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 주민, 학교='돈교', 노동당='노돈당'
    신준식 기자 /뉴포커스

    북한에는 모든 원료가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전국적으로 각종 원료 수집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최근에는 특히, 직맹·여맹·당조직별·인민반·직장별·학교별로 분류하여 원료 수집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원료는 대개 파철·파지·파비닐·파유리·파동·파알루미늄·토끼가죽·신발밑창·살구씨·아카시아씨 등이며 종류만 해도 수십가지에 달한다.

  •  파철을 대표적으로 설명하자면, 1인당 의무적으로 5kg씩을 내야 한다. 공동체를 강조하는 북한에서는 한 학급 인원이 40명이라면 총 200kg을 수집해 내야하는데 만약 한두 명, 혹은 그 이상이 결석했다면 출석한 학생들이 부족한 모든 부분을 채워야 하는 수고를 해야만 한다.

     이로 인해 서로에게 비난을 하게 되는데 개인적인 특별한 사정으로 결석한 학생들도 이 원망의 화살을 피해가긴 어렵다. 다른 원료에도 이 같은 룰은 똑같이 적용된다.

     북한에서는 무엇보다 파철을 구하기가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파철 대신 학부모들이 돈으로 부담하는 경우도 생겨난다. 이마저도 할 수 없는 가정의 아이들은 친구들 앞에 불려나가 비난이나 창피를 당한다.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되다보니 장기 결석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북한에서는 능력 있는 교원은 잘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각종 수집물을 잘 걷는 사람이다.

    이러한 북한 정권의 정책은 점차적으로 폐단을 낳고 있는데 가령, 일인당 살구씨 1kg이 할당되면, 교사가 1.5kg이라고 속인 후 0.5kg을 챙겨간다. 결국은 학부모의 부담만 가중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처럼 북한에서 선전하고 있는 무상교육 이면에는 각종 수집이라는 명목으로 등록금을 걷어가고 있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차라리 교육비라는 것이 따로 있어 정해진 금액을 내는 것이 더 좋겠다는 불평을 늘어놓는다. 수집 명목으로 내는 분담금을 액수로 계산하면 오히려 등록금보다 더 높게 나오기 때문이다.

     이것은 비단 학교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공동단체에서도 그들의 수집해야 할 몫이 있고, 할당량을 구하지 못한 단원들은 공동체에서 소외 당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자녀가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부모의 경우 자신이 속한 단체에도 제출해야 하고,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도 보내줘야 하니 이중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업게 되는 것이다.

     탈북한 K 씨는 “예전부터 돈교란 말이 있는데 이는 학교에서 돈을 밝힌다고 해서 붙인 별칭”이라면서 “이 밖에도 은밀하게 돈조직(당조직), 노돈당(노동당) 등의 말이 오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에서 계속 수집해 올 것을 요구하는데 이를 매번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라고 확신했다.

     북한에서 사회주의의 우수성을 선전할 때 쓰이는 대표적인 용어가 무상교육이다. 하지만 실체는 위와 같다. 다른 방법으로 돈이나 물질을 요구하면서, 명목상으로는 등록금이 전혀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북한의 대표적인 프로파간다(propaganda)이다. 대내외적 홍보를 위한 실체는 있지만 실속이 없는 교육, 지금의 북한과 너무나도 닮아 있다.

    [탈북자신문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