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뱅이무침․해물파전 등 재료 신선하고 풍성 ‘애기전’은 8년째 천원… 등반객들 사로잡아‘대부분 1만원 이하’ 착한 가격에 더 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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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정상윤



    누구나 좋아하는 대중적인 음식 칼국수. 전후 근대화 시절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먹던 칼국수가 요즘은 별미로 대접받는 대표 외식메뉴다.

    하지만 ‘칼국수 맛이 거기서 거기지’라는 생각은 일찌감치 접어두는 것이 좋다. 맛 소문은 멀리 퍼지기 마련이다. 각종 건강재료를 활용한 확실한 비법으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음식점이 있다.

    경복궁역 입구 세종문화거리(옛 금천교시장 또는 적선시장) 골목에는 다양한 맛집들이 많다. 시장 골목에서 묻어나는 훈훈함이 도심 속에 숨어있는 보석을 찾는 기분이다. 제일 먼저 눈에 띈 보석이 [체부동 잔치집]이다.

    시장 골목답게 음식은 소박하지만 종류는 많다. 들깨칼국수를 기본으로 잔치국수, 수제비, 파전, 식사류와 안주류 등이 있다. 메뉴판의 [착한가격]이 선택의 폭을 더 넓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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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큼지막한 그릇에 내온 들깨칼국수는 눈과 향으로도 고소함이 느껴지는 분위기. 한 술 떠먹으니 듣던 대로 진하디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깨죽같이 걸쭉하고 부드러워 자꾸 여운이 남는다. 입속에 넣을 때마다 구수함이 그만이라 담백한 크림을 먹는 기분까지 든다. 함께 어우러진 면발도 들깨국물과 궁합이 척 맞는다. 자꾸 먹어도 느끼한 맛이 전혀 없어 순식간에 국물까지 싹싹 비우게 된다.

    ‘체부동 잔치집’ 김민기 사장에게 조심스럽게 비법을 물었다.
    “질 좋은 들깨를 이용해 직접 갈아 멸치로 우려낸 육수와 함께 끓인다. 17개의 재료로 만든 천연조미료를 사용한다”는 귀띔이다.

    피부미용에 좋은 들깨 음식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감기에도 효과가 있어 ‘웰빙 음식’으로 반응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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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빔국수와 해물파전도 못지않은 인기메뉴다.

    “비빔국수로 허기진 배를 달랜 뒤 새우와 오징어가 듬뿍 담긴 해물파전, 굴무침 등과 함께 막걸리로 목을 축이는 코스라고 해야할까요?(웃음) 인왕산을 등산하고 내려오거나 경복궁을 찾는 고객들에게 세트상품으로 잘 나가죠.”


    비빔국수는 4,000원. 500원을 추가하면 곱빼기가 가능하다. 하지만 작은 것을 시켜도 양은 푸짐하다. 해물파전이 1만원. 막걸리까지 2만원이 넘지 않는 금액으로 배불리 먹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김 사장이 자랑한 것은 ‘애기전’이다. 애기전의 가격은 단 돈 천원. 8년 동안 장사를 해왔지만 예나 지금이나 가격은 동결이라고.

    “애기전은 정말 애기들이 먹을 수 있도록 부드럽고 양도 손바닥만하게 만든 전이었어요. 아이들한테는 언제나 인기가 좋고, 요새는 국수 하나만 먹기에는 아쉬운 어른들이 많이 찾는 메뉴가 됐죠.

    [국수에 애기전] 세트로 5천원이면 배부르게 드실 수 있거든요. 점심시간에 잘 나가는 메뉴로 등극했죠. 이건 제가 기자님께 장담하건데 애기전 가격은 제가 장사하는 동안은 절대 올리지 않을거에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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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깨칼국수, 비빔국수, 해물파전의 맛을 본 결과 [체부동 잔치집]을 칼국수 맛집이라고 부르기엔 아무래도 아쉬웠다.

    잔치국수부터 골뱅이 무침, 도토리묵, 메밀전병에 이르기까지 약 서른 가지의 감칠맛 도는 음식이 잔뜩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1만원을 넘지 않는 메뉴들이 빼곡한 메뉴판을 보고 있노라면 들깨 칼국수만 먹고 가는 것은 왠지 아쉬워, 결국 몇 가지 음식을 추가 주문하는 것은 물론 막걸리까지 한 잔 걸치고 가게 된다.

    주소 서울 종로구 체부동 190
    위치 경복궁역 2번출구 나와 파리바게뜨 골목 약 50m 직진 (금천교시장 또는 적선시장)
    전화 (02) 730-5420
    영업시간 11:00-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