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국내 정치와는 다른 강경 기조 강조..대북 명분 공고히 해 통일 의지 천명
  • [워싱턴-안종현 특파원]

    미국이 놀라고 있다.
    달라진 대한민국의 모습에.

    더 이상 배신당하고 뒤통수 맞고도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배알도 없고 [멍청한 나라]가 아니다.

    “북한이 협박을 하고 도발을 하면, 가서 협상을 하고 어떤 대가를 지원하고,
    또그렇게 해서 한참을 가다가,
    또 도발이나 협박이 있으면, 또 가서 협상을 하고 또 어떤 지원을 하고,
    그것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한다.”

        - 박근혜 대통령 美 CBS 인터뷰 中


    박근혜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CBS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마디 한마디에 힘을 줘 강조한 말이다.
    문장 하나하나에 우리 국민들의 분노와 안타까움을 담아내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북한이 한국을 공격한 것은 삼년 전.
    한 섬(연평도)에 총격을 가했고 4명이 죽었다.
    한국군은 반격하지 않았다.
    우리는 한국의 새 대통령에게 어떻게 반응할 것이냐고 물었다.”

        - CBS 인터뷰어 마가렛 브레넌 기자


    그랬다.
    미국은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을 당하고도 아무런 반격도 하지 않았던 한국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당시 우리 내부에서는 [북한의 소행이냐 아니냐]를 가지고 치열하게 내분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래서 전쟁이라도 하려는 것이냐], [그래도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1야당이란 곳에서 거침없이 쏟아졌던 나라였다.

    국민 여론은 [북한을 응징해야 한다]고 외쳤지만, 정작 아무런 대응도 못하는 나라.
    북한 군인이 관광객 등 뒤에 총을 쏴도 몇 번 화만 내다 제 풀에 지치는 나라.
    우리가 천문학적 돈을 퍼부은 개성공단을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며 일방적으로 폐쇄하는
    북한에 끌려 다니며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나라.

    미국이 보는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그런 이미지였다.
    최대 우방국, 동맹기간만 환갑(60년)이 된 친구 국가라고 말은 하지만,
    [이런 나라가 과연 뭘 할 수 있겠나]며 대한민국을 한심하고 가여운 나라로 생각했다.

    [우리는 그런 나라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이 모든 것이 10년 좌파 정권이 [계시]처럼 받들어 모신 햇볕 정책이 낳은 것이다.
    햇볕정책은 이제 [국제적 망신]이 되어버렸다는 지적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 ▲ 미국 순방을 위해 서울 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박근혜 대통령 ⓒ 뉴데일리
    ▲ 미국 순방을 위해 서울 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박근혜 대통령 ⓒ 뉴데일리

    박근혜 대통령이 이런 치욕스러운 대한민국 이미지를 격파하기 시작했다.

    5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된 미국 방문에서 북한을 향해 이례적인 강경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야권의 빈정거림과 국민 분열을 염두에 둬야 하는 국내 정치에서의 모습과는 딴판이다.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 개성공단 사태 등 북한의 납득할 수 없는 행태에
    극도의 분노와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도
    그동안 발언 수위에서 상당히 자제하던 박 대통령이었다.

     

    하지만 국제무대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핵개발을 이미 이룬 북한에게 타협의 여지를 줘서는 안된다.
    당사국인 우리가 어설픈 중립적 입장을 보일 경우 자칫 국제 여론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과 러시아 등 북한과 밀접한 국가를 중심으로,
    북한과의 [타협이나 협상]의 목소리를 퍼뜨리는 상대편의 공작은 시작됐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과 우리 동맹국들에게 우리의 의사를 분명히 하는데 있다.

    박 대통령은 미국 방문 기간 동안
    북한의 부당한 행위와 선전포고에 가까운 전쟁도발을 널리 알리는데 주력함으로써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명분을 분명하게 축적하는 노력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반기문 UN 사무총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 전략을 그대로 유지했다.

    반 총장은 북한의 인도적 지원을 조심스럽게 요구하며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장기적으로 북한은 한국이 끌어안고 가야 하는 우리 민족의 부담이다.
    특히 영유아,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적절한 인도적 지원을 계속하는 것이
    국제적인 한국의 위상, 또 정치나 인도적 측면에서도 적절하지 않은가 생각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입장은 단호했다.
    대북 경제협력 필요성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북한이 먼저 태도 변화를 보여야 지원도 가능하다는 원칙을 끝까지 고수했다.

    “북한이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책임있는 모습으로 나온다면
    얼마든지 힘을 합해 공동발전의 길을 갈 수 있다.
    하지만 자꾸 반대 길로 가기 때문에 안타깝게 생각한다.
    북한이 저렇게 가면 계속 고립된다.
    더군다나 북한에서는 핵도 보유하면서 경제도 발전시키겠다는
    병진노선을 걸으려고 하는데,
    그건 양립될 수 없는 불가능한 목표다.”


    7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과
    8일 미 의회에서 갖는 연설에서도
    이 같은 강경 입장은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 미국 순방을 위해 서울 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박근혜 대통령 ⓒ 뉴데일리


    박 대통령의 이런 모습에 미국은 충분히 놀라고 있다.

    더 이상 대한민국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외치는 국내 여론에 휘둘리며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능한 정부가 이끄는 나라가 아니라는 인식을 하기 시작하고 있다.

    이날 인터뷰한 CBS 마가렛 기자와 방송을 진행한 앵커는 박 대통령을 이렇게 평가했다.

    “미국 관리들이 실제로 알고 싶어하는 것은
    북한과 핵문제와 관련된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박 대통령이 보는지다.
    박 대통령은 미국 및 중국과 다른 강대국들이 북한이 변화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북한이)변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선택의 여지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것은 상당히 강경한 정책이다.”


    “박 대통령은 대단히 흥미로운(fascinating) 사람이다.
    이런 강경 발언은 효과가 있는 듯 하다.
    북한은 실험하겠다고 위협했던 두 개의 미사일을 철수했다.”


    CBS가 말한 흥미로운(faccinating)이란 단어는
    [모처럼 한반도에서 올바른 사고를 가진 사람이 나왔다]는 뉘앙스로 분석되어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