지 소비가 빠를 수 있다. 걱정되지 않나?
그렇지는 않다.
이미지가 분명히 노출이 많이 되다 보면
식상해 질수도 있고
강한 역할을 많이 하다보면
굳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이 채워나가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어려운 역할을 하면서 배우는 것 같고
조금씩 성장하는 것 같아서
자신감도 채워지는 것 같다.- 작품을 고를 때 고려하는 것?
그때 그때 느낌이 오는 것을 선택한다.
일단 무조건 시나리오와 캐릭터를 생각한다.
어떨 때는 시나리오를 보지 않아도
신뢰하는 감독님이 있다면
바로 작품 출연을 결정하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감독님인
김성수 감독님, 윤종빈 감독님, 류승완 감독님 등
이미 작업을 했던 감독님들과도 다시 작업을 해보고 싶다.
최동훈 감독님, 봉준호 감독님, 홍상수 감독님과도
작업을 해보고 싶다. -
- ▲ 마동석 ⓒ 이미화 기자
- 해보고 싶은 연기가 있다면?
원래 버디무비를 좋아한다.
두 명의 이야기가 담긴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오는데
정말 좋아한다.
좋아하는 장르의 시나리오가 계속해서 들어와서
신기하기도 하다.- 결혼 생각? 이상형은?
이상형은 없다.
그런 거 없어진지 오래됐다.(웃음)
나이가 많아서 없다기 보다
삼십대 초부터 생각해본 이상형이 없다.
아버지도 "남자는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결혼은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할 것이다.- 차기작 계획?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위에서 말했던 작품들 중(버디무비 스타일의 영화)에서
들어갈 것 같다.[ 사진= 이미화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