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정난을 겪는 노벨재단이 노벨상 수상자들에게 주는 상금을 5분의 1 깎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재원이 점점 빠듯해져 비용 절감 압력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노벨재단은 이날 성명을 내고 "재단 이사진이 오늘 회의를 열어 올해 의학·물리학·화학·문학·평화·경제학 부문의 수상자별 상금을 800만 크로나(113만 달러)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까지 각 수상자에게 지급됐던 1천만 크로나에서 20% 줄어든 것이다.
    노벨상은 스웨덴 화학·공학자로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출연금이 기부돼 1895년 제정된 상으로, 1900년 설립된 노벨재단이 관리해왔다.

    상금이 가장 최근 하향조정된 해는 1949년으로, 이후 조금씩 올랐던 점을 고려하면 63년 만에 다시 깎이는 셈이다.

    지난 10여년간 상금과 시상에 따른 비용이 출연금 이자와 투자 수익을 초과함에 따라 장기적 관점에서 자본 잠식을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상금을 하향조정했다고 재단 측은 설명했다.

    재단은 또 집행부의 비용을 절감하고 매년 스톡홀름과 오슬로에서 해마다 12월 열리는 시상식의 지출도 줄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대 비용만 연간 1천700만달러에 달한다.

    스웨덴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라르스 하이켄스텐 재단 이사장은 "금융시장 동요와 위기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몇 년간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너무 늦기 전에 행동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WSJ는 이번 삭감이 경제 불안, 특히 노벨재단이 전통적으로 자산을 집중 투자했던 주식시장의 불안정성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향후 투자 전략을 주식 50%, 확정금리부 증권 20%, 부동산 등 대체 상품 30% 등으로 다양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노벨상 수상자는 상금 일부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도 했다.
    하이켄스텐 이사장은 "과거에도 큰 상이었고 지금도 큰 상인 노벨상을 앞으로도 더 키워가려는 야망이 있다"고 덧붙였다.