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유승민 주도, 캠프 인적쇄신-새판짜기 요구
  • ▲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인 유승민 의원이 4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대선후보를 제외한 당지도부와 선대위원, 당직자 등의 총사퇴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인 유승민 의원이 4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대선후보를 제외한 당지도부와 선대위원, 당직자 등의 총사퇴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인 유승민 의원은 4일 박근혜 후보를 제외한 당직자들의 총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親朴) 내 비주류로 알려진 유승민 의원은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현 상황으로는 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려운 만큼 선대위 재구성을 비롯해 박근혜 후보에게 전권을 백지위임하자”고 주장했다.

    남경필 의원의 ‘친박 2선 후퇴론’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이에 따라 박근혜 캠프 인적쇄신과 새판짜기에 불이 당겨질지 주목된다.

    특히 의원총회에서는 김성태-김희국- 윤상현 의원을 비롯한 다수의 비주류 의원들이 대선패배의 강한 위기감을 표출하며 캠프의 새판짜기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태 의원의 발언 내용이다.

    “지금 이 상황을 이대로 안이하게 인식해서는 어렵다. 후보의 인식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 후보도 몸빼 입고 머리 풀고서라도 처절한 진정성을 갖고 야권 단일화의 이슈를 뛰어넘어야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2002년 이회창 대선 필패론의 아픈 경험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우리 전체 의원들과 구성원들은 머리를 삭발해서라도 현재 단일화 프레임을 극복하려는 처절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선거에서 지고난 뒤 당 지도부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바꿀 수 있는 것은 다 바꿔야 한다.”

    김희국 의원은 “대구의 여론도 좋지 않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현 의원은 “1997년부터 지금까지 대선에서 이렇게 안 뛰는 선거조직은 처음 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 엔진을 살려 끌고 가야 하는데 엔진은 꺼져있고 후보 혼자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금와서 친박-비박이 무슨 상관이 있는가. 정말 일할 의지가 있고 역량 있는 사람들, 4050 전문가 그룹에 당 문호를 열고 계급장 떼고 후보도 비례대표를 사퇴하고 지방에 내려가 민생을 챙기며 뛰는 모습을 보여야 지지율이 반등할 것이다.”

    “정몽준-이재오 의원에게 후보 스스로 손을 내밀어야 하고 두 분도 반드시 맞잡아야 한다. 박근혜 후보가 소통하지 않으면 대선은 필패다.”

    친박 2선 후퇴론이 점화되자 박근혜 후보의 ‘복심’으로 통하는 최경환 대선후보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개인 입장으로는 언제든지 물러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남경필 의원과 유승민 의원이 전면에 나서 당 쇄신 압박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치권의 관심은 박근혜 후보가 어떤 입장을 취하고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에 쏠려 있다.

    한편, 비박(非朴) 진영의 주축인 이재오 의원은 친박 2선 후퇴론에 대해 “지금 와서는 2선이고 후퇴고 시기가 늦었다”고 지적했다.

    이재오 의원은 이날 낙동강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4대강 자전거길 탐방’을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선을 성공적으로 이끌 생각이 있었다면 비대위를 할 때부터 사당화를 안 만들었어야 한다. 지금 와서 이렇게 한다고 해서 국민이 진정성을 믿고 과연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겠느냐, 많이 아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