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제조업 경쟁력 회복 조짐…상반기 무역적자 감소>
    "에너지가격 인하ㆍ상대적 저임금ㆍ중국 부진 덕분"


    (뉴욕=연합뉴스)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제조업연맹(MAPI)의 선임연구원인 어니스트 프리그의 분석 자료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 미국의 제조 물품 무역적자가 2천250억 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천270억 달러보다 감소했다고 전했다.

    WSJ는 적자 감소 폭이 크지 않지만 중국, 한국 등에 밀려 제조업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되던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프리그 선임연구원은 "확대되던 제조업 무역적자가 더 늘어나지 않고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희망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한때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했던 미국의 제조업은 한국, 중국 등에 밀려 세계 시장에서 기반을 잃어가는 추세였다.

    하지만 최근 북미 지역의 셰일가스 개발 붐 등으로 에너지 가격이 내려가고 임금이 정체 상태를 보이면서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영 컨설팅 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셰일가스 개발 붐이 미국에서 천연가스와 전기요금 등을 낮췄고 미국의 제조업 임금수준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노동생산성 대비 미국의 임금 수준은 독일,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에 비해 낮다"고 말했다.

    또 저임금을 앞세워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 잡은 중국의 부진도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 회복에 기여하고 있다.

    중국은 임금 수준이 높아져 수출 주력 품목을 통신 장비, 컴퓨터, 과학 장비 등 첨단 제품으로 바꾸고 있다. 중국의 전체 수출 품목 중 섬유, 신발 등 노동집약적인 제품의 비중은 15%에 불과하다.

    에너지 가격 하락과 상대적으로 싼 임금 등 미국 내에서 제조업 여건이 좋아지자 해외 생산기지를 본국으로 다시 옮기는 미국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미 미국에 진출해 있는 외국 기업들은 미국 생산기지를 확대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중장비 제조업체인 캐터필러와 제너럴 일렉트릭(GE) 등은 일부 해외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했고 일본의 타이어 제조업체인 브리지스톤은 미국 공장의 생산 능력을 늘렸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미국 제조업체의 수출 확대와 해외 생산기지 모국 회귀 등으로 오는 2020년까지 미국 내 일자리가 250만∼500만개 더 늘어나고 현재 7.4%인 실업률도 2∼3%포인트 더 낮출 수 있다"고 기대했다.

    WSJ는 그러나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 회복에 장애 요인도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컴퓨터가 통제하는 정교한 생산시설을 가동하고 수리할 수 있는 숙련 노동자를 찾기가 쉽지 않고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세금 부담과 정부의 적은 보조금 등이 제조업체의 경영활동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