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훗날 역사는
    그들의 무덤에 침을 뱉을 것이다


    조선-동아일보를 비롯한 언론-출판인들은
    日帝 때 한글文盲을 퇴치하는 일을 했다.
    그 후배들이 漢字문맹을 확산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趙甲濟    


  • 한국어는 한글과 漢字로 표기된다. 한글도, 한자도 國字이다. 國語사전은 있을 수 있어도 한글 사전은 있을 수 없다. 한글은 말이 아니고 表記 수단이다. 한국어는 70%의 漢字語와 30%의 한글語로 구성되어 있다. 亞聖, 牙城 같은 한자어를 한글로 표기하면 의미를 떠난 소리 '아성'으로 변한다. 소리는 소리이지 언어가 아니다. 대충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암호이지 낱말이 아니다. 한글전용론자들은 모르면 사전을 찾으라고 한다. 사전엔 漢字가 적혀 있다. 그렇다면 평소에 한자를 공부하면 사전을 갖고 다닐 필요가 없고, 한자를 공부하지 않으면 사전을 봐도 모른다.
      
    한국인이 漢字를 모르면 한글을 모르는 사람처럼 文盲者가 된다. 한국의 비극은 이런 문맹확산을 출판, 언론인이 주도했다는 점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신문들이 한글 전용으로 가버렸다. 거의 대부분의 책들도 한글전용이다. 地名, 人名, 同音異義語, 蔘協, 對北 같은 줄임말까지도 한글로 표기한다. 문화일보 광고란에 '이도 세종대왕' '이산 정조'라는 이름의 책 광고가 나왔다. 이도, 이산이 무슨 뜻인가? 알 수 없다. 말을 적어야 할 광고란에 소리와 암호를 적고 있다.
      
    한국어로 먹고 사는 출판, 언론인이 한국어를 파괴하는 데 앞장서고 文盲을 확산시키고 있다. 한국어는 국민의 교양이고, 민족혼의 요람이다. '祖國은 국어'라는 말이 있다. 한국의 출판, 언론인은 거의 예외 없이 국민 교양의 파괴자이고 조국애의 훼손자들이다. 자신의 無識을 모르는 진정한 無識者의 전형이다. 이들이 一流국가로 가는 길의 결정적 걸림돌이다.
      
    봄이 오면 생각나는 漢詩 한 귀절이 있다. 唐나라 두보가 쓴 '春望'의 첫 줄 '國破山河在'이다. 감수성이 좋은 한 시인이 戰亂 속에서 봄을 맞아 '나라는 무너져도 산하는 여전하구나'라고 한탄한다. 한국인들은 1950년 戰亂 속에서 그런 느낌을 가졌다. 이 말에는 우주적인 철학이 들어 있다. 우주, 자연의 영원성에 비해서 國家는 有限하다. 山河는 자연이고 우주이나 국가는 人工이다. 그러니 국가가 무너져도 山河는 살아 가는 것이다. 이런 동양철학의 맛도 한자를 알아야 느낀다.
      
     조선, 동아일보를 비롯한 언론, 출판인들은 日帝 때 한글文盲을 퇴치하는 일을 했다. 그 후배들이 漢字문맹을 확산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 '韓國語 파괴', '文盲 확산' 이상의 범죄는 없다. 훗날 역사는 그들의 무덤에 침을 뱉을 것이다.

    [조갑제닷컴=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