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창중 칼럼세상>

    박근혜캠프, 해병전우회처럼 ‘친박동우회’로 가나? 

    

  • 오늘 아침 광화문에 도착해보니 집필실로 바로 올라가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었다.

    시간이 좀 남았네. 건물 앞 벤치에 걸터앉았다. 그런데, 옆에 놓인 쓰레기통 쯤 되는 거리에서 뭔가 부스럭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돌아보니 가방 짊어진 40대 초반 쯤 되는, 얼굴이 세수하지 않아 새까만 노숙인. 쓰레기통 위에 달라붙은 재떨이에서 꽁초 고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살그머니 쳐다봤다. 비교적 큰 꽁초를 찾은 게 만족스러운 듯 그렇게 행복할 수 없는 표정으로 실실 웃으며 라이터로 딱딱 불 붙이는 것 아닌가?

    저 라이터도 주운 것이겠군. “형씨, 아침은 먹었나요?” “헤헤, 아뇨.” 순간 만감이 교차한다. 난 어제 저녁에 포식해서 아침을 걸렀지만, 서울 바닥을 헤매다 노숙하며 밤을 보냈을 저 사나이는 돈이 없어 굶었을 것이다. 지폐 한 장을 건네주고 올라오면서 잠시 무거운 마음을 가눌 수 없었다.

    물론 뉴욕에도, 도쿄에도, 파리에도 노숙자나 걸인은 있다.

    그러나 재벌 자식들이 명품 가게, 빵가게 내서 돈 벌겠다고 게걸대고 편법상속 받아 대물림하는 천민자본주의의 창궐! 뉴욕에도 도쿄에도 없다. 그래서 보수우파 세력조차 열 불 터져하는 것!

    그렇기 때문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확 뒤집어 버려야한다는 독버섯들이 지하에서 기생하고 있는 것. 이걸 바로 잡지 못해 보수우파 세력조차 고개 돌리고 동요하면 대한민국 체제 자체가 전복되는 ‘체제 위기’로 직행할 수밖에. 지금 위험하다.

    이 거대한 작업을 누구의 손에 맡겨야 하는가? 대한민국 국민은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한다. 우파인가 좌파인가? 선택은 대한민국의 미래와 직결된다.

    보수우파가 이번 대선에서 확실히 정권을 다시 잡아 혁신해나가야 한다.

    그러하지 않고 종북 좌파·반미 세력이 정권을 잡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뒤집어버리고 난도질 해대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떤 폭풍에 휩싸일지 모른다. 대한민국의 역주행! 이게 반드시 오고야 말 것!

    이런 확신에서 26일쯤 경선캠프를 발족하며 대선 출마 선언할 계획이라는 박근혜를 향해 몇 가지 주문하고 싶다.

    왜 박근혜에게? 이건 특정후보에게 유리하라고 쓰는 곡필(曲筆)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박근혜가 우파진영에서 압도적으로 선두를 달리기 때문. 압도적 선두를 이재오가 달린다면? 난 이재오한테 충언 할 것이다. 오해 없기 바란다.

    박근혜가 확실히 정권을 잡으려면?
    이번 경선캠프부터 분명한 영혼과 방향을 담아야 한다.

    첫째, 수도권과 20, 30, 40대를 제1의 타깃으로 삼아 파격적 접근을 시도하는 한편, 안철수·문재인·김두관의 등장으로 붕괴되고 있는 부산·경남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대선 필패! 명심해야 할 것!

    사실 박근혜 경선캠프는 대선캠프나 마찬가지! 수도권, 2040 세대, PK 지역에 대한 대책이 실패하면 선거는 해보나 마나.

    어쨌든 여야 1 대 1 구도로 짜여지는 건 필연. 수도권, 2040 세대, PK 지역이 야당 단일후보로 이탈하면 끝! 경선캠프엔 이들을 상징하는 인물들이 대거 포진해야!

    둘째, 경선캠프를 해병전우회처럼 ‘친박계 동우회’-친박계 일색으로 짠다면, 단언하건대 정권재창출에 실패하고야 말 것!

    박근혜는 차제에 친박계의 수장 이미지에서 벗어나 보수우파 세력의 ‘적자(嫡子)’나 ‘종결자’와 같은 이미지로 탈바꿈해야.

    셋째, 친박계가 집권한다 해도 더 이상 욕심 부리지 않고 절대 청와대나 행정부 장관과 같은 요직으로 직행하지 않겠다는 ‘탈(脫) 권력 선언’이 뒤따라야 한다.

    1997년 김대중의 동교동계가 대선 전 절대 정부 요직을 챙기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것처럼. 지금 친박계의 독식에 대해 민심은 경계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때문에 친박계는 가급적 경선캠프 전면에 나서서 설치지 않는 게 옳다. 음지에서 일하라! 생색내지 말고.

    제발 구닥다리 그룹은 이제 시야에서 사라져야 한다.

    넷째, 현재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탄탄히 지키고 부작용을 혁명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막강 인재풀’을 경선캠프 인선에서부터 보여줘야 할 것!

    보수주의의 원조 에드먼드 버크의 말, “보수주의는 지키기 위해 바꾸는 것.” 대한민국을 확확 바꿔야 한다.

    다섯째, 종북좌파의 모함, 생떼, 흑색선전 공세에 맞설 수 있는 ‘스나이퍼 그룹’이 반드시 경선캠프에 포진돼야 한다. 이른바 문무(文武) 겸비하는 캠프.

    거창한 경력이나 학력 갖고 있지만 정치판 생리 전혀 모르는 백면서생(白面書生)들이 모여 우물쭈물 대다가 두 번이나 정권 내 준 게 이회창.

    경선캠프의 면면을 보면 박근혜의 싹수가 보일 수 있다. 그런데 어찌 ‘친박동우회’처럼 출발하는 것 같다. 닳고 닳은 인물들이 거명되는 것 보니.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정치평론가/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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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메일 cjyoon130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