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가 후원회장 제안하려 했다" 40분간 권양숙 여사와 환담…盧 인연 소개에 집중
  • ▲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26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뒤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 캠프는 이날부터 안 후보에 대한 경찰의 경호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26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뒤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 캠프는 이날부터 안 후보에 대한 경찰의 경호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는 26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뒤 권양숙 여사와 만났다.  

    권양숙 여사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에서 만난 안철수 후보는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가 자신에게 대선후보 후원회장직을 제안하려 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안 후보에게 "후원회장을 부탁하려고 했는데 전날 밤 (안 후보의) 책을 다 읽고 나니 후원회장을 시키면 안 되겠다. 마음 고생을 하겠더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또 안 후보는 2000년께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개발 이후 열린 한 전시회를 찾은 노 전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으로 소프트웨어를 선물하려 했으나, 노 전 대통령은 "소프트웨어는 돈을 내고 사야 한다"면서 직접 구입해 갔다는 인연도 공개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 취임식에는 국민대표로 초청받아 참석했으며, 2009년 5월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에는 부인 김미경 교수와 딸이 봉하마을에 내려와 몇 시간을 기다려 참배했다고 소개했다.

    안 후보가 주요 대화 주제로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한 데는 친노 세력에게 지지를 구하는 동시에 문 후보와의 후보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둬 야권 내 지지기반 확대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권 여사는 안 후보에게 "잘하고 계신다. 건강 잘 지키시고 앞으로도 잘 하셔달라"고 격려했다고 한다. 또 환담 이후에는 직접 뜰과 집 내부를 소개했다고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이 전했다.

    안 후보은 40여분 간 사저에서 권 여사와 환담을 나눴으며, 이 자리에는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주영훈 권 여사 비서실장, 안 후보의 조광희 비서실장과 유 대변인이 배석했다.

    안 후보는 권 여사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이 정말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분이고, 정말 진심을 갖고 사람을 대해준 분이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권 여사 예방을 마친 안 후보는 이어 노 전 대통령 추모관을 찾았다. 그는 주영훈 비서실장으로부터 설명을 들으며 노 전 대통령이 5공 청문회에서 활약하던 사진과 대선 후보로 연설하는 장면 등을 유심히 살펴봤다.

    안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흉상을 잠시 어루만지고 추모 영상을 본 뒤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을 들고나온 시민들에게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앞서 안 후보는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사람을 사랑하셨습니다. 진심 어린 마음가짐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기록했다.

    안 후보는 권양숙 여사의 주영훈 비서실장 등과 함께 묘역에서 참배하면서 '추모합니다. 안철수'라고 적인 국화꽃바구니를 놓았다. 그 옆에는 전일 묘역을 찾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분향한 꽃바구니가 놓여 있었다.

    그는 봉하마을 방문을 마치고 고향인 부산으로 향했다. 정치권에서는 그의 이날 방문이 대선 주자로서의 입지를 분명히 하고 이번 대선의 풍향계가 될 부산·경남(PK) 지역의 민심을 끌어안기 위한 행보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편 안철수 후보 캠프는 이날부터 안 후보에 대한 경찰의 경호가 시작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