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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초마당]“나는 그곳에 있었다”
“탈북자 북송중지” 24시간 철야농성장을 지켜보며......
<옥인교회 정문은 밤 10시면 이곳에서 철야농성을 합니다.>
지난 2월 14일부터 시작된 탈북자 북송중지 농성이 150일째를 넘었습니다. 오늘(7월 14일)로써 152일째, 철야농성도 57일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습니다. 이제 관심이 시들해졌고, 피로누적 등으로 그 현장을 지키는 사람의 숫자는 줄어들었습니다. 그래도 Until the day를 실천하기 위해, 탈북자 북송이 중지되는 그날까지 그 현장에는 누군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누군가는 그곳에 있어야 합니다.
2월 14일부터 탈북자 북송중지 현장에서 많은 말들의 성찬을 들었습니다. 울부짖고, 고함지르고, 중국대사관을 향해 돌진하는 모습들을 봤습니다. 이제 그런 사람들은 별로 없습니다. 발걸음도 뜸해졌습니다. 아직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그래도 이곳을 지킨 사람들은 조그만 보람을 찾아야 합니다. 중국정부의 탈북자 북송 소식은 집회현장의 발걸음만큼 뜸해졌습니다. 그리고 ‘김영환씨의 석방이 임박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소식들이 근원적인 해결책은 아닌 것입니다.
중국정부가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는 그날까지’ 누군가는 농성현장을 지켜야 합니다. 중국대사관 건너편 옥인교회 앞은 ‘자유와 생명, 그리고 진실을 위한 자생초’와 같은 끈질긴 모습이 있어야 합니다. 그 누군가가 ‘나와 당신’이어야 합니다.
마음이 있으면 몸도 있습니다.
오늘 소나기가 내리는 와중에 꿋꿋하게 철야농성을 하는 누군가의 엄마를 봤습니다. 그분은 꾸준하게 농성현장에 오시는 분입니다. 일주일에 한번, 금요일은 철야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그분도 농성현장의 많은 일들을 목격하신 분입니다. 그분이 가졌던 마음, 그것은 자생초마당 현수막의 글과 같을 것입니다. 자생초라는 마음일 것입니다.
탈북자 북송중지 농성현장은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지치고 힘든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마음이 있으면 그런 일들은 아무것도 아닌 것입니다. 마음이 있으면 그런 일을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오늘 쏟아지는 소나기 속에서 우산을 든 엄마의 모습이 애잔하게 다가 왔습니다.
<56일차 철야농성 참가하신 분>
나중에 “나는 그곳에 있었다”라고 말하십시오.
농성을 마치고 돌아가는 그 엄마의 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봤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중국정부가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는 날, 그리고 통일이 된 날, 누군가에게 ‘나는 그곳에 있었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라고 하고 싶었습니다.
아마 그날이 오면 옥인교회는 ‘옥인 니콜라이 교회’로 바뀔 것입니다. 필자는 탈북자 북송중지 농성현장을 지켜보면서 옥인교회 앞이 얼마나 소중한 장소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도 그곳에 있었다’라고 말씀하실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와 당신이 ‘우리는 그곳에 있었다’라며 축배를 들 준비를 해야 합니다. 옥인교회 앞, 24시간 철야농성장에 마음이 있는 분은 일주일에 한번, 한 달에 한번은 그곳에 있었으면 합니다. 자생초마당 철야농성 참가 연락 011-9192-9390(박일남)
12.07.14.
강재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