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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 전 한국의 모습을 담은 흑백사진이 나왔다.
1890년부터 1920년까지 호주 선교사들이 부산과 경남 지역에서 선교 활동을 펼치며 촬영한 사진들이다. -
11일 희귀사진 20점을 연합뉴스에 처음으로 공개한 주인공은 호주 크리스찬리뷰 권순형(62) 발행인.
- ▲ 1890년 초 경남지역에서 짚신을 파는 장사들의 모습.<<호주 크리스찬리뷰 권순형 발행인 제공>>
그는 호주 선교사와 가족들이 소장한 원본 사진들을 받아 촬영, 또는 정밀 스캔해 사진 훼손 부분들을 복원하고 색상 보정 등의 작업을 거쳤다.
이날 공개한 사진에는 1890년대 초 악사들, 기생, 짚신장사, 호주 선교사들이 구입해 살던 초가집 등과 1920년대 초 항아리 장수 부부, 갓을 만드는 사람과 동네 구경꾼들, 벌거벗은 아이들이 눈길을 끄는 진주 농가의 여름 풍경, 엿장수와 아이들, 연자방아, 장례식 풍경 등이 담겨 있다. -
특히 한국 한센병 환자들의 친구로 불리는 제임스 노블 매켄지(한국명 매견시·1910∼1939년 부산서 활동) 선교사의 넷째 딸인 실라(93)가 한국 친구, 애견과 함께 노는 사진도 공개돼 눈길을 끈다. 부산에서 태어난 실라 할머니는 현재 멜버른에 거주하고 있다.
- ▲ 1920년 초 진주에서 촬영한 항아리 장수 부부의 모습. 흑백 사진에 채색을 한 사진임.<<호주 크리스찬리뷰 권순형 발행인 제공>>
또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국보 31호인 경주 첨성대에 올라 기념촬영(1937년)을 하는 사진과 부산에 호주 선교사와 가족, 선교사 관계자들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호주양복점'까지 생겨난 사실을 알려주는 사진 등도 시선을 끈다. -
당시의 생활상과 풍속을 생생히 보여주는 사진이 많아 근대사 복원과 민속학 연구 등에 소중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 1893년 부산 좌천동에 호주선교사들이 처음 구입해 살던 초가집. <<호주 크리스찬리뷰 권순형 발행인 제공>>
권 발행인은 이날 공개한 사진을 포함해 100점을 다음 달 10∼15일 창원 성산아트홀 제4전시실에서 '경남 근대사진전- 푸른 눈으로 바라본 경남의 근대 민속'이란 주제로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그는 "앞으로도 한국 파송 호주 선교사들의 후손으로부터 한국 관련 사진을 발굴해 세상에 알리는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의지를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