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된 말바꾸기와 원칙없는 태도, 시 행정도 오락가락이적단체 범민련 참가 행사 선뜻 후원..시 “명목상 후원”호국보훈의 불꽃 건립 거부..“다양한 의견 수렴해야” 수도 서울 수복 기념식 불참,,“민생현장 점검 때문에 바빠” 해명도 거짓싸이 공연 준비과정서 문화예술인들 반발 초래, 국제적 망신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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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적단체는 후원,
    국회가 예산 책정한 ‘호국 보훈의 불꽃’ 건립은 거부,
    서울수복 기념식 불참 해명은 거짓,
    방송 기자엔 ‘소송 불사’ 호통..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시가 보여주고 있는 일련의 행태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특히 사안에 따라 모순된 말바꾸기와 원칙없는 태도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1. 이적단체 ‘범민련’ 참가 ‘평화통일사진전’ 후원..시 “명목상 후원, 금전 지원없어”

    국가보훈처가 추진한 ‘호국보훈의 불꽃’ 건립에 대해서는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힌 서울시가 이적단체가 참여한 행사에는 선뜻 후원에 나섰다.

    시가 후원한 행사는 ‘2012 평화통일사진전 그날’이란 행사로, ‘2012 평화통일사진전 그날 추진위원가’가 주최하고 ‘6·15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서울본부’가 주관을 맡아 서울 보신각에서 12월 18일까지 열리고 있다.

    문제는 주최자인 ‘그날 추진위’에 이적단체를 비롯해 친북 반정부 성향의 단체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다.

    주최측이 밝힌 참가단체는 ▲범민련 남측본부 ▲통합진보당 ▲한국진보연대 ▲통합진보당 서울특별시당 ▲6·15남북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서울본부 ▲민주화 실천가족운동 협의회(민가협) ▲민족자주평화통일 중앙회의 ▲사월혁명회 ▲서울통일연대 ▲양심수후원회 ▲예수살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평화통일시민행동 등이다.

    특히 ‘범민련 남측본부’는 1997년 대법원 판결에 의해 이적단체로 규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시가 아무런 문제제기 없이 후원에 응해 파문을 키우고 있다.

    이에 대해 시는 평화통일사진전 후원은 명목상 이름만 빌려 준 것일 뿐, 경제적 지원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후원기관 명단에 시의 이름을 쓸 수 있도록 허용해 준 것일 뿐 금전적인 지원은 없었다”
     - 서울시 관계자

    시가 해명을 내놨으나 이적단체가 포함된 행사에 후원자로 참여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박 시장이 보인 행태에 비춰 그의 안보관에 문제를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국회가 예산까지 책정한 ‘호국보훈의 불꽃’ 건립을 반대하고, 9.28 서울수복 기념식에는 불참하면서, 이적단체와 친북 반정부 단체가 주최한 행사를 후원하는 것은 박 시장의 안보관을 의심케 하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지적이다.

    호국보훈의 불꽃 건립을 다양한 의견수렴을 이유로 거부했다면, 평화통일사진전 행사 후원도 결정에 앞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했어야 한다며 박 시장의 이중적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2. 국회가 예산 책정, 호국보훈의 불꽃..서울시 반대로 사실상 무산

    보훈처가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호국보훈의 불꽃’ 사업은 국회가 설계예산(5억원)을 책정하고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들의 의견 수렴까지 마친 국가적 사업이다.

    그러나 서울시의 반대로 건립 계획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보훈처는 시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박승춘 처장이 직접 박 시장에게 면담 요청 공문까지 보냈으나 아직까지 확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훈처는 지난달 말까지 시의 승인을 받아 국회가 책정한 예산으로 시설 디자인 공모와 당선작 심사, 설계사업자 선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시의 반대로 시작도 못하고 있다.

    “서울시가 계속 반대한다면 광화문광장 불꽃시설 건립은 포기하거나 따로 대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

    “정기국회가 열리면 그 동안의 추진 과정을 설명하고 국회 차원의 협조를 요청할 방침”
     - 보훈처 관계자

    호국보훈의 불꽃 건립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서울시의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호국보훈의 불꽃 건립은 반대하면서 종북단체들의 행사는 후원하는 서울시는 어느 나라 수도인가”

    “수도 서울 수복 기념식 행사는 불참한 박 시장이 종북단체 행사는 잘도 후원한다”

     

    #3. 박 시장, 수도 서울 수복 기념식도 불참..해명마저 거짓?

    호국보훈의 불꽃 건립 반대, 이적단체 행사 후원에 이어 박 시장의 서울 수복 기념식 불참을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더구나 박 시장이 기념식 불참의 사유로 밝힌 해명마저 거짓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 ▲ 지난달 28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제62주년 서울수복 기념식.ⓒ 연합뉴스
    ▲ 지난달 28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제62주년 서울수복 기념식.ⓒ 연합뉴스

    박 시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62주년 수도 서울 수복 기념식에 불참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추석 민생현장 점검’을 기념식 불참의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이런 해명은 이날 박 시장의 주요 일정 및 실제 동선과 비교할 때 납득하기 어렵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9시10분 경 시청 집무실에서 한국수력원자력 김균섭 사장과 신재생에너지 투자 MOU를 체결했다.

    박 시장이 추석 민생현장 점검을 위해 서울 마포구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반대 농성장을 찾은 것은 이날 오후 2시경이었다. 이후 박 시장은 3시 30분경 탈북자들이 만든 사회적기업인 에덴데코를 방문하고 4시 10분 경 교통방송을 들러 근무자들을 격려했다.

    따라서 박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서울 수복 기념식에 참석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충분했다.

    시청에서 기념식이 열린 용산 전쟁기념관까지 거리는 4km에 불과하다. 승용차로 이동하는 경우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박 시장은 ‘추석 현장 민생점검’ 때문에 기념식에 참석치 못했다고 해명했으나 그가 민생 현장을 찾은 것은 당일 오후였다.

    결국 박 시장은 기념식 불참을 정당화하기 위해 거짓 해명을 한 것이다.

     

    #4. 거짓 해명 박 시장, 기념식 불참 비판 기자에게 ‘소송 불사’ 호통

    해명마저 거짓으로 둘러댄 박 시장이 기념식 불참을 비판하는 방송 보도에 ‘소송 불사’를 외치며 목소리를 높인 것은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박 시장은 지난달 28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제62주년 9.28 서울 수복 기념식'에 불참했다. 추석을 앞두고 민생현장을 둘러보느라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 서울시의 해명이었다.

    <SBS>는 지난달 28일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62주년 서울 수복 기념식에 박 시장이 불참하자 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62년 전 어제는 해방 이후 수도 서울이 가장 환희로 넘쳤던 날이다. 1950년 9월 28일,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한 우리 해병대와 미 해병대가 서울을 탈환한 역사적인 날이다”

    “매년 이날 서울에선 기념식이 열린다. 탈환작전에 참가했던 노병들, 예비역 해병대, 시민, 학생들도 왔다. 외국인들도 '서울 수복'을 축하하기 위해 비를 맞으며 자리를 지켰다”

    “비도 오는데 굳이 안 와도 되는 분들도 많이 왔다. 그런데 와야 마땅한 분들이 없다. 바로 서울시청 분들이다”

    “시장 바쁘면 부시장 오면 되고, 이도저도 안 되면 실국장들 오면 될 텐데 아무도 안 왔다”
     - 9월 29일자 <SBS> 취재파일 중 일부

    이어 방송은 서울시의 안이한 태도를 꼬집었다.

    “서울시는 행사 주최 자격도 버렸다. 추석이라서 바쁘다는 핑계가 무색해진다”

    “올해 해병대 혼자 기념식을 주최하니 무척 초라했다. 목숨과 영혼을 바쳐 서울을 탈환한 노병들이 자기들끼리 노고를 치하하는 어색한 자리로 비쳐져 보는 이를 안타깝게 했다”

    나아가 방송은 박 시장의 불명확한 안보관을 지적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진보 정치인인 박 시장의 기념식 불참을 두고 현장에서는 ‘진보 정치인의 안보관을 엿볼 수 있다’, ’안보를 등한시하는 정치인’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안보는 가치중립적이고 초당파적인데 박 시장이 통 크게 기념식에 나왔으면 더없이 보기 좋았을 것”

    방송이 나가자 박 시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며칠 전 서울 수복 기념 행사에 참여를 안했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역대 시장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고, 서울시 주최행사도 아니다. 국방부 장관도 국무총리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기본 사실도 확인 하지 않고 글을 쓴 SBS 기자가 사과하지 않으면 소송하려고 한다”

  • ▲ 지난달 28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제62주년 서울수복 기념식.ⓒ 연합뉴스

    그러나 박 시장은 불과 2시간 만에 입장을 급히 바꾸는 촌극을 연출했다.

    “확인 결과 2000년 이후 9·28 기념행사에 서울시장은 4회 참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금년은 추석과 겹쳐 민생현장에 가보느라 참석치 못했다. 사실 관계가 정확하지 않은 트윗을 전한 것에 시민 여러분과 해당 기자에게 유감의 뜻을 전한다”

    2000년 이후 서울 수복 기념식에 시장이 직접 자리한 것으로 확인된 경우는 모두 4번이었다.

    2005년에는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참석했으며, 오세훈 전 시장은 신종플루 대유행으로 정부 행사 대부분이 취소되거나 축소된 2009년을 제외하고 2007년, 2008년, 2010년 모두 3번 참석했다.

    지난해는 기념식이 열리기 전 오 전 시장이 사퇴하면서 참석하지 못했다.

    오 전 시장은 행사 위상이 대통령 참석으로 격상됐던 2010년의 경우, 하루 뒤인 29일 서울시 자체 수복 기념식을 따로 열만큼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 박 시장의 행보와 대조를 보였다.

  • ▲ 2010년 건군 60주년 기념식과 함께 열린 서울 수복기념식. 50년 9월 28일 서울 수복 당시 상황을 재현한 행사 장면.ⓒ 연합뉴스
    ▲ 2010년 건군 60주년 기념식과 함께 열린 서울 수복기념식. 50년 9월 28일 서울 수복 당시 상황을 재현한 행사 장면.ⓒ 연합뉴스

     

    #5. 싸이 공연 성사과정서 무리수 둬, 국제적 망신 자초

    서울시와 박 시장이 보여주고 있는 납득할 수 없는 행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4일 저녁 싸이의 시청 앞 공연을 성사시키면서 서울시가 보여준 행태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싸이의 공연 일정을 맞추기 위해 당초 예정된 해외 공연팀들의 행사일정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시의 모습은 촌스러움을 넘어 추태에 가까웠다.

    4일 낮 4시 시청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발라포오케스트라의 공연은 시의 장소 변경 방침에 따라 광화문 광장으로 밀려났고, 4일과 5일 열릴 예정이던 스페인팀의 ‘아프로디테’ 공연은 5일 하루만 진행하는 것으로 축소됐다가 잡음이 일자 5일과 6일로 다시 일정이 바뀌는 혼란을 빚었다.

    시가 직접 나서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꼴이 됐다.

    이같은 사태는 시가 예정에 없던 싸이의 공연을 하이서울페스티벌 행사 도중 억지로 끼워 넣으면서 일어났다.

    초청한 해외 공연팀과 행사에 참가한 문화예술인들에게 무례를 범하면서도 시는 당당했다.

    표면상으로는 사과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싸이의 공연이 뭐가 문제냐는 반응이다.

    오히려 전 국민적 염원을 받고 있는 싸이의 빌보드 메인차트 1위 진입에 성원을 해 주지는 못할망정 괜한 트집을 걸고 있다는 불만을 나타내는 시 관계자도 있다.

    당초 계획됐던 하이서울프로그램 보다 싸이의 공연이 시의 홍보에 훨씬 효과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시의 이런 행태는 처음부터 시민과 함께 문화를 나눈다는 인식이 없었음을 보여준다. 문화니 공연이니 하는 것은 시정 홍보를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라는 속내를 과감하게 드러낸 셈이다.

    그렇게 보면 시가 단 한 번의 공연에 무대설치비와 부대비용 등으로 4억원이란 돈을 선뜻 지원한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시의 입장에서 보면 따분하고 난해한 순수공연보다 월드스타 싸이를 무대에 올리는 것이 시정을 홍보하는 데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6. 박원순 시장이 보여 준 ‘세련된’ 전시행정

    싸이의 공연을 앞두고 박원순 시장이 보인 처신을 문제 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박 시장은 지난해 시장보궐선거에 나서면서 오세훈 전 시장의 전시행정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박 시장은 당선 뒤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전임자의 토목행정과 전시행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오 전 시장이 ‘디자인 서울’을 외치며 해외에 서울을 홍보하는 데만 돈을 쏟아 부었다며 전시성 예산을 크게 줄일 것이라는 약속도 했다.

    시는 이번에 쓰인 4억원에 대해 ‘한류 활용 마케팅 예산’ 10억원 중 일부를 사용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책정된 예산 항목에 따른 적정한 집행이므로 전시행정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박 시장은 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싸이의 공연 사실을 전하면서 시민들의 동참을 독려했다.

    “싸이와 함께 ‘서울스타일’을 세계에 보여줍시다”

    서울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돈을 쏟아 부었다는 실체를 기준으로 한다면 박 시장 역시 오 전 시장과 다를 것이 없다.

    ‘디자인 서울’을 외친 오 전 시장 보다 ‘월드스타’ 싸이를 활용한 박 시장의 기법이 좀 더 세련됐을 뿐이다.

     

    #7. 시민단체 출신 시장 보좌관, 행정 난맥상 지적 네티즌에 “개념없다”

    싸이의 공연과 관련돼 시가 보여주고 있는 행정의 난맥상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공연 하루 뒤인 5일 페이스북에서 벌어진 시민단체 간부 출신 서울시 보좌관과 네티즌 사이의 설전은 서울시 문화행정의 씁쓸한 자화상이다.

  • ▲ 2010년 건군 60주년 기념식과 함께 열린 서울 수복기념식. 50년 9월 28일 서울 수복 당시 상황을 재현한 행사 장면.ⓒ 연합뉴스

    “하이서울페스티벌이 진행 중인데 싸이가 갑자기 공연하기로 해서 예정된 프로그램이 취소되고 옮겨지고...”

    “국내 아티스트에 대한 횡포로 볼 수 있지만 해외에서 초청한 팀들의 공연까지 취소, 변경됐다. 한국이 문화 후진국이라는 것을 세계적으로 알리고 있다”
    - 페이스북 이용자

    “원색적 비난을 하는 게 더 개념이 없는 듯”

    “싸이도 서울시도 공연에 영향 안가도록 시간 일정 무지 고민하면서 조정했다. 공연단에 양해도 구했다”

    “밑도 끝도 없이 팩트도 틀린 말로 선동하는 것은 지나치다”
    - 김재춘 서울시 대외협력보좌관

    나아가 김 보좌관은 ‘피해의식’, ‘비이성적’ 등의 표현을 써가며 글쓴이를 자극해 논쟁에 기름을 부었다.

    “국내공연과 해외공연, 대중예술과 순수예술의 대립은 피해의식 있는 이들의 머릿속에만 있는 개념일 뿐”

    “지나친 과장과 일반화는 비이성적으로 보인다”

    김 보좌관은 자신이 올린 댓글에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감정이 앞선 표현들이 많았다며 사과했으나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그가 박 시장이 상임이사로 있었던 ‘아름다운 가게’ 정책국장 출신이란 것이 알려지면서 문화예술인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