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崔龍海의 訪中 결과는

    결딴난 中-北 관계를 재확인해 주었다



  • ▲ 시진핑이 마지막날  최룡해를  만나주었다,ⓒ
    ▲ 시진핑이 마지막날 최룡해를 만나주었다,ⓒ

    중국의 관영 <신화(新華) 통신>은,
    22일부터 24일까지 급거 베이징을 방문한
    북한의 김정은(金正恩) 특사 최용해(崔龍海)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마지막 날 평양으로 귀환하기 직전,
    그를 접견한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최에게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와 영구적인 평화 안정은
    민심이 향하고 대세(大勢)가 쏠리는 곳”이라며,
    세 차례에 걸쳐 [한반도 非核化]를 강조했으며,
    이에 대해 최(崔)는,
    “조선은 6자회담 등 다양한 형식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관련 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하기를 원한다”고
    화답한 것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최용해가 평양으로 귀환한 뒤인 25일,
    북한의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시진핑과 최용해 사이의 대화 내용은,
    <신화 통신>의 보도 내용과는 동문서답(東問西答)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시진핑이 최용해에게
    “중국 당과 정부는
    전략적인 높이와 장기적인 견지에서 중조(中朝) 친선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을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전통계승, 미래지향, 협조강화는 중국 당과 정부의 일관한 방침”이라면서
    “전통적인 朝-中(북-중)친선을 계승하고 공고하게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하는 데 그쳤다.

    <조선중앙통신>은 최가,
    “조선은 6자회담 등 다양한 형식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관련 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는
    <신화 통신> 보도 내용은 “언제 그러한 일이 있었느냐”는 것처럼 깡그리 묵살했다.
    북한측 언론은 崔가 말했다는 [6자회담]과 [대화] 운운은 물론,
    시 주석이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세 차례나 거듭 강조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일체 거론하지 않고 있다.

    이로써 <신화 통신>이 보도한 최의 [6자회담]과 [대화] 운운 발언은,
    북한의 상투적인 면종복배(面從腹背)의 [오리발]이었을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그런데, 이에 대해 우리 언론은,
    실명(實名)을 밝히지 않은 채 어느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김정은이 시 주석에게 대화 복귀를 약속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이 ‘정부 고위 관계자’는,
    “김정은이 시 주석에게 대화 복귀를 약속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라고 말했다면서,
    그가,
    “북한이 핵보유국을 자처하면서 비핵화 회담엔 나서지 않겠다고 주장해 온 상황에서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이
    비핵화 협상인 6자회담의 場으로 돌아올 [적극적 행동 의사]를 밝힌 건 의미가 있다는 뜻”이라고 친절하게 해설까지 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야말로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가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우리 정부의 그 [고위 관계자]는,
    최용해가 말했다고 <신화 통신>이 보도한 [대화]가
    무슨 [대화]인지 알기나 하면서 말하는 것인가?

    [대화]도 [대화] 나름이다.
    북한이 [대화]에 운운 한다고 해서 무조건 허겁지겁 반겨 할 일이 아니다.
    [대화]를 한다고 해도 우리가 하고자 하는 [대화]를 해야지,
    북한이 하자는 [대화]를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더구나 <6자회담>은 더 말할 것도 없다.
    <6자회담>은 “북한의 비핵화,” 즉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자는 것인데,
    북한은 지금 자신이 이미 [핵보유국]이 되었다고 강변하면서,
    특히 미국을 상대로 <6자회담>에서 “핵 감축 협상을 하자”고 우기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최용해가 말했다는 <6자회담>이 만약  북한이 말하는 [핵 감축 협상]을 하자는 것이라면,
    그 소리는 아니 듣는 것만도 못한 헛소리가 아닐 수 없다.

    만약, 그것이 최용해가 말한 <6자회담>이라면, 미국이 들은 체 할 리도 없는데,
    문제의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그가 누구인지 궁금하지만,
    그것을,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이
    비핵화 협상인 6자회담의 장으로 돌아올 [적극적 행동 의사]를 밝힌 것을 뜻한다”고 해석했다면,
    그 [고위 관계자]는 도대체 화성(火星)에서 온 사람이지,
    결코 한반도의 남쪽에서 단 하루도 살아 본 일이 없는 사람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그 같은 사람이 [정부 고위 관계자]가 되어서
    박근혜(朴槿惠) 대통령의 對北정책을 보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대한민국이라는 배는 분명히 머지않아 산 꼭대기로 올라 갈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필자가 보기에는, 북한의 최용해는 이번에도,
    과거 김정일(金正日)이 여러 차례 그랬던 것처럼,
    중국 고위 지도자들을 상대로 사기(詐欺)를 쳤고,
    과거와는 달리, 이번에는 중국 지도자들이 그 같은 북한의 사기를 앉아서 당할 것 같지 않다.
    이미 결정적으로 훼손되어 있는 중국과 북한 사이의 신뢰관계는,
    결코 회복될 수 없다는 사실이,
    이번 최용해의 방중(訪中)을 통하여 확인된 것이다.

    이로써,
    한반도 문제는 드디어 근원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마련되는 것이 틀림없다.
    이제 문제는 우리가 이 같은 상황에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하느냐는 것이 된다.

    앞으로 6월에는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사이의 미-중 정상회담과,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訪中)을 통한 한-중 정상회담이 있을 예정이다.
    모쪼록 朴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관하여 아직도 북한을 오진(誤診)하거나
    [종북(從北)]에 현혹되어 북한을 편드는 [돌팔이 전문가]들의
    도청도설(道聽塗說)에 현혹됨이 없이,
    올바른 분석과 충실한 한-미 간 전략적 공조를 통하여
    한-중 정상회담에 대비하는 데 만전을 기함으로써,
    분단 60여년만에 비로소 여명(黎明)이 밝아오는 한반도 정세변화에 주도적으로 대처하고,
    이를 통하여 민족과 나라의 운명에 새로운 국면을 여는 전기(轉機)를 포착하기를
    간곡하게 바라 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