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인(金鍾仁)을 버리고 그 대신

    김황식(金滉植)•김관진(金寬鎭) 카드 빼 들어라

     

    李東馥

    이제 18대 대선 투표일을 30여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박근혜(朴槿惠) 새누리당 후보가 서둘러 취해야 할 조치는 김종인(金鍾仁) 카드를 버리는 것이다. 그 동안의 과정은 박근혜(朴槿惠)와 김종인(金鍾仁)의 조합(組合)이 ‘정조합(正組合)’이 아니라 ‘오조합(誤組合)’이었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김종인(金鍾仁) 카드의 명분(名分)은 소위 ‘경제민주화’다. 그런데, 김종인(金鍾仁)의 ‘경제민주화’는 지금 이정우(문재인 캠프)와 장하성(안철수 캠프)의 ‘경제민주화’와 삼파전(三巴戰)을 벌이고 있다. 우리 유권자(有權者)들 가운데서 ‘경제민주화’를 표심(票心) 향배 결정의 잣대로 삼는 유권자(有權者)들이 얼마가 되는지 알 수 없지만, 있다면, 그들이 이 ‘경제민주화’ 삼파전(三巴戰)에서 이정우와 장하성을 버리고 김종인(金鍾仁)의 ‘경제민주화’를 손들어 줄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이번 대선(大選)에서 김종인(金鍾仁)의 밴드웨곤(bandwagon) 효과는 이것으로 이미 실효(消失)된 것이다.
    그의 ‘경제민주화’ 소야곡(小夜曲)에 현혹(眩惑)되어 그들의 반(反) 새누리 정서(情緖)를 포기하고 박근혜(朴槿惠) 지지로 돌아 설 ‘중도(中道)’ 성향의 ‘청소년’ 유권자(有權者)들은 생겨날 것 같지 않다.

    반면(反面), 김종인(金鍾仁)의 외고집 ‘경제민주화’ 세레나데로 인하여 박근혜(朴槿惠)의 선거전략에 엄청난 상처를 입히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로 인하여 박근혜(朴槿惠)의 전통적 지지 기반이어야 할 보수(保守) 성향의 유권자(有權者) 사회에서 생성(生成)되고 있는 감표(減票) 효과는 이미 심각한 수준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 이 같은 왜곡된 상황을 해소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박근혜(朴槿惠)가 김종인(金鍾仁)과의 ‘오조합(誤組合)’을 더 늦기 전에 하루 빨리 풀어 버리는 것이다.

    필자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박근혜(朴槿惠)가 김종인(金鍾仁)과의 ‘조합(組合)’에 집착하는 이유를 납득하지 못한다. 어떤 사람들은 김종인(金鍾仁)이 호남(湖南) 태생인 사실을 들어 박근혜(朴槿惠)의 호남 표심(湖南 票心)에 대한 구애(求愛)와 무관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으로는 최근 박근혜(朴槿惠) 캠프가 낚아 드리는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과 친척, 친지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김종인(金鍾仁)의 지연(地緣)이 호남 표심(湖南 票心)으로 하여금 박근혜(朴槿惠) 쪽으로 이동하게 해주는 효과는 미미(微微)하다. 왜냐 하면 이들은 모두 지금 살아서 움직이는 오늘의 호남 표심(湖南 票心)과는 상관 없는 ‘흘러간 물’이기 때문이다.

  • ▲ 김황식 국무총리
    ▲ 김황식 국무총리
     
  • ▲ 김관진 국방부장관.
    ▲ 김관진 국방부장관.

    필자는 박근혜(朴槿惠)가 지금의 시점(時點)에서 호남(湖南)의 살아 있는 표심(票心)에 영합하면서 동시에 보수(保守) 성향 유권자(有權者)들의 상처 받은 표심(票心)을 돌려 세우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묘방(妙方)이 없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방법 가운데 하나로 필자가 박근혜(朴槿惠) 후보에 제안하고 싶은 방안이 있다. 그것은 앞으로 적절한 기회를 포착하여 “국정의 계속성”과 “안보의 일관성”을 명분으로 내세워서 그가 집권할 경우 초대 내각의 국무총리와 국방부장관으로 김황식(金滉植) 현 총리(전남 장성)와 김관진(金寬鎭) 국방부장관(전북 전주)를 기용(起用)할 것을 공약(公約)하라는 것이다.

    그동안의 역대 대통령선거 득표 결과 분석에 의하면, 이 나라의 유권자들은 신묘(神妙)할 정도로 우(右) 39% 대 좌(左) 39%의 황금분할(黃金分割)을 보여주고 그 가운데 22%의 소위 ‘중도(中道)’ 성향의 유권자(有權者)들이 포진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여기서 이 나라의 여-야당은 서로 ‘중도(中道)’의 22%를 공략하는데 지나칠 정도의 에너지를 소모(消耗)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문제의 ‘중도(中道)’ 22%는 역대 선거에서의 투표 성향 분석에 의하면 대부분이 투표장에 가는 것을 포기하는 유권자들이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이들 ‘중도(中道)’ 성향의 표는, 특히 대통령선거의 경우, 당락(當落)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것을 분석 결과들이 보여 준다.

    반면, 실제로 대통령선거의 당락(當落)은 투표일에 여와 야의 후보들이 각자 자기에 대한 지지 성향의 유권자들, 즉 ‘집토기’들을 얼마나 많이 투표장으로 동원(動員)하면서 얼마나 많은 상대측 지지 성향의 유권자들, 즉 ‘산토끼’들이 투표장으로 가지 않도록 유도하는가에 따라 판가름이 나는 것임을 역대 선거 결과들이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모든 후보들이 다 같이 그러한 것이지만, 특히 박근혜(朴槿惠)의 경우는, 실속 없는 ‘산토끼’ 사냥보다는, ‘집토끼’들의 울타리 관리에 보다 각별한 배려가 필요하다.

    작금(昨今), 보수(保守) 성향 유권자들의 좌절감(挫折感)은 장안의 화제거리다. 많은 사람들은 “2007년에는 ‘그래도 대안(代案)이 없지 않느냐’는 말이 많은 보수 성향 유권자들로 하여금 투표장으로 나가게 만들었지만 요즘의 걱정스러운 상황은 ‘그래도 대안(代案)이 없지 않느냐’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바로 그 같은 관점(觀點)에서 박근혜(朴槿惠) 후보의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課題)는 김종인(金鍾仁) 카드에 포로가 되어서 문재인•안철수의 ‘언어’인 ‘경제민주화’를 가지고 그들과 다투는 “이길 수 없는 게임”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당연히 박근혜(朴槿惠)와 지지세력의 ‘전관수역(專管水域)’이어야 할 안보 문제로 다른 두 후보와 차별화(差別化)를 이룩함으로써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나갈 의욕을 느끼도록 하는 선거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된다. 김황식(金滉植)•김관진(金寬鎭) 카드는 바로 그 같은 정치적 수요(需要)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맞춤형 카드’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