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연이틀 대북 강경 발언, 긴급 외교안보장관회의 소집
  •  

    그건 말할 수 없다.
    그것도 말할 수 없다.
    최대한 말을 아끼겠다.

         -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

     

    청와대 분위기가 심상찮다.
    연일 수위가 높아지는 북한의 도발에 긴장된 표정이 역력하다.

    공식 라인에서는 묵묵히 입을 다물고 있지만, 정부 안팎에서 나오는 말들 속에는 [긴급 상황]을 느낄 수 있는 시그널이 새어나오고 있다.

    2일 현재까지 우리나라와 미국에서는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전날부터 연 이틀 이어진 행보와 발언을 살펴보면 적지 않은 [위험]이 포착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朴 대통령,

    연 이틀 대북 강경 발언…왜?

     

    “현재 북한의 위협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이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한 이 말이 대표적이다.
    국군통수권자로서 취임 후 첫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그동안 가급적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던 박 대통령이기에 이날 발언은 무거운 중량감을 보인다.


  • ▲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뉴데일리
    ▲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뉴데일리



    박 대통령은 이어 2일 오전에는 청와대에서 핵심 안보라인을 가동, 외교안보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 대해 청와대는 공식적인 라인으로는 “이미 예정된 일정이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긴급회의에 가깝다.

    당초 이날 예정됐던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로부터 업무보고까지 하루 미루며 회의를 소집한데다,
    회의 일정이 오전 8시에서야 공개된 것도 그렇다.
    각 장관들은 오전 9시에 정부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가 끝나자마자 청와대로 달려간 것이다.

    이 때문에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진석 추기경을 예방 일정을 급히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박 대통령이 이번 북한 문제를 ‘시급한 일’로 보고 있다는 반증이다.


     

    부처-기관별 북한 동향 파악 집중,

    안보회의 수시로?

     

     

    무려 90분간 이어진 이날 회의에는 외교-국방-통일부 장관과 국정원장까지 참석해 각 부처별 보고서가 올라왔다.

    회의 내용은 북한 동향 파악이 주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 부분은 국정원이, 대응 방안은 국방부, 심각한 인질문제를 연출할 수도 있는 개성공단 문제는 통일부가 맡는 방식이다.
    외교부는 예상 가능한 주변국가의 외교적 문제를 관할한다.

     

    “오늘 회의에선 북한이 지난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올해 3차 핵실험에 이어 정전협정 백지화 전시상황돌입 개성공단폐쇄위협 등 날로 위협수위가 높아가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서 최근 북한 동향 개성공단상황 국제사회반응 등에 대해 평가하고 대한민국 국군의 대비태세 외교적 노력 국민안전 확보 등 정부의 대응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가졌다.”
        - 윤 대변인


    특히 박 대통령은 당분간 이 같은 안보 회의를 수시로 개최할 것을 시사해, 많은 관측을 낳게 했다.

    앞으로 상황전개를 봐가며 외교안보장관회의 혹은 상황이 더 엄중해질 경우 국가안전보장회의도 개최할 수 있음을 밝혔다.

     

     

  • ▲ 박근혜 대통령이 1일 국방부에서 업무보고에 앞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뉴데일리
    ▲ 박근혜 대통령이 1일 국방부에서 업무보고에 앞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뉴데일리

     

    심상찮은 국제 정세,

    전운 감도나?


    일각에서는 이틀간의 청와대의 급박한 움직임을 보고 [전운이 감돈다]는 다소 섣부른 추측도 내놓는 상황이다.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에 대해 어떤 도발이 발생한다면,
    일체 다른 정치적 고려를 하지 말고 초전에 강력 대응해야 할 것이다.”

          - 1일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북한의 도발 시 강력하게 응징하는 것이 필수이지만,
    그보다는 우리가 강력한 외교적 군사적 억지력을 통해 북한이 감히 도발할 생각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 2일 외교안보장관회의에서


    안보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끼는 박 대통령이 이틀째 심각한 위협이 있음을 전재로 하는 발언을 이어갔다는 것이 이런 분석의 가장 큰 근거다.

    한반도 주변으로 미국의 첨단 전력들이 몰려드는 국제 정세와도 무관치 않다.

    CNN 방송은 이날 긴급뉴스를 통해, 미 해군이 [SBX-1]을 북한 쪽으로 이동 배치 중이라고 전했다.
    [SBX-1]은 탄도미사일 탐지 전용 레이더다.

    이날 <뉴데일리>와 만난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구체적인 위협 수위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지만,
    분명 지금 안보부처 안팎에 긴장감이 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