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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살고 있을 뿐 나는 엄연히 한국 사람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 퓨리서치센터의 아시아계 이민자 의식조사 결과가 한인사회에 화제를 낳고 있다.
한인이 미국 땅을 밟은 지 1세기가 넘었지만 `뿌리 의식'이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자녀 모국어 교육 등 정체성을 지키려는 태도도 사회적 통념과 달리 중국, 일본계를 압도했다.
필리핀, 베트남, 인도를 포함해 6개국 아시아계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나는 전형적인 미국인'이라는 응답률이 한인이 29%로 가장 낮았다.
이를 반영하듯 `나는 미국인과는 매우 다르다'는 한인은 무려 63%나 됐다.
반면, 스스로를 전형적인 미국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일본계가 50%로 가장 높았고 중국계는 36%를 기록했다.
모국어 교육의 중요도에서도 한인은 62%가 `매우 중요하다', 28%가 `중요하다'고 응답해 아시아계 중 가장 비율이 높았다.
특히 `모국어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는 응답에서 중국계는 52%, 일본계는 최저치인 25%에 그쳐 눈길을 끈다.
`중국 사람은 한인과 달리 세계 어딜 가나 자녀에게 모국어를 반드시 쓰게 한다'는, 한국 사회에서 통용되는 일반적 인식과 전혀 다른 결과다.
재미 한인은 미국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매우 보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을 진보적이라고 답한 한인이 31%로 보수적(33%)이란 응답과 비슷하게 나왔지만 미국 사회 최대 이슈인 동성결혼에 대해 `인정하면 안된다'는 비율이 55%로 6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동성결혼 인정반대'는 인도계가 38%로 2위였고 중국계 34%, 일본계는 22%로 가장 낮았다.
한인은 낙태에 대해서도 24%가 `무조건 불법', 27%가 `대다수 불법'이라고 답해 반대 내지 부정적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한인이 주요 이슈에 보수적 태도를 보이는 데 대해 미국사회에서 한인 공동체 역할을 하고 있는 기독교 영향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가족과 질서를 중시하는 유교적 전통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적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