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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가까이 지속된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 투표율 미달 사태가 올해도 반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재학생들의 선거 무관심이라는 예년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대 총학 선거는 2003년 이후 9년 연속 투표율 50%를 넘기지 못한 탓에 매년 연장투표를 하거나 해를 넘겨 재선거를 치러야 했다.
20일부터 치러지는 올해 선거도 투표율이 미달하면 10년 연속 '절름발이 선거'가 된다. '학생 자치의 위기'로 불릴만한 기록이다.
그동안 2~3일간 연장투표를 해도 투표율은 간신히 50%에 턱걸이하는 수준이었다. 연장투표 끝에 총학생회장을 뽑은 2010년 최종 투표율은 51.6%, 2008년 52.5%, 2007년엔 51.7%였다.
연장투표까지 했는데도 '마의 50% 벽'을 넘지 못해 이듬해 봄에 재선거를 치른 경우도 지난 9년간 다섯 차례나 됐다.
2009년에는 투표함 사전 개봉, 선관위실 도청 의혹 등 일련의 부정 사태로 연장투표와 재선거 모두 무산돼 총학생회를 아예 구성하지 못한 적도 있다.
올해 제55대 총학생회 선거도 연장투표 없이 투표율을 넘기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올해 선거에는 정덕경·전민아 후보의 '서울대, 깨다', 이거송·양수현 후보의 '터닝포인트', 김형래·오종석 후보의 '서포터즈' 등 세 팀이 출사표를 던졌다.
운동권과 비운동권 등 다양한 색깔을 가진 후보들이 투표를 앞두고 공동 유세에 나서는 등 막바지 선거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사회대 김모(20·12학번)군은 "최근 '서울대 담배녀' 사건 등으로 운동권에 대한 회의감도 커졌고,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이 실제로 지켜질지 불신도 있어 이번 선거도 제대로 성사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