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사 에 치인 중소업체 ‘피눈물’

  • 국내 대기업 계열사들이 [알뜰폰](MVNO) 시장을 점령, 
    가입자 쏠림 현상을 가중시켜, 
    중소업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업체 육성을 위한 방안으로 만든 [알뜰폰] 시장은, 
    사실상 대기업 계열사들이 단시간에 가입자를 대거 늘려,
    잔치를 벌인 모습이다. 
    [알뜰폰]이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로부터 통신망을 빌려,
    저렴한 비용으로 휴대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폰으로,
    현재 국내 총 가입자 규모가 150만명에 달한다. 
    정부가 망 임대를 의무화하고 이용자들의 입소문까지 더해지면서, 
    가입자는 지난 2011년 말 40만2,000명에 비하면 올해 2배 이상 급증했다.
    이와 관련,
    <CJ헬로비전>, <SK텔링크> 등 대기업 계열사는,
    [알뜰폰] 시장의 가입차 현황 격차를 심화시키면서,
    [알뜰폰 중소기업체]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예컨대 <CJ헬로비전>은,
    지난해 1월 알뜰폰 사업을 시작해,
    올초 갑자기 22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단숨에 확보, 
    업계 1위로 등극했다. 
    지난 2004년 12월부터 알뜰폰 서비스를 제공한 <에넥스텔레콤>이,
    약 8년만에 20만 가입자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대조되는 초고속 성장이다.
    특히 작년 상반기 기준,
    알뜰폰 가입자가 <KT>망을 빌린 <에넥스텔레콤>이 15만2,000명, 
    같은 <KT>망을 쓰는 <프리텔레콤>과 <에버그린>, 
    <SK텔레콤> 망을 빌린 <아이즈비전>, <한국케이블텔레콤>(KCT) 등이,
    각각 5만~7만명 정도 수준인 걸 보면 수치 차이가 크다.
    <SK텔레콤>의 자회사 <SK텔링크>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SK텔링크>는 작년 6월에 사업을 시작해,
    올 상반기 이미 10만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했다. 
    특히 이 회사는,
    올 초 후불제 서비스와 LTE서비스를 출시하면서,
    하루 평균 신규가입 건수가 100건대로 뛰어올랐다. 
    또한 보조금 과다지급과 관련,
    <SK텔레콤> 영업정지가 시작된
    1월 31일과 2월 1일에는 700~800건 수준으로 급증한 적도 있다.
    이처럼 대기업 계열사 2곳이,
    탄탄한 자금력과 강력한 유통망으로 업계를 독식하는데 반해, 
    나머지 4~5개 등의 업체들은 그 뒤를 가까스로 쫒고 있다.
    관련 중소기업들이,
    대형통신사 계열회사의 [알뜰폰] 시장 진입 자체를 강하게 반발하자
    정부에서도 이들을 감싸 안았다.
    <새누리당> 김희정 의원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SK텔레콤> 자회사인 SK텔링크가
    [알뜰폰] 시장에 진입하면서
    공정경쟁과 형평성에 어긋나는 상황이다. 
    현재 정부가 중소기업을 살리려 대기업들의 진출을 제한하는 마당에,
    <방송통신위원회>가 이에 역행하는 모습이다. 
    해외 사례를 봐도
    [알뜰폰] 성공사례로 들고 있는,
    <트랙폰>, <테스크모바일>, <버진모바일> 등은 
    모두 통신 대기업 자회사 또는 조인트벤처 형태의 [알뜰폰]으로 
    미국의 경우 현재까지 102개 알뜰폰 사업자가 존재한 것으로 보이며,
    이 중 40%는 현재 파산됐다. 
    이런 사업자들의 대다수가, 
    대기업 연관관계가 없는 [알뜰폰]이었다는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특히 방통위가
    <SK텔링크>의 [알뜰폰] 진입을 허용하면서,
    공정경쟁 관련 4가지 등록조건을 부과했지만,
    조건을 모두 충족시켰는지 등을 일일이 점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편,
    올해 [알뜰폰] 시장은 핑크빛 전망이다. 
    저가 스마트폰 등 단말기의 공급망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의 [알뜰폰] 사업 박차에
    중소기업과 소규모 이동통신 영업점들은 생계위협의 목소리를 토해내고 있다. 
    대형마트인 <롯데마트>는
    올 초부터 잠실점, 구로점 등 서울권 일부 점포에서
    <2nd>를 시범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해 전국 적으로 점포를 늘이는 중이다. 
    이어 <홈플러스>가 지난 3월 시장에 진출해
    <플러스모바일>을 출시했고,
    <이마트>도
    <SK텔레콤>과 [알뜰폰] 사업을 준비하면서,
    본격 경쟁에 돌입한 구도이다.
    대형마트들이 지역의 영세소상공인들의 생계까지 위협하면서까지,
    [알뜰폰] 시장에 덤비는 까닭은,
    새로운 고객 창출 수단으로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 [알뜰폰] 가입자는,
    전체 이동통신 서비스의 2.8%에 불과하지만, 
    대형마트들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면,
    막대한 자본력과 유통망을 내세워,
    시장을 장악할 게 한눈에 그려지기 때문이다.
    "통신비 인하를 목적으로 [알뜰폰]을 도입했는데,
    경쟁 측면에서 보면 대기업이 월등한 위치에 있고,
    경쟁촉진을 통한 통신비 인하 본래 목적이 이뤄지는 것은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대형마트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해,
    업계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기대와 달리,
    시간이 지나면,
    대기업들의 시장 잠식이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게 
    불 보듯 뻔하다."
       - 한국MVNO협회 관계자


    앞서 국내 알뜰폰의 주요 경로는,
    온라인과 편의점이었다. 

    온라인에서는 매장을 만드는 대신,
    저가의 단말기와 저렴한 요금제를 앞세워,
    가입자를 모집하는 상황이었다.
    <GS25>나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은
    단말기를 납품하고,
    구매자가 중소 [알뜰폰] 사업자를 선택하도록 했다. 
    상황이 이쯤되자 최근 GS리테일은,
    편의점 GS25에서 알뜰폰 4종을 판매,
    이달 말에는 추가로 2종을 더해, 
    총 6종의 알뜰폰을 전국 매장에서 판매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번에 전국점포에 출시될 [LG프리스타일]과 [팬택 캔유 XOXO]는,
    기간통신사업자인 <LGU+>와 중소 알뜰폰 사업자인 <프리텔레콤>이 상품을 공급하고,
    전국 <GS25>에서는 전국단위 판매를 하기 때문에, 
    [기간 통신사업자-알뜰폰사업자(MVNO)-유통채널]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알뜰폰] 운영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GS25>는
    전국 매장에서 판매하는 알뜰폰의 종류를 지속적으로 늘림으로써
    [알뜰폰] 고객들의 선택 폭을 넓힐 수 있는 동시에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의 수익이 증대 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 이성수 <GS리테일> MD개발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