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북해함대 '심장부' 공개

    "대양해군 힘 솟구쳐"

    정승조 합참의장 방문…해군 2함대와 '핫라인 소통' 시연
    "中, 200여년된 고풍스러운 사령부 건물서 전략기지 지휘"



    (베이징=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200여년 된 고풍스러운 사령부 건물이지만 중국이 지향하는 대양해군의 힘이 솟구치고 있었다."

    중국을 방문한 정승조 합참의장을 수행해 5일 오후 칭다오(靑島)에 있는 중국 해군의 북해함대사령부를 방문한 우리 군의 한 장성은 방문 소감을 이렇게 피력했다.

    중국 해군 3개 함대 가운데 가장 늦은 1960년 창설된 북해함대는 중국의 모든 핵잠수함과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을 운영하는 전략기지이다.

    우리 군 고위 관계자들이 이날 방문한 함대 사령부 건물은 수행하는 임무에 비해 소박했다.

    1800년대 지어져 고풍스러운 분위기 물씬 풍기는 이 건물은 3층으로 아담했다.
    건물 3층에는 작전처 상황실에 자리를 잡고 있다. 사령부 작전처는 북해함대의 작전을 총지휘하는 함대사령부의 '심장부'이다.

    중국이 이날 북해함대 작전처를 우리 군에 공개한 것은 최근 강화되고 있는 한·중 양국간 군사관계의 신뢰를 보여주는 또 다른 방증이라고 우리군 관계자들은 평가했다.

    작전처는 랴오닝성 압록강 하구에서 산둥반도 남부 해상에 이르는 광대한 해상의 북해함대 작전책임구역을 총지휘한다. 이 작전처 상황실에 우리 해군 2함대와 연결된 직통전화(핫라인)가 가동되고 있다.

    우리 해군 2함대와 북해함대는 지난 2008년부터 핫라인을 개설해 운용하고 있다. 월 2회 정기적으로 통화가 이뤄진다. 전화와 팩시밀리로 양측이 정기적으로 소통한다.

    정 의장은 이날 우리 군 고위 인사로는 처음으로 이 상황실을 방문, 중국군 상황장교에게 핫라인을 한번 시연해 달라고 말했다. 서툴게 한국어를 구사하는 이 장교는 한국말로 "2함대 상황실 나오세요"라고 핫라인을 열었다.

    우리 해군 2함대와 전화가 연결되자 정 의장은 정진섭(해사37기·소장) 2함대사령관과 통화했다.

    정 의장은 "전화 라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니 해상에서 있을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소통을 잘해달라. 충분하게 정보를 교환하고 갈등의 소지를 없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우리군이 방문한 북해함대 기지에는 중국 최초의 항모인 랴오닝함이나 구축함 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해상 훈련에 투입됐고 일부는 며칠 전 해상에 추락한 헬기 조종사 구조 작업에 나섰다고 한다.

    정 의장은 텐 중(田中·중장) 북해함대사령관과 회담한 자리에서 "2함대와 연결된 핫라인이 소통 창구 기능을 잘하는 것 같다"면서 "탐색구조 작업 중 상대편 구역을 침범할 수 있으니 통신라인을 잘 활용해 상호 작전상황을 통보하자"고 말했다.

    텐 사령관은 "멀리 있는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는 중국 소담이 있다"며 "칭다오는 한국과 가장 가까운 곳이다. 상호 함정 방문 기회를 확대하고 인사교류도 활성화하자"고 화답했다고 한 배석자는 전했다.

    북해함대는 4천500~6천500t급 핵잠수함 5척, 1천500~3천t급 잠수함 24척, 3천~7천100t급 구축함 10척, 1천700~4천t급 호위함 9척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함대는 한·미 양국이 서해에서 연합훈련을 하면 함대 실사격, 정찰 및 잠수함 훈련 등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중국 인민해방군 총정치부가 발행하는 잡지 해방군생활은 이날 중국의 첫 항모 랴오닝함 내부 탐방기를 싣고 내부의 모습을 처음으로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