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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파탄으로 올여름 파산을 선언한 미국 미시간주(州) 디트로이트시(市)에서 약 40년만에 처음으로 백인 시장이 선출됐다.
5일(현지시간) 진행된 디트로이트 시장 선거에서 백인 후보인 마이크 듀건이 흑인 후보인 베니 나폴레옹을 꺾고 시장으로 당선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흑인 인구가 80% 이상인 디트로이트에서 백인 시장이 탄생한 것은 1970년대 초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비공식 개표 결과로는 듀건과 나폴레옹이 각각 55%와 45%의 지지를 받았다. 나폴레옹 후보는 이날 밤 선거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전직 카운티 검사이자 디트로이트 의료센터장을 지낸 듀건은 재정난에 시달리는 도시를 살려낼 '강한 시장'이라는 이미지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트럭 운전사로 일하는 한 시민은 "사람들은 시장 수준의 경험이 있는 사람을 원한 것"이라며 "그저 좋은 뜻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진짜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디트로이트가 파산 신청 이후 주 정부의 지배를 받는 비상 관리 체제로 돌아가고 있어 새 시장에게 주어지는 실권을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시 재정과 관련한 권한 대부분은 릭 스나이더 미시간 주지사(공화)가 선임한 재정 위기 비상관리인인 케빈 오어 변호사에게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라도 자금이 들어가는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려면 오어 변호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식이다.
듀건은 시장에 당선되면 스나이더 주지사를 만나 도시의 재정을 직접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되찾아오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한때 미국 최대의 공업도시로 명성이 높던 디트로이트는 자동차 산업의 쇠퇴로 세수와 투자가 줄어 오랜 재정난에 허덕이다 지난 7월 결국 파산을 선언했다.
듀건은 현 시장인 데이브 빙의 뒤를 이어 내년 1월 취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