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정보본부장 사이버사령부 논란 제기하자 “60만 군이 나섰으면 그렇게 엉성했겠냐” 일침
  • ▲ 김민기 민주당 의원. 국회 정보위 소속이다. [사진: 연합뉴스]
    ▲ 김민기 민주당 의원. 국회 정보위 소속이다. [사진: 연합뉴스]

    “남북한이 싸우면 우리가 진다고?
    우리가 국방비를 34배나 쓴다면서 말이 되느냐?”


    11월 5일
    국방부 정보본부(DIA) 국정감사에서
    국회 정보위 의원들이 보인 반응이다.

    정보위 의원들은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북한과 1:1로 싸우면
    이기는 줄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국방부 정보본부 국정감사에서
    정보위 소속인
    <김민기> 민주당 의원(경기 용인을)이
    [남북이 1:1로 싸우면 누가 이기냐]고 물었다.
    이에 대한 국방 정보본부장의 답이다.

    “한미 동맹이 합쳐서 싸우면 월등히 이기지만,
    남북이 1대1로 붙으면 진다.”


    <김민기> 의원은
    [우리나라 국방비가 북한의 몇 배냐]고 되물었고,
    정보본부장은 [34배 가량]이라고 답했다.

    이 대답을 들은 의원들은
    [국방비를 이렇게 많이 쓰고도 지냐]고 반발했다.
    국방 정보본부장은 한 마디로 교통정리를 했다.

    “전투력으로 열세라는 거다.
    우리 군 장비의 성능과 화력은 월등하다.
    하지만 우리 수도권을 타격하기 위한
    북한 비대칭 전력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의원들은 정보본부장을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정보본부장의) 이런 표현은 부적절하다.
    군이 이 정도 밖에 안 된다는 것을
    스스로 밝힌다는 건
    국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보본부장은
    의원들에게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최근 북한은
    비대칭 전력 증강에 집중하고 있다.
    북한군 군사력 증강은
    휴전선 인근 100km 이내에
    총 병력의 70%인 70만 명 정도를 배치하고,
    화력의 80%인 8,000문을 배치하고,
    전차 2,000대를 배치했다.”


    하지만 국회 정보위 의원들은
    국방 정보본부장의 [말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듯 했다.

    북한군의 전력을
    과소평가하는 기류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북한군이 기습남침을 할 능력이 없다며
    내세운 주장 중에는
    [북한군은 연료, 식량과 같은
    물자가 부족하다]는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군 정보 관계자나
    군사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북한은
    과거 한반도 전체를 적화하겠다는 전략에서
    김정일 집권 말기에는
    수도권 점령 우선으로 목표를 바꿨다.
    이때 나온 것이 3일 내에 전쟁을 끝낸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북한군]
    전시에 연료나 식량은 [현지조달]을 원칙으로 삼는다.

  • ▲ 최전방 지역 중 한 곳으로 꼽히는 강원도 인제군 원통읍내 모습. 우리나라는 곳곳에 식량, 연료를 조달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북한군에게는 이게 강점이 될 수 있다.
    ▲ 최전방 지역 중 한 곳으로 꼽히는 강원도 인제군 원통읍내 모습. 우리나라는 곳곳에 식량, 연료를 조달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북한군에게는 이게 강점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휴전선 인근지역까지
    식량을 조달할 수 있는 편의점과 식당,
    연료를 조달할 수 있는 주유소가 널려있다.
    최전방 지역까지 도로가 포장돼 있어
    북한 기갑장비들이 다니기도 좋다.

    북한군이
    수도권만을 노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수도권에는
    우리나라 인구의 50%,
    경제력의 70% 이상이 몰려 있다.
    게다가 주말이나 명절, 휴가철 전날이 되면
    교통정체로 이동이 어렵다. 

    3일 내에 수도권을 인질로 만들고,
    [휴전]을 제안하면
    우리나라와 미국은
    이를 수락하지 않을 수가 없다.

    즉, 수도권은
    우리나라와 북한 사이의 [비대칭 전략요소]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북한이
    서해 지역에서 기습도발을 펼침과 동시에
    중동부 전선과 경기 북부 전선에서
    우리 군 전방 부대에 포격을 가해 묶어놓고,
    기갑 전력은 치고 내려와,
    서울을 지나쳐 경기 남부 지역으로 향할 경우
    우리 군은 이를 막기가 무척 어렵다.

    특히나 우리 사회 전체가
    들뜬 분위기에 빠지는
    연말이나 설 연휴 전후는
    수도권 전체가
    [방어능력 0(제로)]에 가까워지는 때다.

    국회 정보위 의원들이
    또 하나 더 알아야 하는 점은
    [국방비 산정]의 문제다.

    우리 군은
    장병들을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 데
    모두 [비용]이 든다.
    예비군 훈련을 받아도 [교통비]를 지급한다.

    반면 북한군에는 월급이 없다.
    [자력갱생]이다.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 데 드는 비용도
    거의 [0]에 가깝다.
    이런 상황을 [절대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국방 정보본부장은
    [수도권]이라는
    [비대칭 전략요소]와
    극단적으로 다른
    북한과 우리나라의 체제를
    의원들에게 설명한 것이다.

    국군정보사령부 등
    군 정보기관을 총괄 관리하는
    정보본부장은
    최대한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원칙에 충실한 것이다.

  • ▲ 국방부 정보본부 현판. 우리나라에는 국방정보국이 없는 대신 정보본부가 그 역할을 한다.
    ▲ 국방부 정보본부 현판. 우리나라에는 국방정보국이 없는 대신 정보본부가 그 역할을 한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서
    국방 정보본부장은
    의원들에게 [한 방]을 먹이기도 했다.

    정보위 의원들이
    [사이버사령부와 정보사가
    댓글로 정치개입 하지 않았냐]고 묻자
    정보본부장이 한 대답이다.

    “군에서 (정치개입을)했으면 이 정도로 했겠냐?
    60만 병력을 동원해서 엄청나게 (댓글 달고) 했을 거다.
    겨우 이 정도로 엉성하게 했겠느냐?”


    이 대답을 들은
    국회 정보위 의원들은
    [새누리당에서 할 수 있는 말을
    어떻게 정보본부장이 할 수 있냐]며 반발했다.

    국방 정보본부장은 곧 사과했지만,
    의원들은 [충격]을 받았는지
    정신을 못 차리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